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기자수첩]여가부, 언제까지 방치만 할 건가
7,431 19
2024.07.09 10:57
7,431 19
최근 교제 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자 지난달 여당은 당정 협의를 열고 법무부, 경찰청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피해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핫라인 구축, 관련 법 개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엔 정작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없었다.

이후 여가부는 현장 간담회를 열고 교제 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역시나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의 협조 계획은 빠져 있었다. 직접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는 가해자 처벌 대응 방안이 제외된 채 기존의 피해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관련 방안의 예산 계획도 포함되지 못했다.


정책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온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오랜 시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해왔으나 소관 법 하나 만들어지지 못했던 교제 폭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성 폭력을 다루는 여가부는 물론이고 피해 신고와 가해자를 검거하는 경찰청, 이를 처벌하는 법무부의 고민이 더해져야 하는 문제다. 부처 간 협의 과정이 빠졌으니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부처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상황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힘이 약한 여가부는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만들고 싶어도 다른 부처의 협조를 얻어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업무 과정에서 다른 부처에 정책 주도권과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고 토로한다. 마치 ‘서울에 있는 여가부 공무원들은 일을 못 한다’라는 굴레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여가부가 이토록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건 정부의 노골적인 폐지 의도 때문이다. 여당의 총선 패배로 정부조직법 개정에 제동이 걸린 정부가 이제는 ‘여가부 말려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 2월 김현숙 전 장관이 사퇴한 지 140일가량 여가부는 전례 없는 ‘장관 공석 상태’에 직면해 있다. 지난 4일 정부는 장관급 인사를 교체해 개각 작업을 본격화했지만 후보군에 유일한 공석인 여가부 장관은 없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안에도 여가부 향방은 담기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교제 폭력 사건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각종 성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여가부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부처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쉽게 움직여선 안 된다는 소극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장관이 없는 가운데 장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차관은 부처 조직 개편 등 내부 인사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부처 간 줄 세우기와 여가부 방치를 멈춰야 한다. 이번 교제 폭력 사건들의 심각성에서 드러나듯 한국 사회 성평등 문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루 평균 1.23명의 여성이 연인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맞아 죽기도 하는 사회가 온전히 평등하다고 보기 어렵다. 수많은 지표에서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자평하지만 성평등 지표만큼은 여전히 순위권 밖이다. 특히나 현 정부가 강조하는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성평등과 가족, 여성 권익을 다루는 부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부처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으로 방치할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443096?sid=110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닥터웰메이드원X더쿠💙] 나 왔네 형.. ✨화제의 좁쌀피지 순삭패치! 30명 체험 이벤트 267 09.05 24,50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431,51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087,84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876,69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5,137,08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594,0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9 20.09.29 3,556,28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7 20.05.17 4,117,75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6 20.04.30 4,658,4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271,98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97220 이슈 팬싸 유사계들 뇌절하는 이유 이거때문임 21:08 0
2497219 이슈 요아정으로 또 싸움 붙은 GS vs CU 21:08 4
2497218 이슈 투잡 뛰던 아이 셋 아빠 만취 차량에 의식 불명 운전자는 의대 교수 1 21:07 96
2497217 기사/뉴스 “둘이 손잡고 나가라”…‘졸전’ 무승부에 난리난 축구협 SNS 1 21:06 122
2497216 정보 네페 12원(끝) 5 21:06 254
2497215 이슈 역대급 대환장이었던 어제자 대친소 라이브 21:06 138
2497214 유머 ........................시위핑? 12 21:05 470
2497213 이슈 온유 매력 챌린지 (with. 르세라핌 허윤진) 5 21:05 107
2497212 팁/유용/추천 패션 트렌드 알고 싶을 때 가장 간단한 방법 21:05 224
2497211 이슈 르세라핌 CRAZY 미포티 주간 스트리밍 량 3 21:05 167
2497210 기사/뉴스 [퍼스널리티] 김준한, 감출 수 없는 리듬감…이토록 완벽한 완급조절 1 21:05 139
2497209 이슈 미국의 10만원 상당 랍스타 뷔페에서 일어난 무개념 고객 사건 1 21:05 397
2497208 이슈 딥페이크 참고인 조사만 했는데… 고교생, 아파트 19층서 투신 소동 1 21:04 126
2497207 유머 자기 전에 팬티 수갑 만들어 주는 달글 14 21:03 803
2497206 이슈 KISS OF LIFE (키스오브라이프) | SINGLES 화보 촬영 현장 비하인드 21:03 38
2497205 유머 의외로 태양계에서 위험한 행성.jpg 2 21:02 532
2497204 이슈 [KBO] 수비로 2아웃 만드는 삼성 수비 23 21:02 547
2497203 정보 중부는 일시적으로 찬 공기가 남하해 선선했지만 남부는 더웠던 오늘, 내일은 다시 중부지방도 기온 오르겠고 남부중심으로 강한 소나기도 내릴 내일 전국 날씨 & 기온 & 강우량.jpg 8 21:01 264
2497202 유머 떡잎부터 다른 강쥐 4 21:01 352
2497201 이슈 [언니네 산지직송] 덱스와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수있어🏍 여보 미안해!!!!! 7 21:00 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