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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80개 넘던 볼카츠 가게가 30여 개로, 다 점주 탓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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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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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보유한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우리나라라고 한다. 2023년 기준 1만여 개로 프랜차이즈 종주국 미국의 3.3배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맥도날드나 피자헛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거의 없다. 

그 원인은 최근 여론의 관심을 받는 '연돈볼카츠' 분쟁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먼저 연돈볼카츠의 분쟁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첫째, 본사가 창업 설명회에서 현 점주들에게 제공한 매출과 수익률 정보의 허위·과장 여부이며 둘째, 점주들이 요청한 메뉴 판매가격 인상을 본사가 거부한 행위가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이다.

이는 앞으로 공정위가 판단할 몫이다. 따라서 오늘 기사는 외적인 내용보다는 그 이면에 숨어있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 보고자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 교육과 관리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은 '브랜드 가치'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돈볼카츠는 스타경영자의 명성과 '골목식당'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연돈'이란 이름으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브랜드는 이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짜 요소는 재화, 서비스, 디자인 등이며, 이 요소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경험으로 전달하는 것은 '가맹점'이다. 따라서 가맹점 육성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와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연돈볼카츠 점주 A씨는 자신의 불만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오픈 전 교육 기간이 3일인데 조리 교육 이틀, 하루는 POS, 위생 등 교육이었거든요. 개점 후 이틀 정도 본사 직원이 나와서 알바 교육 겸 지원했고요. 제가 외식업자로서 초보였지만, 이틀의 짧은 조리 교육으로 음식이 제대로 나갈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죠.

개점 이후 가맹점 관리도 허술한 느낌이었어요. 메뉴 문제부터 신제품 교육 문제, 포장재 문제 등을 겪으며 본사의 운영 역량에 '사장이 백종원인데 왜 이러지?'라는 의문이 드는 거예요. 제가 이 문제를 테스트 매장부터 시작한 사장님에게 이야기하니 그분도 이전부터 이 부분을 지적했다고 하더군요."

이에 대해, 지난 3일 연돈볼카츠의 본사인 더본코리아 측은 '교육은 개점 전(오픈 사전 교육) 2일, 개점 후(오픈 현장 교육) 3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점주들이 기억에 의존한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교육 기간이 긴 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좀 의외였다. 프랜차이즈 업계 선도 기업인 '더본코리아'의 교육 기간이 국내 중견 브랜드들의 통상 교육 기간보다도 짧아 보였기 때문이다. 몇몇 브랜드만 살펴보아도 신생 브랜드인 C 피자 브랜드의 경우, 오픈 전 본사 교육 2일, 현장 교육이 8일이었다. 우리나라 대표 치킨 브랜드 B 사는 8박 10일 합숙 교육, G 사는 현장 3일, 센터 교육 6일 등, 이처럼 개점 전 교육만 최소 1주일 이상이었다. 그리고 개점 후에도 2~3일 이상 별도 지원(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조차 프랜차이즈의 종주국 미국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현대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표준을 정립한 맥도날드의 경우 교육 기간이 1년에서 1년 6개월에 이른다. 피자헛은 이에 못 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2~3개월 수준이다.

이처럼 긴 교육 기간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음식은 조리법의 작은 차이로도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점주는 조리 외에도 고객 응대, 회계, 직원 관리 등 가게 운영 전반을 익혀야 한다. 일반 직장인과 달리 가맹점주는 개점 즉시 혼자서 모든 업무를 능숙히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육은 씨앗을 심는 과정일 뿐이다. 씨앗이 가맹점에 뿌리를 잘 내리게 해 건강한 나무로 성장케 하는 것은 '관리'이다. 아무리 좋은 씨앗도 물, 병충해 등의 관리를 받지 못하면 금방 시든다.

연돈볼카츠 점주 A씨는 "나의 경우, 개점 후 본사 직원을 본 게 두 달쯤 됐을 때였던 것 같다"며 "방문 목적도 신제품과 본사 내용 전달이었고, 이후에도 본사 전달 사항 있을 때 가끔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연돈볼카츠의 본사인 더본코리아 측은 ▲ 오픈 후 월 단위 정기 방문 ▲ 조리 및 운영 점검 진행 ▲ 미비 사항 재교육 및 피드백 진행, ▲ 그외 운영 수준 미달 매장의 경우 개선 시까지 수시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연 2회 정기 위생 점검과 매장 모니터링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가맹점 관리의 중요성은 세계적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보면 알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인 D 피자 직영점 직원으로 일하다가 현재 국내 피자 브랜드의 점주가 된 B씨는 다음과 같이 D 피자 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한국 본사에서 실시하는 정기 평가 1번, 글로벌 본사 아시아 담당에서 불시에 수행하는 평가도 있고요, 그리고 한국 본사 관리자가 매월 1, 2회 가맹점을 방문 관리하고요. 고객 불만은 본사에서 바로 수집, 제품에 반영하거나 가맹점에 통보하죠, 음식 품질은 물론, 위생 관리가 장난 아닙니다. 솔직히 근로자로서는 정말 불편했지만, 악용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과한 요구가 아니라면 브랜드의 가치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되는 거겠죠?"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가맹점이 그 관리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매출과 수익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수익과 매출이 담보되지 못하는 '관리'는 형식일 뿐이며, 관리가 안 되는 브랜드는 도태된다는 뜻이다.


현재의 한국 프랜차이즈, 그때의 미국

 
미국 프랜차이즈 역사에는 가맹점 육성의 중요성을 보여 준 분명한 사례가 있다. '미니펄치킨'과 '치킨딜라이트'라는 브랜드가 그런 사례다.

1960년 중후반, 치킨딜라이트는 '오늘 밤 요리하지 말고 치킨딜라이트에 전화하세요'라는 로고 송으로, '미니펄'은 TV 쇼 스타를 앞세워 급속도로 가맹점을 확장했다. 그런데 이 두 브랜드 모두 그 성공만큼 빠르게 몰락했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확장에만 치중하다 가맹점의 품질관리 및 운영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1970년대에 이르러 이 두 브랜드에서 파열음이 터졌다. 치킨딜라이트의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품질관리와 지원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소송을 냈다. 미니펄 가맹점주들 또한, 품질관리 문제에 더해 본사가 허위 광고와 비현실적인 매출 예측 정보를 제공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며 각각 법적 분쟁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었다. 그 결과 현재 한 브랜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으며 한 브랜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미니펄 사건을 다룬 'What really happened to Minnie Pearl Fried Chicken?' 기사('미니펄에 무슨 일이 있었나?', FranchiseTimes, 2007년 6월 1일)에서 '네이션스 페이모스' (미국의 유명 핫도그 프랜차이즈) 부사장 돈 펄린은 이때를 이렇게 표현했다. "당시는 마구잡이 가맹사업 시절이었다".

그렇다면 연돈볼카츠는 이와 달리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시, 연돈볼카츠 점주 A씨의 말이다. 

"백종원씨가 회사의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겠죠. 대신 임직원들이 잘 꾸려가도록 해 놨어야죠. 2년 만에 80여 개였던 가맹점이 30여 개로 줄었는데 이걸 점주 탓이라고 하면, 본사가 무능력한 점주들만 모았다는 말이잖아요. 전 곧 폐업할 겁니다. 그런데도 제가 굳이 목소리를 낸 건, 유명 기업의 실망스러운 태도 때문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3932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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