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안녕하세요, '슈돌'의 새 MC, 네 살 루아 엄마 최지우입니다."
KBS 2TV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가 방송 11년 만에 스튜디오 MC를 도입했다. MC들은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청자의 공감을 유도했지만, 일부 시청자는 주객이 전도된 듯한 인상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3년 처음 방송된 '슈돌'은 유명인 아버지들의 육아를 관찰하는 예능으로, 최근까지는 스튜디오 없이 관찰 카메라가 담은 출연진의 모습만 비춰주는 방식이었다. 출연자의 행동을 시청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경우엔 배우 소유진의 내레이션이 그 역할을 했다.
그러나 6월 9일 방송분을 끝으로 소유진이 하차하고 내레이션이 사라진 빈자리는 스튜디오에서 관찰 화면을 지켜보는 MC들이 채웠다. MC는 배우 최지우와 코미디언 안영미가 맡았다.
육아 관찰 화면이 주를 이루는 것은 종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내레이션만으로 진행되던 과거와 달리 카메라가 수시로 스튜디오를 비췄다.
스튜디오와 MC는 여러 면에서 프로그램 제작을 편리하게 한다. 촬영 분량이 늘어나 편집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제작진이 원하는 시청자의 반응을 MC들이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관찰 대상인 출연자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자기 행동의 이유를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슈돌' 연출을 담당하는 김영민 PD는 지난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빠들이 화면 속에만 머물기보다 스튜디오에서 뒷이야기를 들려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효과들 때문에 진행자가 필요하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들도 점차 관찰용 스튜디오와 MC를 두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세다.
연애 예능은 물론 여행 예능, 서바이벌 예능에도 MC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시청자와 같은 관찰 화면을 보면서 방청객과 비슷한 역할을 하며 공감을 유도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다만 스튜디오와 MC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청자는 '슈돌'의 달라진 진행 방식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MC들의 분량이 많아서 정작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슈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MC 최지우와 안영미를 소개하는 방송분의 클립이 게재되자 한 시청자는 "아기들을 보기 위한 프로그램인데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고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며 "이 프로에 왜 MC와 아빠 게스트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썼다.
다른 시청자들도 "예전이 더 나은 것 같다", "(김준호의 아이들인) 은우와 정우를 보려고 들어왔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별도로 일부 시청자는 일명 '19금 유머'를 방송에서 자주 구사하는 안영미가 MC를 맡은 것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https://v.daum.net/v/20240714081507843?x_trk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