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시아 대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투자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프랜차이즈, K푸드, K컬처 등 한류 열풍 속에 동남아 자금의 공습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달 초 필리핀 식품업계 1위 기업인 졸리비가 한국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컴포즈커피를 인수한 것이 대표 사례다. 졸리비는 양재석 JM커피그룹 회장이 보유 중이던 컴포즈커피 지분 100% 중 70%를 약 3300억원에 인수했다.
졸리비가 사실상 소유 중인 타이탄펀드도 지분 5%를 가져갔다. 나머지 25% 지분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PE가 인수했다.
동남아 기업 오너들이 한국 등 외국 기업을 인수해 상속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F&B) 등 소비재 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국내 PEF들에도 여러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PEF 한 관계자는 "최근 싱가포르 기업 오너가 자사가 투자 중인 소비재 기업 인수를 희망한다면서 문의해왔다"며 "오너 자녀가 한국을 워낙 좋아해 한국 브랜드를 인수해 직접 경영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F&B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 동남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대기업 시나르마스의 제지 계열사 APP는 모나리자와 쌍용C&B의 대주주인 MS홀딩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총매각가는 약 4000억원으로 알려진다. APP는 글로벌 10위권의 제지회사로, 화장지 원재료인 펄프 생산량은 세계 4위 수준이다. 모나리자·쌍용C&B 인수를 통해 APP는 한국에서 영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