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스테이씨(STAYC) "Metamorphic" 이즘(izm) 평
2,275 5
2024.07.14 16:56
2,275 5
UdpcMf



  • by 한성현
  • 진화에 이르지 못한 변화다. '변성'이라는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다시피 < Metamorphic >은 캐릭터를 굳히는 작품이 되기를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유의미한 도전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인 K팝 음반을 상회하는 14곡의 분량, 첫 정규 앨범이라는 상징성이 무색하게 수동적으로 떠밀린 시도의 나열에 그치는 음반이다. 팀의 역량을 신뢰하기보다 격변하는 주변 환경을 지나치게 살핀 탓에 본래 지닌 경쟁력마저 놓쳐버렸다.

    스테이씨는 산뜻한 'ASAP'과 '색안경' 계열과 어두운 'So bad'와 'Run2u' 두 노선을 오가는 팀이었다. 저돌적인 비트로 판을 차린 타이틀곡 'Cheeky icy thang'은 한동안 끊겼던 후자의 대를 이으려 하나 진하게 쏘아대는 후렴도 인트로의 위압감도 없다. 'Teddy bear'의 따끔함이 아닌 'Bubble'의 유치함만이 가득한 가사로 시작해 튠을 덕지덕지 바른 랩을 거쳐 단순한 세 어절 훅의 반복으로 매듭짓는 허술한 골조에 노래는 완성본이 아니라 티저를 조합한 팬메이드 버전처럼 들린다.

    매번 다른 콘셉트에도 그룹의 음악이 꾸준히 생존했던 비결은 겹치지 않는 음색의 교차 타격이었다. 이렇다 할 포인트 없이 3분 아래로 러닝타임을 깎아낸 대다수 곡은 대중 친화적 작법을 특별하게 포장했던 멤버들이 활약할 공간조차 부족하고, 소규모 편성으로 각자 매력을 과시해야 할 유닛 트랙은 그저 흐릿하게 지나간다. 특히 아이돌 걸그룹 중 흔치 않게 저음역대를 보유했음에도 'Poppy' 이후 지속되는 재이 보컬의 홀대는 이해되지 않을 정도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3'를 재해석한 리듬의 '1 thing' 말미에 덧붙인 브레이크비트, 말 그대로 UK 개러지를 가져만 온 'Find' 등 유행을 따라잡으려는 조급함이 팀에 깊게 드리웠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수의 기량을 중심에 놓지 않아 실행 가능한 경쟁자의 전략을 체질부터 다른 그룹이 억지로 삼켜가며 힘겹게 소화할 이유는 없다. 경계태세를 푼 채 직진하는 팝 록 트랙 'Stay with me'와 다양한 소스를 시원한 목소리로 돌파하는 'Trouble maker'가 선사하는 쾌감이 좋은 반대 예시다. 스테이씨 음악의 성패는 가창 운용에 달려있다.

    급하게 끝나긴 해도 'Twenty'는 개성적인 톤의 조화로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랙이며 'Cheeky icy thang'도 빌드업에 따른 긴장을 해소하 결정타만 있었더라면 나름 그럴듯한 노래가 되었을 법하다. 기획 차원보다는 실행 단계의 문제인 것이다. 탈피의 시기는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고,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지가 향후를 판가름한다. 안정적인 변태(變態, metamorphosis)를 위해 애벌레가 꿔야 할 꿈은 천적의 악몽 대신 나비의 형상이다.

    -수록곡-
    1. Twenty ✅
    2. Cheeky icy thang
    3. 1 thing ✅
    4. Give it 2 me
    5. Find (Sieun & Seeun & J)
    6. Let me know
    7. Nada
    8. Fakin' (Sumin & Yoon)
    9. Roses (ISA)
    10. Beauty bomb
    11. Gummy bear
    12. Stay with me ✅
    13. Flexing on my ex
    14. Trouble maker ✅




    https://youtu.be/1P3k6gaSrPY?si=U87KiN8WfGOayf5O

    https://youtu.be/4nDPdykqDSI?si=0vL_l8_zLECkGwF0

    https://youtu.be/te6qXS9q4dg?si=zmrrtwslhacbDjZ7

    https://youtu.be/VSggKGsobvw?si=Ofmxd0TrIhNklsTo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남은 2024년 어떻게 채우지? 오늘부터 진짜 걷생 살아야지! 르무통 체험 이벤트! 1565 08.12 41,963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809,97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944,96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603,46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884,84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3,184,072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433,87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357,55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7 20.09.29 3,316,43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23 20.05.17 3,921,92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4 20.04.30 4,473,21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1236 18.08.31 9,027,82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82131 유머 누가 치킨 먹다가 떨어트린거 안 치웠어😡 18:52 78
2482130 이슈 밴드 루시 LUCY 5th EP <FROM> ‘빌런’ MV 18:51 19
2482129 유머 애정행각 냥쩔어.twt 1 18:51 121
2482128 이슈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비혼/미혼의 불행률 12 18:49 1,169
2482127 유머 내가 공연을 보러 간건지 피티를 받으러 간건지 헷갈린다는 콘서트 1 18:49 584
2482126 기사/뉴스 교통사고 내고 도주한 50대 운전자…'기억상실' 인정받아 무죄 11 18:47 485
2482125 이슈 K-고기압 근황 30 18:46 1,725
2482124 이슈 십오야에서 나영석한테 허그에 뽀뽀까지 한 손현주 5 18:46 428
2482123 이슈 러블리즈 케이가 부르는 Bubble Gum (원곡 : NewJeans) 18:45 80
2482122 기사/뉴스 "도 넘은 역사부정" 윤 대통령 향해 물풍선 던진 시민들(부산) 28 18:45 1,440
2482121 이슈 김태균 "이대호는 나보다 한 수 위의 타자다".jpg 11 18:44 391
2482120 기사/뉴스 [속보] 충북 진천서 헬기 로프 훈련하던 부사관 추락해 숨져 13 18:40 1,892
2482119 정보 애니방 근황...jpg 15 18:37 1,818
2482118 이슈 요즘 소소하게 유행한다는 현대남녀 구분법 - 테토남 에겐남 테토녀 에겐녀 56 18:35 3,215
2482117 이슈 아이브 리즈 인스타 업데이트 #LONGINES 9 18:34 396
2482116 유머 밀당쩌는 강아지.twt 3 18:34 698
2482115 이슈 [KBO] 두린이(두산 어린이팬)이자 하츄핑 좋아하는 갓기들 가진 엄빠들 심장이 두근거리는 이유 18 18:33 2,494
2482114 이슈 보넥도는 정말 유명한 트레일러 맛집임 2 18:33 324
2482113 기사/뉴스 광복회 이어 교수들도 "매국적 역사쿠데타" 31 18:32 1,282
2482112 정보 음주운전자에게 "이번에 안 걸렸으면 계속 음주운전 했겠지"는 틀린 말임 8 18:31 2,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