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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물대포는 과학이다"…싸이, '흠뻑쇼'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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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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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뛰는 것 같아요. 앵콜이 돼서야 '러너스 하이'를 느낍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죠." (싸이)

 

러너스하이. 달릴수록 상쾌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오래 달려도 지치지 않는다.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싸이에게 흠뻑쇼는 그런 의미다. 끝내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물을 흠뻑 맞으면서 즐기는 공연, 그리고 끝나지 않는 앵콜. 한마디로, 대체불가하다.

 

그 시작은 (생각보다) 심플했다. 싸이는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걷고 있는데 너무 상쾌했다. '물 맞으며 공연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피네이션 공연 파트 노민호 이사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2011년)에는 물 뿌리는 공연은 물론, 여름 콘서트 자체가 없을 때였다. 그 출발 역시 심플했다.

 

"시작은 창대했죠. 수영장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워터파크 같은 콘서트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물로 놀 수 있는 장비가 별로 없었어요. 일단 할 수 있는 것들로 시작했죠." (노민호 이사)

 

'디스패치'가 노민호 이사를 만났다. '흠뻑쇼'의 A to Z를 들었다.

 

 

 출발

 

'흠뻑쇼'의 출발은 2011년이다. '여름, 야외에서 물 맞으며 하는 공연'. 이 주제만 가지고 콘서트를 기획했다. 문제는, 당시 물을 쏠 수 있는 장비가 많지 않았다.

 

노민호 이사는 "물 뿌리는 공연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었다"며 "물대포와 호숫가에서 사용하는 워터스크린 정도 밖에 없더라. 그 2가지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비를 확보하고 나니,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어느 정도의 세기로 물을 분사해야 기분 좋게 맞을까.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노 이사는 "물을 뿌리면 싫어할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물의 세기와 거리 등 직접 맞아보면서 노즐을 교체했다.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분사해서 아프지 않게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시작한 첫 공연. 물대포는 무대 앞쪽에만 설치했다. 노 이사는 "도망가는 관객도 있었다. (물을) 맞고 싶은 사람은 앞으로 오고, 싫은 사람은 뒤로 가더라"고 떠올렸다.

 

"공연을 할수록 다들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놀더군요. 그 다음 해에 한 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물도 더 멀리 나가게 장비를 업그레이드했죠."

 

 

 업그레이드

 

본격적으로 물놀이 장치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물을 이용한 모든 것을 공연에 접목했다. 스프링클러, 워터 캐논, 제설기 등 각종 장비를 가져왔다.

 

노 이사는 "지나가다 누가 물을 뿌리고 있으면 관심 있게 보게 된다. 덕분에 점점 장비가 늘어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물을 담는 수조의 크기와 물의 양도 계산해야 했다"고 말했다.

 

"적당한 크기로 만들면 멀리 안 나가고, 그렇다고 크게 만들면 물을 너무 많이 먹더라고요. 여러 가지를 고려해, 수정의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한정된 물의 양을 약 4시간 동안 적절히 분배해야 한다. 철저한 계산이 필요했다. 노 이사는 "공연장마다 상수도에 관을 제작해 계량기를 단다"고 설명했다.

 

"물대포 32개를 1분씩 15번 쏜다고 하면, 거기에 맞게 물양을 계산합니다. 선례나 데이터 자체가 없으니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완성했습니다."

 

 

 시작은, 반포대교

 

'흠뻑쇼'에는 특별한 다리도 있다. 일명 '반포대교'. 공연을 위해 처음 제작한 기계다. 돌출무대에 설치한 장비다. 반포대교의 낙하분수처럼 물을 내뿜는다.

 

"철공소에서 용접해서 만들었습니다. 런웨이 양쪽 길을 따라 쭉 붙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름도 없었어요. 물 나가는 밸브라고 부르다가, 교량분수처럼 생겼더라고요. 반포대교라고 이름을 지어줬죠."

 

 

그냥 만들어지는 게 없었다. 노즐 구멍도 종류별로, 쏘는 거리별로 테스트한다.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 오기도 했다. 반포대교는 약 10년 만에 새로 제작했다.

 

노 이사는 "원래는 노즐 구멍을 35ml 정도 사용했다. 이번엔 45, 55, 65ml 종류별로 깎아서 테스트했다. 구멍이 클수록 멀리 나가는데, 물을 너무 많이 쓰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계속 연구하면서 절충안을 찾습니다. 30m와 60m 거리별로도 새롭게 테스트를 거쳐 만들었고요. 이번에 보시면 물이 분사되는 모양이 더 예쁠 겁니다."

 

 

 흠뻑쇼를 적시는 것들

 

물대포는 처음엔 20개로 시작했다. 지금은 90대로 늘어났다. 무대 앞, 런웨이, 객석까지 3파트로 나눠 설치한다. 대형 물대포도 있다. 총 8대를 깔았다.

