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위의 파행은 왜? “문제는 돈이었다”
굳게 입을 닫고 있었던 전력강화위원 ㄱ씨는 박주호의 주장에 공감하면서 ”결국, 돈이 문제였다“고 혀를 찼다. 전력강화위 내부에서 줄기차게 외국인 지도자 선임을 위해 노력했지만, 명장이라 부를 만한 지도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현실적인 조건에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가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공개한 연봉 가이드라인은 충격적이었다. 지난 3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최대 금액은 30억원 안팎이었다. 그런데 협회가 전력강화위에 통보한 금액은 20억원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ㄱ씨는 ”우리는 제시 마쉬 감독의 영입이 왜 실패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친구는 정말 한국행에 진심이었다“면서 ”협상에 나섰던 협회가 불발됐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생각했던 금액의 절반도 되지 않는 연봉으로 접촉해서 생긴 일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말하기 어렵지만 150만 달러(약 20억원)보다 훨씬 아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력강화위를 더욱 답답하게 만든 것은 이 금액도 지난 6월 제8차 회의에서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한 협회 직원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는 사실이다. 전력강화위가 제9차 회의부터 갑자기 국내 감독을 영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원인이기도 했다. ㄱ씨는 ”차라리 이 금액을 일찍 알았다면 시간을 버리지 않고 현실적인 외국인 지도자를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뒤늦게 제시한 외국인 지도자 연봉 가이드라인은 최근 공개된 마지막 후보군의 이름값을 이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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