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의사 남친 12년 뒷바라지 다 해주고
104,949 469
2024.07.10 07:17
104,949 469

의대4년 공보의3년  인턴 1년 레지던트2년....만으로 10년을 사겼고 년수로는 12년을 사겼습니다.......

 

23에 시작한 동갑내기 연애였습니다.....

저는 공부 때문에 힘든 남자친구를 다독여줬고 남자친구는 취업 때문에 힘든 저를 다독여줬습니다....

직장 끝나고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와, 공부 한다고 도서관에서 사는 남자친구 몰래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가 둘이 벤치에 앉아 먹으면서 그렇게 연애 했습니다......

둘 다 타지에서 서울로 학교를 왔고,직장을 다녔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에서 지난 10년동안 저희는 서로에게 가족 그 이상이였습니다.

그렇게 십년입니다.

서로 직접적인 몇살에 결혼하자라고 얘기를 꺼낸적은 없지만 저는 당연히 결혼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의대생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손뼉을 치며 좋아하던 엄마도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 소식이 없으니 '니 남자친구는 언제쯤 그쪽 집 부모님 보여준다냐?' '내 딸이 뭐가 부족하다고 그쪽 집 사람들은 그렇게 얼굴 한번 안 내비치고 비싸게 구니?'라고 말씀하시면서 저한테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로 눈칫밥을 주셨습니다....

어쩌면 저는 남자친구가 저랑 결혼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작은 가능성을 회피했는지도 모릅니다....

간접적으로마나 확인 받고 싶은 마음에 남자친구에게 '이번에 ㅇㅇ이 식 올린대.....너랑 같이 오라더라'라고 넌지시 친구의 결혼 소식을 건네보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면 남자친구가 '우리도 이제 슬슬 결혼 준비 할 때 되지 않았나?' '인턴 끝나면 우리도 식 올리는거 어때?'라는 대답을 해주기를 바랬습니다....

몇번이나 친구의 결혼소식을 전해봤지만 제가 원하는 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불안하지만, 지난 세월들이 허튼일 시간이 아니였다는 믿음과 남자친구를 향한 사랑으로 계속 만났습니다........

곧 32살...부모님의 성화와 친구들의 '너희 커플은 결혼 소식 없니?'라는 빈정거림에 마지못해 자존심은 뒤로 하고 남자친구에게 결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전문의 따고 2,3년뒤에 해도 좋으니 '너랑 꼭 결혼을 하겠다'라는 확답을 받고싶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네.... 어쩌면 제가 예상하지만 두 눈으로 확인하기 싫어서 끝까지 미뤘던 반응인지도 몰라요.....그 뒤로 결혼 얘기로 작고 큰 언쟁이 몇번 오갔고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제가 먼저 꺼냈지만 차인거나 다름이 없어요.......

남자친구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결혼 얘기만 나오면 시종일관 남 일 얘기 하는듯이 무관심한 그 태도에 제가 지쳤습니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그 태도보다 지난 10년의 세월에 지쳤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10년 동안 말을 못하지만 끙끙 앓으면서 청혼을 기다려왔어요........

눈물이 펑펑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덤덤하더라고요.......

내 딸 혼기 꽉 차서 어떡하냐,그렇게 헌신하더니만 너 헌신짝 다 됐다,가운 입었다고 조강지처 버리는것 좀 봐라,그 새끼 내 앞에다 데려와라................

그 뒤로 딱 4달 뒤에, 남자친구는 7살 연하의 같은 의대 여자후배랑 연애중을 띄웠습니다.....

부모님의 분노,10년을 사귀고 차였다는 사실 그 모든것들 보다도 화나는건 저만 상처 입었다는 사실입니다.......제 10년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나이와 주름만 늘었는데 그 사람은 더 높이 올라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람은 하나도 타격을 입지 않은것 같습니다......

전남자친구를 더 이상 사랑하지는 않지만, 제가 필요하다고 울며불며 매달려줬으면 좋겠거만 새로운 여자친구랑 행복해보입니다.....

마치 제가 헤어져달라고 말하기를 바란 사람 같았습니다.....

저는 가장 예쁜 20대를 그 남자에게 바쳤습니다.....제 10년은 누가 보상해주나요?

저는 잃어버린 세월과 사람을 어디 가서 억울하다고 말해야 하나요......
목적 없이 적은 글입니다..... 고해성사 하는 기분으로요................
그래도 쓰고 나니 속은 시원하네요..............
이 글 읽는 판 분들은.....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속마음을 외면하지 마세요.......
두려움에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을 보는것을 피하고 뒷걸음질만 치다가는 저처럼 시간을 날리게 됩니다....
또.... 너무 상대에게 헌신하지 마세요.........

XyxxTm


ㅊㅊ ㄷㅇㅋㅍ



목록 스크랩 (0)
댓글 46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다크닝과 무너진 메이크업에 지쳤나요? 네니요. 베이스맛집 입큰의 NEW 톤큐레이팅 신박템 <톤 웨어 틴티드 베이스 2종> 체험 이벤트 929 07.19 73,775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440,70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556,433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213,26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376,44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609,869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909,03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171,59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3,107,41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01 20.05.17 3,734,47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2 20.04.30 4,282,32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789,00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64565 유머 [주둥이쇼츠] 여자가 좋아하는 찐따남 특징 3 12:46 732
2464564 기사/뉴스 '2장1절' 장민호X장성규, 화과점 사장 딸의 고백에 '뭉클' 12:42 258
2464563 기사/뉴스 상반기 K팝 해외 스트리밍 1위는 '마그네틱'…BTS 뷔 솔로곡 2위 10 12:42 354
2464562 정보 스트레이 키즈 '칙칙붐' MV, 유튜브 전 세계 1위 (2024.07.25/뉴스투데이/MBC) 6 12:40 309
2464561 이슈 밀레니얼 세대의 훈육 12:40 467
2464560 이슈 흥미로운 미국 백인 남성들 대선후보 여론조사.jpg 17 12:39 1,779
2464559 이슈 내 아이돌이 회식 후 취해서 본가가서 강아지껴안고 애교부리는 영상 실존 ..twt 6 12:39 1,549
2464558 이슈 원-엔 환율 910원 돌파 39 12:37 2,686
2464557 유머 연예계 아저씨 사모임 아니고 산모임...jpg 3 12:35 1,742
2464556 유머 후이바오 어부바나무 수직등반 도전 🐼 4 12:34 1,215
2464555 이슈 현재 SK하이닉스 주가 5 12:34 1,941
2464554 기사/뉴스 신세계發 ‘백화점 톱3’ 지각변동 2 12:33 662
2464553 유머 나래이션:“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몸짱이 되는 건 아니다” 26 12:30 1,971
2464552 이슈 민희진 카톡 자꾸 푸는 디스패치에 대한 하이브 종토방 반응 248 12:30 16,175
2464551 이슈 사실 jyp 연습생 이전에 sm 연습생 1년 했다는 지효 8 12:30 1,797
2464550 유머 거 잘 할거면서 꼭 혼이 나야 잘하지 1 12:29 368
2464549 이슈 JYP엔터테인먼트 히스토리 15 12:28 1,901
2464548 기사/뉴스 윤승아, ♥김무열과 '붕어빵' 아들 공개…"그만 귀여워" 7 12:26 3,804
2464547 기사/뉴스 김장겸 "5개 언론 출입 못하게 해달라", 최민희 "안돼" 14 12:25 837
2464546 이슈 지방의 불편한 진실 30 12:25 2,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