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일하다 스러져 간 많은 죽음들 가운데, 업무상 재해, 즉 과로사로 공식 인정된 건 2020년 고 장덕준 씨밖에 없습니다.
그조차도 쿠팡은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며, 아직 유가족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요.
"골프를 쳐도 그 정도는 걷는다"는 쿠팡의 주장대로 장덕준 씨는 전혀 힘들지 않은 일을 했던 걸까요.
2020년 10월 12일, 시각은 새벽 2시 6분.
장 씨의 움직임이 좀 이상합니다.
비닐을 버리자마자, 철제 수거함에 손을 짚고 허리를 숙입니다.
왼손은 계속 가슴에 대고 있습니다.
그렇게 18초.
관리자 2명이 주변을 지나칩니다.
3분 뒤, 손수레를 끌면서도 한 손은 가슴 위에 있습니다.
쿠팡 측은 무전기를 잡은 거라 주장하지만, 작업 속도가 눈에 띄게 느립니다.
2시 19분, 뭔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하더니, 차단봉을 잡고 몸을 기댑니다.
2시 38분, 난간을 잡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뒷모습이 CCTV에 찍혔습니다.
[박미숙/고 장덕준 어머니]
"애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면서 통증을 호소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때 어떤 조치를 했느냐? 잠깐 쉬었다가 다시 업무에 투입을 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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