 

"물이 6~70m까지 올라갑니다. 높이 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사용합니다. 가스에 압력을 넣었다가 뚜껑을 오픈하는 압력으로 물이 나갈 수 있게 하는 구조입니다."

 

제설기도 가져왔다. 노 이사는 "얘는 물이 다이렉트로 오지 않고 미스트처럼 뿌린다"며 "공연 전 열기를 식히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공연장이 커질수록 장비의 스케일도 올라갔다. 서울과 부산 주경기장에선, 얼마나 더 멀리 쏘느냐가 관건이었다. 원래 사용하던 장비로는 커버되지 않았다.

 

 

"15마력으로 시작해서 20, 25, 30마력까지 올려봤습니다. 지금은 30m까지 물이 나가요. 관객들은 점점 더 강력한 걸 원하니까. 저희도 계속해서 새롭게 할 수밖에 없죠."

 

여기서 또 하나의 디테일. 높은 온도에도, 흠뻑쇼의 물이 시원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물을 공급하는 수조에는 간얼음을 풀어놓은 것.

 

노 이사는 "수조 하나당 50포대씩 간얼음을 넣어놓는다. 미지근한 물을 맞으면 기분 나쁘지 않나. 워낙 더우니 금방 녹지만, 저희의 마음을 담는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시원해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1번은 안전

 

공연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안전이었다. 특수한 콘서트인 만큼, 무탈하게 끝나는 것이 1번 목표다.

 

실제로 공연장 곳곳에 의무실과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있었다. 공연 내내 관객들의 상태를 살폈다. 간이 구급차들도 가동됐다. '흠뻑쇼'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는 건, 감전 사고다. 흠뻑쇼에서 물과 전기는 필수품이다. 그러나 둘은 서로 상극이다. 자칫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전기 안전 점검사들이 공연 세팅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상주한다. 콘서트 내내 구석구석을 체크하며 안전을 책임진다.

 

노 이사는 "물을 맞아도 전기가 꺼지지 않고, 손에 닿아 전기가 통하지 않는 장치로 설치한다"면서 "배전반이나 차단기도 철저히 체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흠뻑쇼가 휴가다

 

'흠뻑쇼'가 생긴 지 13년째다. (중간에 공연을 하지 못한 기간도 있었지만) 지금껏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관객 덕분이다. 사람들의 기대하는 표정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노 이사는 "잘 차려놓은 밥상을 잔반 없이 싹 드시고 간 것 같은 느낌"이라며 "그것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뒷모습만 봐도 신나고 흥분되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말했다.

 

"저희에겐 흠뻑쇼가 여름휴가입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사람, 부부, 연인, 아이와 함께 온 사람들을 보면 울컥할 때도 많습니다. 너무 행복해하면서 나올 때,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해 콘서트가 끝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바로 다음 공연 구상에 나선다. "사실 공연하면서도 '내년엔 이렇게 하자'며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털어놨다.

 

"싸이에게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옵니다. 하하. 공연을 돌면서도 계속해서 수정하고요. '흠뻑쇼'는 싸이의 히트곡과 물이 주재료잖아요. 싸이도 공연자이자 연출자로서 늘 고민이 많은 거죠."

 

 

◆ 마라토너, 싸이

 

싸이는 '흠뻑쇼'의 가수이자 연출자다. 리허설을 마치자, 연출자 모드로 돌변했다. 대기실에서도 현장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계속해서 상황을 살폈다.

 

"공연 리허설만 하는 게 아니라 테크 리허설 등 하나하나 다 참여합니다.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무대에 오르긴 어렵죠. 스테이지 위에서도 물이 안 나오는 곳이 있으면 바로 체크해서 전달하고요."

 

그럼에도 표정에는 설렘과 흥분이 가득했다. 싸이는 "여자친구 생일파티 같다. 잘하려면 끝이 없다. 모르게 준비했다가 짠하고 놀래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임한다"고 전했다.

 

 

공연 후, 싸이 인스타그램에는 후유증(?) 후기가 달린다. '헬스해도 안 생기는 광배가 살아났다', '살이 빠져 있다', '이비인후과에서 가수냐고 물어보더라' 등 '빡센' 공연이라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앵콜만 2시간이다. 싸이는 "시작 전 러닝머신을 뛰면서 몸을 푼다. 그리고 공연 내내 달린다. 거의 마라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히 앵콜 록메들리 때 '러너스 하이'가 옵니다. 피가 돌면서 갑자기 컨디션이 좋아지고 목이 풀려요. 그때 제 얼굴을 보시면 제정신이 아닐 거예요. 거의 미쳐서 하죠."

 

전국을 미친듯이 달리는 중이다. 오는 20~21일 과천, 27~28일 대전, 다음 달 3일 속초, 10~11일 부산, 17~18일 인천, 24~25일 수원 공연을 앞두고 있다.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33/000010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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