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기자수첩]여가부, 언제까지 방치만 할 건가

무명의 더쿠 | 07-09 | 조회 수 3873
최근 교제 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자 지난달 여당은 당정 협의를 열고 법무부, 경찰청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피해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핫라인 구축, 관련 법 개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엔 정작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없었다.

이후 여가부는 현장 간담회를 열고 교제 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역시나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의 협조 계획은 빠져 있었다. 직접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는 가해자 처벌 대응 방안이 제외된 채 기존의 피해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관련 방안의 예산 계획도 포함되지 못했다.


정책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온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오랜 시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해왔으나 소관 법 하나 만들어지지 못했던 교제 폭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성 폭력을 다루는 여가부는 물론이고 피해 신고와 가해자를 검거하는 경찰청, 이를 처벌하는 법무부의 고민이 더해져야 하는 문제다. 부처 간 협의 과정이 빠졌으니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부처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상황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힘이 약한 여가부는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만들고 싶어도 다른 부처의 협조를 얻어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업무 과정에서 다른 부처에 정책 주도권과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고 토로한다. 마치 ‘서울에 있는 여가부 공무원들은 일을 못 한다’라는 굴레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여가부가 이토록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건 정부의 노골적인 폐지 의도 때문이다. 여당의 총선 패배로 정부조직법 개정에 제동이 걸린 정부가 이제는 ‘여가부 말려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 2월 김현숙 전 장관이 사퇴한 지 140일가량 여가부는 전례 없는 ‘장관 공석 상태’에 직면해 있다. 지난 4일 정부는 장관급 인사를 교체해 개각 작업을 본격화했지만 후보군에 유일한 공석인 여가부 장관은 없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안에도 여가부 향방은 담기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교제 폭력 사건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각종 성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여가부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부처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쉽게 움직여선 안 된다는 소극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장관이 없는 가운데 장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차관은 부처 조직 개편 등 내부 인사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부처 간 줄 세우기와 여가부 방치를 멈춰야 한다. 이번 교제 폭력 사건들의 심각성에서 드러나듯 한국 사회 성평등 문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루 평균 1.23명의 여성이 연인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맞아 죽기도 하는 사회가 온전히 평등하다고 보기 어렵다. 수많은 지표에서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자평하지만 성평등 지표만큼은 여전히 순위권 밖이다. 특히나 현 정부가 강조하는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성평등과 가족, 여성 권익을 다루는 부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부처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으로 방치할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443096?sid=110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19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리플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이니스프리💚] 모공결부터 속광까지 #바르는스킨부스터 이니스프리 NEW 레티놀 PDRN 앰플 체험 이벤트 214
  •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 ◤더쿠 이용 규칙◢
  •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9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2
  •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속보] 바이든, 해리스 부통령을 미 민주 대선후보로 공식 지지
    • 03:40
    • 조회 159
    • 기사/뉴스
    3
    • 공차 20잔 시키고 “버려 주세요”…황당 요구 ‘이 굿즈’ 때문이라는데
    • 03:40
    • 조회 138
    • 기사/뉴스
    2
    • 마술을 하나 배웠습니다
    • 03:39
    • 조회 44
    • 이슈
    1
    • 삼겹살 맛있는 부위가 맞나요?
    • 03:37
    • 조회 202
    • 유머
    6
    • 자칭타칭 호주최대 한인사이트 '호주나라'에서 버젓이 공개운영되는 성인업소구인란
    • 03:36
    • 조회 260
    • 정보
    4
    • 바이든 대선후보 사퇴 직후 트럼프 반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03:26
    • 조회 1705
    • 이슈
    17
    • 나띠가 다른 여자랑 무대하고 뽀뽀했다고 질투 오지게 하는 키스오브라이프 멤버들ㅋㅋㅋㅋㅋ
    • 03:13
    • 조회 630
    • 유머
    1
    • [속보] '대선후보직 사퇴' 바이든, 해리스 부통령 지지는 표명 안해
    • 03:11
    • 조회 1338
    • 기사/뉴스
    15
    • 바이든 재선 포기 선언문.txt
    • 03:07
    • 조회 1303
    • 이슈
    7
    • [속보]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 “재선 도전 포기”
    • 03:07
    • 조회 730
    • 기사/뉴스
    5
    • 너무 당황스러운 강아지 파양 릴스
    • 02:57
    • 조회 5746
    • 이슈
    99
    • 미쳐버린 설치류처럼 오이고추 먹방하는 양세찬
    • 02:52
    • 조회 1564
    • 유머
    13
    • [1보]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 02:51
    • 조회 10002
    • 기사/뉴스
    226
    • 유퀴즈 유재석 : 지창욱씨랑 공통점이 딱 하나 있더라구. 나랑~
    • 02:49
    • 조회 1259
    • 이슈
    7
    • 요즘 여자들한테도 손석구가 인기 폭증중인 이유.jpg
    • 02:45
    • 조회 2908
    • 이슈
    27
    • 20년 전 오늘 개봉한 레전드 하이틴 영화
    • 02:38
    • 조회 1315
    • 이슈
    6
    • SBS 가요대전에 혼자 드레스 입고 간 이영지
    • 02:38
    • 조회 2920
    • 유머
    18
    • 친오빠한테 터치 챌린지 했을 때 반응
    • 02:31
    • 조회 1249
    • 이슈
    4
    • 휀걸: 우주소녀 보나 언니 집에서 재밌는거 뭐 있어요?
    • 02:29
    • 조회 1447
    • 정보
    4
    • 식물갤러의 옥상 정원 만들기
    • 02:26
    • 조회 2657
    • 유머
    11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