오늘은 전 남자 친구의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그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30대 여성 이 모 씨가 사망한 지 꼭 1년째 되는 날이다. 재판부는 이 씨의 1주기인 오늘 오후 가해자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한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 피해자 모친이 말리는 데도 잔혹하게 살해
이 씨는 1년 전 오늘 오전 6시께 출근을 위해 인천 아파트 자택을 나섰다. 잠시 후 이 씨의 모친은 아파트 복도에서 작게 들려오는 "살려주세요"란 목소리에 놀라 속옷 바람으로 달려 나갔다.
딸의 전 남자 친구인 30대 설 모 씨가 딸을 눕혀놓고 흉기로 공격하고 있었다. 모친은 설 씨를 말렸으나 집 밖으로 나오려는 여섯 살 손녀를 보호하는 사이, 설 씨는 이 씨를 잔혹하게 찔렀다. 모친의 신고로 이 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설 씨는 회사에 나가지 않았는데, 설 씨의 부친은 SBS '궁금한 이야기 Y'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출근한다고 계속 나갔다. (평소에) 불량스러웠으면 이해가 가는데 사고 한번 친 적 없는 성실한 애"라며 아들이 이 씨에게 스토킹으로 신고당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던 것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 "스마트워치 반납해 주세요"…허술한 피해자 보호에 유족 울분
며칠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6월 9일 설 씨는 또 이 씨를 찾아왔다. 집 앞에 나타난 설 씨가 두려웠던 이 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설 씨는 접근금지명령만 받고 4시간 만에 풀려났다.
설 씨의 계속된 스토킹 위협에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었던 이 씨는 6월 말 "가해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면 스마트워치를 반납해달라"는 안내를 받고 7월 13일 스마트워치를 반납했다. 이후 나흘 만에 이 씨는 설 씨의 흉기에 찔려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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