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에서 하는 경마는 보통 1200m~3200m 정도의 거리를 달림.
물론 직선에서 하는 1000m짜리 경주나, 한 코스를 두바퀴 돌고 더 뛰는 3600m짜리 경주도 있긴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
(1000m 직선경주. 코너를 돌 필요가 없어서 일반 경기에서 잘 안달리는 바깥쪽으로 달림)
예전 일본에서는 보통 2000m까지를 단거리, 2000~2400m를 중거리, 그 이상을 장거리 정도로만 구분했음.
일본 경마가 대중화가 되어가던 1992년, 한 마리의 말이 나타났으니 그 이름은 사쿠라 바쿠신 오.
이 말이 3년동안 거둔 성적은 21경기에서 11승, 4착 이하가 7번으로 꽤 잘달리지만 기복이 있는 말 정도로 보임.
거기에 최고 등급인 G1 경주 승수는 2승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말들에 비하면 부족해보임.
하지만 이 말은 일본 경마에서 가장 빠른 말 중 하나로 불리는데...
이 말의 성적을 거리별로 나눠보면,
1200~1400m 경주 12전 11승
1600~1800m 경주 9전 0승 (2착 2번, 3착 1번)
1400m까지는 외국의 유명한 말들을 가져다 붙여도 속도로 이겨버리지만,
1400m를 넘어가는 순간 귀신같이 체력이 다해(...) 다른 말들에게 따라잡히는 모습.
https://img.theqoo.net/iCKIEx
(대충 상상도. 참조출연-우마무스메 사쿠라 바쿠신 오)
G1레이스에서 2승밖에 못한 이유는, 당시 1600m 미만의 G1이 1개밖에 없었기 때문이고,
사쿠라 바쿠신 오는 그 대회를 2년 연속 우승함. 두번째 대회는 은퇴 레이스였고, 대회 신기록을 세움.
이런 모습을 본 경마협회쪽에서는, 마일(=1600m) 노선과 단거리 노선을 구분할 필요를 느꼈고,
98년부터 기존 2000m짜리 G2경주를 1200m짜리 G1으로 변경해서 상반기-하반기 각 1회씩 단거리 G1을 개최하고 있음.
이 말을 기념해서 나온 포스터의 문구는 "속도야말로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