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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디자인해보니 알게 된 12가지.

무명의 더쿠 | 07-12 | 조회 수 10310


1. 디자인은 아무런 힘이 없다. 왜 그렇냐면 무엇을 하든 전체 프로젝트 비용중 디자인 비용이 가장 적게 책정된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망가지면 디자인이 가장 먼저 질책받고 가장 먼저 팀이 정리된다.2. 디자인과 학생이 가장 먼저 배우고 깨우쳐야 하는게 바로 저 "디자인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 이다. 그걸 빨리 깨달을수록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 다른 힘을 키워 디자인에 결합하는 학생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3. 사람들은 디자인을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고 배우고 싶어하지만 정작 디자인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아무도 듣지 않고 읽지 않는다. 그 누구도 전화기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4. 한국은 아직까지 디자인 후진국이다. 인정받고 칭찬받기 힘들다. 성공한 케이스 몇개로 자꾸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려 하는데 성공한 케이스가 전체 중 0.1%면 나머지는 대부분 잊혀지고 빨리 버려진다.

 

5. 남을 위해 하는 디자인은 잠시동안 내 지갑을 두툼하게 하지만 나를 위한 디자인은 장차 내 삶을 꿈꾸게 만든다. 남의 프로젝트로 번 돈은 내 프로젝트를 위해 꼬박꼬박 모아둬야 한다. 내 콘텐츠가 없는 디자이너의 끝은 보험없는 노년과 같다.6. 외주 작업은 내 영혼과 젊음을 박박 갈아서 먹기 좋게 포장하여 남에게 파는 것이다. 이는 먹는 장사와 다름없어서 블랙컨슈머가 다수 존재하며 그들에게 고개숙여야 한다. 디자인 잘 하는 걸 고민하지 말고 아부하고 고개숙이는 법을 먼저 배우면 외주 작업은 더욱 편해진다.

7. 디자인 하나로 벌어먹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디자인은 전문직이 아니며 그냥 노동직으로 전락했다고 봐야한다. 노동의 강도는 점점 쌔지지만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대우도 좋지 않다. ”과연 이런 환경에 미래가 있을까?“ 라며 현타가 왔다면 어서 빨리 다른 능력을 키워 디자인에 결합하든 디자인을 부업으로 둬야 살아남는다.

 

8. 기업과의 공조로 이뤄진 순환구조는 깨진지 오래다. 과거처럼 디자인을 해서 회사를 운영하고 그 직장이 평생직장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는 대기업으로 취업하여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만 할 뿐이다.9. 디자인을 예술이라 부르던 사람들 대부분은 생계가 어려워져 다른일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디자인으로 철학하려 했던 사람들도 생계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아직도 디자인으로 예술을 하고 철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진짜중에 진짜, 서바이벌 킹이다. 배울게 많다.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직까지 디자인을 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래도 어딘가 어느곳에서 나의 소소한 능력을 원하기 때문이고 이 바닥에 아직까지 살아남은 디자이너들과의 연대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11. 뭐가 어쨌든 디자인으로 자꾸 디자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없고 반대로 돈을 벌어주지 못하면 좋은 디자인 결과물이라 할 수 없다.12. 그리고 제발인데 디자이너들은 같은 디자이너들끼리 놀지 마라. 거기에서 얻어질 건 “이 일을 왜 아직도 하고 있나?” 하는 절망감 뿐이다. 끝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이야기로 자극받지 않으면 당신 역시 새로운 걸 내놓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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