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SMP의 ‘현재'가 궁금하다면, 고개 들어 에스파를 보라(김윤하 평론가)
3,661 15
2024.07.17 10:40
3,661 15

6월3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에스파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6월의 마지막 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그룹 에스파의 공연을 보고 왔다. 두 번째 월드 투어 ‘2024 에스파 라이브 투어-싱크:패럴렐 라인(SYNK:PARALLEL LINE)’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었다. 지난해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드라마(Drama)’와 데뷔곡 ‘블랙 맘바(Black Mamba)’로 시작해 지금의 에스파를 있게 한 대표곡 ‘넥스트 레벨(Next Level)’과 신곡 ‘아마겟돈(Armageddon)’으로 마무리되었다.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개인 무대도, 여름 계절감을 살린 앙코르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공연 분위기를 이끈 건 당연하게도 앞서 언급된 곡들이었다. 공연은 두 시간을 꽉 채운 SMP의 ‘현재’였다.

 

SMP의 지금을 증명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에스파의 정규 1집 〈아마겟돈(Armageddon-The 1st Album)〉의 타이틀곡 ‘슈퍼노바(Supernova)’는 멜론과 지니의 6월 월간 음원 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아마겟돈’도 10위권 내에 여전히 굳게 자리하고 있다. 피지컬 음반과 관련된 희소식도 많았다. 에스파 이름으로 낸 4개 앨범 연속 초동 밀리언 셀러라는 기록도 기록이지만, 앨범의 콘셉트를 이미지화한 CDP 버전 앨범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3차 판매까지 열었는데도 최종 구매에 실패했다는 이들의 슬픈 후기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인기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갈래다. 몇 년째 이어진 케이팝 ‘이지 리스닝’의 유행으로 비슷비슷한 ‘팝’이 양산되는 가운데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쇠 맛’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덕분이라는 말도, 지난해 발표한 ‘스파이시(Spicy)’부터 본격적으로 도드라지기 시작한 멤버들의 매력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는 추측도 일리가 있다. 에스파를 검색할 때마다 마주치는 ‘밟히지 않는 음원 강자’라는 수식어에 함축된, 뜻밖에 얻은 화제성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이었을 테다. 원조 SMP를 계승한 거의 최초의 걸 그룹이라는 이들의 상징성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무려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여전한 위력을 발휘하는 SMP의 매력은 도대체 뭘까.

그렇게 다시 돌고 돌아, SMP다. 케이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SMP를 모를 수가 없다. 이제는 케이팝의 필수 요소이자 기초 상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누군가 ‘혹시 SMP가 음악 장르인가요?’ 묻는다면 대답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장르…는 아닌데요. 그러나 만약 ‘다른 음악과 구별할 수 있는 형식과 전통’을 새로운 장르의 기본 조건이라고 한다면, SMP는 충분히 장르라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을 지닌다. ‘SM 뮤직 퍼포먼스(SM Music Performance)’의 약어로 ‘퍼포먼스가 강조된 SM엔터테인먼트 음악’ 또는 ‘SM엔터테인먼트 음악과 퍼포먼스’ 정도로 느슨하게 풀이할 수 있는 이 스타일은 케이팝을 처음 보는 사람이 봐도 단번에 특징을 잡아낼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하긴 개성만 강한 게 아니다. SMP는 그냥, 강하다.

 

(중략)

 

