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기자수첩]여가부, 언제까지 방치만 할 건가
3,862 19
2024.07.09 10:57
3,862 19
최근 교제 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자 지난달 여당은 당정 협의를 열고 법무부, 경찰청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피해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핫라인 구축, 관련 법 개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엔 정작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없었다.

이후 여가부는 현장 간담회를 열고 교제 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역시나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의 협조 계획은 빠져 있었다. 직접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는 가해자 처벌 대응 방안이 제외된 채 기존의 피해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관련 방안의 예산 계획도 포함되지 못했다.


정책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온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오랜 시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해왔으나 소관 법 하나 만들어지지 못했던 교제 폭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성 폭력을 다루는 여가부는 물론이고 피해 신고와 가해자를 검거하는 경찰청, 이를 처벌하는 법무부의 고민이 더해져야 하는 문제다. 부처 간 협의 과정이 빠졌으니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부처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상황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힘이 약한 여가부는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만들고 싶어도 다른 부처의 협조를 얻어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업무 과정에서 다른 부처에 정책 주도권과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고 토로한다. 마치 ‘서울에 있는 여가부 공무원들은 일을 못 한다’라는 굴레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여가부가 이토록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건 정부의 노골적인 폐지 의도 때문이다. 여당의 총선 패배로 정부조직법 개정에 제동이 걸린 정부가 이제는 ‘여가부 말려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 2월 김현숙 전 장관이 사퇴한 지 140일가량 여가부는 전례 없는 ‘장관 공석 상태’에 직면해 있다. 지난 4일 정부는 장관급 인사를 교체해 개각 작업을 본격화했지만 후보군에 유일한 공석인 여가부 장관은 없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안에도 여가부 향방은 담기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교제 폭력 사건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각종 성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여가부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부처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쉽게 움직여선 안 된다는 소극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장관이 없는 가운데 장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차관은 부처 조직 개편 등 내부 인사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부처 간 줄 세우기와 여가부 방치를 멈춰야 한다. 이번 교제 폭력 사건들의 심각성에서 드러나듯 한국 사회 성평등 문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루 평균 1.23명의 여성이 연인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맞아 죽기도 하는 사회가 온전히 평등하다고 보기 어렵다. 수많은 지표에서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자평하지만 성평등 지표만큼은 여전히 순위권 밖이다. 특히나 현 정부가 강조하는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성평등과 가족, 여성 권익을 다루는 부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부처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으로 방치할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443096?sid=110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LG생활건강💕] 모공고민 싹-! <케어존플러스 P-케어 모공탄력 세럼> 체험 이벤트 388 07.18 44,179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377,52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497,00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181,75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309,32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541,149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824,83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135,7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3,078,63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9 20.05.17 3,705,21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2 20.04.30 4,248,65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751,2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62013 유머 방독면 착용하고 먹어야 되는 모듬가스 01:27 9
2462012 유머 어려운걸 해낸 어느 가게주인 1 01:26 211
2462011 유머 전재산 담을때 필요한 가방 4 01:24 572
2462010 이슈 광기의 자판기 01:23 270
2462009 유머 잉챠잉챠 우체통에 앉아서 대나무 뽑는 후이바오 🐼 4 01:22 339
2462008 유머 서울대에 간 비법 소개 4 01:18 858
2462007 이슈 15년 전 오늘 발매♬ 아이우치 리나 'STORY/SUMMER LIGHT' 01:17 25
2462006 이슈 은혜갚은 피규어 1 01:17 448
2462005 유머 디자이너가 정말 화가날때.gif 9 01:17 1,025
2462004 유머 묘하게 납득 되는 말 4 01:16 561
2462003 유머 전기공이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 순간포착 3 01:15 831
2462002 유머 당근에서 나온 흔한 무료 나눔글 18 01:14 1,984
2462001 유머 중국의 ㅎㄷㄷ한 예물 수준.gif 15 01:13 1,936
2462000 이슈 요즘 커뮤에서 문제라는 현상.jpg 7 01:13 1,316
2461999 이슈 중소기업에서 가장 믿으면 안되는 말 6 01:12 1,231
2461998 유머 펄펄 끓는 국밥을 본 외국인들의 생각 11 01:12 1,498
2461997 이슈 스타트업 특징 3 01:11 673
2461996 유머 역사가 말해주는 백업의 중요성 4 01:10 1,085
2461995 이슈 길가다 우연히 구조한 친칠라 13 01:10 1,135
2461994 이슈 아빠 직장에 갑자기 찾아온 딸 5 01:10 1,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