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퍼즈업을 사랑해주고 즐겨주셨던 분들께 큰 감사 인사 올리고 싶다.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히 행복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차선 엔씨소프트 퍼즐개발실 PD)
엔씨소프트의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이하 퍼즈업)’가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다. 지난해 9월 26일 첫 선을 보인 퍼즈업은 출시 300일을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기자는 출시 직후부터 이 게임을 즐긴 유저 중 한 명으로, 어느 정도 예감은 했으나 끝내 현실로 다가온 청천벽력과 같은 ‘섭종’ 소식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엔씨소프트에서 퍼즐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차선 퍼즐개발실 PD 역시 아쉬운 마음이 컸는지 <시사포커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쉽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이 PD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그중 많은 수의 게임은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한다”며 “퍼즈업은 무려 글로벌 론칭을 해냈고, 가을에서 시작해 겨울, 봄을 거쳐 여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절을 지나고 있다”고 그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퍼즈업은 출시 당시 한국, 일본, 미국, 독일, 싱가폴, 인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포함한 총 11개 언어를 지원해 글로벌을 향한 엔씨소프트의 야심찬 계획도 엿볼 수 있었다.
이 PD는 약 10개월의 여정을 ‘힘들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론칭을 위해 거쳐야 했던 수많은 과정, 예상치 못한 버그와 코드 오류 등으로 허비해야 했던 시간, 이로 인해 촉박해진 업데이트 일정 등 단순히 개발만 하고 있던 시기에는 알 수 없었던 일들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많은 이용자 분들이 퍼즈업을 플레이하며 좋아해주시고 때론 화도 내주시는 반응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순간들은 너무나도 행복했다”며 “예상과는 달랐던 반응에 많이 반성했고 생각보다 좋았던 반응에는 더 많은 감사함을 느꼈다. 많이 배울 수 있었기에 굉장히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유저들과의 소통을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그는 “개발 기간에는 막연한 기대감과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상상 속으로만 게임성에 대해 예측했지만 출시 후에는 현실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고,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며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섭종에 대한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어쩌면, 혹은 당연하게도 유저가 느끼는 아쉬움의 크기보다 개발팀이 느끼는 아쉬움의 크기가 더욱 크기 마련이다.
이 PD는 “모든 점이 아쉽다”며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 레벨, 서로 맞물려 돌아가지 못했던 일부 콘텐츠들, 의욕만 앞섰던 건 아닐까 생각되는 이벤트, 미숙한 부분이 있었던 게임 운영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게임을 만들지 못한 모든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장 아쉬운 점은 오랜 시간 서비스하지 못한 것”이라며 “행복했던 시간이기에 그 시간이 끝난다는 점이 속상하고 서운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쉬움에서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의지도 표했다.
퍼즈업은 인게임 공지를 통해 8월 28일에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알렸으나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퍼즈업은 출시 때부터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아도 플레이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모드’를 지원해왔는데, 8월 28일부터는 오프라인 모드로 전환되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오프라인 모드에서는 운명의 탑, 점령전, 토벌전 등 클랜 경쟁 콘텐츠와 열기구 축제, 탑 리그 등 개인 경쟁 콘텐츠를 제외한 싱글 플레이가 가능하다. 현재 2400레벨까지 플레이가 가능하고, 오프라인 모드로 전환되기 전에 2800레벨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노멀(낮)모드와 하드(밤)모드까지 총 5600레벨이 있는 셈이기 때문에 다른 퍼즐 게임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의 레벨이다. 지금 퍼즈업을 시작하더라도 꽤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다.
한편 퍼즐개발실은 퍼즈업의 마무리와 함께 퍼즈업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 PD는 “각기 개성이 듬뿍 드러난 레벨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준비된 모든 레벨을 클리어하면 엔딩 씬(장면)과 쿠키 씬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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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개발실은 퍼즈업의 고유 특징인 ‘방향키’ 시스템을 활용한 퍼즐 게임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들을 간결하게 묶고, 아미토이끼리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 기존 퍼즈업의 개성과 재미를 차기작에 녹여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PD는 인터뷰 말미 퍼즈업 유저들에게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9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퍼즈업이 서비스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퍼즈업을 즐겨 주셨던 유저분들 덕분”이라며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개발진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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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업이 엔씨소프트 최초의 퍼즐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노력을 쏟은 작품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퍼즈업은 서비스 종료를 앞두게 됐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 것이다. 이따금 핸드폰을 꺼내 싱글 플레이 빌드를 플레이 하는 유저들에게 더 성숙하고 더 멋진 ‘넥스트 퍼즈업’ 소식이 들려올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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