SMP가 케이팝의 기나긴 여정 동안 언제나 환영받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음악은 물론 퍼포먼스와 비주얼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유행이 밀려들었다 밀려 나가는 케이팝 시장에서 SMP는 사실상 때마다 소환되는 동네북에 가까웠다. ‘쿨’과 ‘인싸’가 대세가 된 시대에서 세상의 부조리를 향해 뜨거운 외침을 내뱉고 기교보다 음색이 중요해진 분위기에서 고음 차력을 위해 힘을 비축하는 메인 보컬이라니. 좋게 봐야 전통, 나쁘게 보자면 구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계륵 취급을 받던 SMP가 어느새 케이팝의 새로운 대안이 된 작금의 현실이 흥미로울 따름이다. 나만의 것을 믿고 자꾸자꾸 나아가다 보면 결국 그 진가를 알아보는 시대와 세대를 기필코 만나게 된다는, 창작자들 사이 전설처럼 떠도는 마법의 주문이자 정신 승리가 실현된 것처럼 그렇게, 다시 SMP의 시대가 찾아왔다. '끝과 시작의 아마겟돈’에서 ‘원초를 찾는’ 이들이 지금 이렇게나 많다니. 끊이지 않는 정반합(正反合)의 소용돌이 속 케이팝이 또 하나의 사이클을 만났다. 이 역시 SMP가 2006년 동방신기의 ‘O-正.反.合.(정반합)’으로 이미 주창했던 바라는 걸 생각하면,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SMP 안에서 ‘사랑도 묶인 채 미래도 묶인 채(샤이니 ‘루시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https://v.daum.net/v/20240717063112481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웨이브X더쿠] 다시 쓰는 <내 이름은 김삼순> 팬 시사회 스페셜 초대 이벤트 143 08.25 28,432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1,030,36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192,39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844,00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7,233,4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536,08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768,36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486,00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8 20.09.29 3,417,49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2 20.05.17 4,023,17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6 20.04.30 4,558,62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160,40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88557 이슈 100% 가지고 싶어지는 컵라면 덮개 (단 한명이라도 아닐시 더쿠 탈퇴) 9 23:57 376
2488556 유머 밀짚모자 해적단 상징적인 배는? 16 23:55 340
2488555 이슈 오늘 컴백한 제로베이스원 쇼케이스 𝓡𝓲𝓬𝓴𝔂 4 23:54 202
2488554 이슈 카페인을 끊고 4일차 몸에 생긴 놀라운 변화 17 23:53 1,987
2488553 유머 [네이트판] 동정심 많은 여자가 인생 망하는거 같음 8 23:51 1,139
2488552 이슈 안 씻는 오타쿠남을 집으로 초대한 인싸 1 23:51 620
2488551 이슈 [손해보기 싫어서] 양다리 전남친 결혼식장에서 엿맥이는 신민아.X 2 23:50 989
2488550 이슈 요즘 해외에서 스타성 폭발 수준이라는 한국 남성 51 23:47 5,086
2488549 유머 @@: 아.. 진짜 잘신고 다니던 운동화 밑창은 왜 닳아버리는지 친했던 친구는 왜 멀어지는지 돈주기만하면 뼈묻겠다고 입사했을 때 좋아하던 회사는 왜 욕하면서 관두게되는지 6 23:45 1,407
2488548 이슈 인덕대학교 청소노동자 처우 수준.jpg 35 23:45 1,994
2488547 이슈 2024년 일본 10대 남녀들이 투표한 가장 좋아하는 케이팝 남녀아이돌 랭킹 18 23:43 1,647
2488546 기사/뉴스 “엄마 사진 공유하니 뿌듯”…가족으로까지 퍼진 ‘딥페이크’ 23:41 824
2488545 이슈 백지연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근황 17 23:41 3,943
2488544 이슈 안 씻는 오타쿠남을 집으로 초대한 인싸 24 23:39 2,246
2488543 이슈 딥페이크 관련 전국 맘카페 반응 177 23:38 14,102
2488542 이슈 NCT 도영 인스타그램 업데이트.JPG 10 23:31 1,295
2488541 이슈 [손해보기 싫어서] 2화 예고 5 23:26 1,360
2488540 이슈 !!!!! 아 맞다 2024 주민등록 사실조사 !!!!! 약 30분 남음 !!!!! 122 23:24 6,033
2488539 이슈 유흥탐정 이거 도대체 누가 만든겁니까?? 17 23:24 3,686
2488538 이슈 선물 투자로 빚만 4억인 아들.....jpg 44 23:23 6,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