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은 전공의…전문의 중심 의료, 제대로 돌아갈까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24-07-17 06:00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구단비 기자] 1.2만명 미복귀… 211개 수련병원 출근율 8.4%뿐
사직서 수리때 향후 3~4년간 신규 전문의 배출 공백
번아웃 의대교수 동참땐 업무 이어받을 의사 태부족
순천향대천안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까지 줄줄이 떠나면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이런 응급의료 공백이 전국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사직서 처리 기한(지난 15일)까지 지나면서 '병원에 남은 의사' 중 전문의가 전공의보다 기형적으로 많아진 '전문의 가분수 병원'이 당분간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전공의 복귀율을 묻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어제(15일) 마감됐고 내일(17일) 보고를 받기로 해 정확한 숫자를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복귀하겠다고 의견 낸 전공의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서 처리 현황을 집계해 17일 발표할 예정인데, 1만2000여 명의 사직서가 실제로 수리된다면 우리나라 의료 체계에서 향후 3~4년간 신규 전문의 배출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 돌아올 전공의가 없다는 건 '미래 전문의'도 없다는 뜻이다. 전공의는 '전문의의 씨앗'이나 마찬가지여서다. 정부는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대거 떠난 후 그간 불법의 영역에 속했던 'PA'(진료 지원 간호사)의 존재와 업무 범위를 시범적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업무 범위가 의사와 간호사의 경계를 일부 넘나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전공의들이 대거 떠난 후 수련병원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자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공의보다 전문의가 압도적으로 많은 '기형적인 구조'가 5개월 가까이 고착화하면서 '전문의 가분수 병원'이 보편화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더 큰 문제는 '예비 전공의'인 의대생들마저 복학하지 않고 있다는 점, 현직 의대 교수(전문의)들이 번아웃을 호소하며 사직서를 계속 내고 있다는 점, 전문의가 정년퇴직하면 그의 업무를 이어받을 전문의가 적다는 점 등이다. 수련병원에 남은 의사 중 전문의들마저 떠나면 병원을 지키는 의사 수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규홍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전공의가 상당 부분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공의가 정부 신뢰할 수 있도록 전공의가 요구하는 근무 여건 개선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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