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기자수첩]여가부, 언제까지 방치만 할 건가
8,254 19
2024.07.09 10:57
8,254 19
최근 교제 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자 지난달 여당은 당정 협의를 열고 법무부, 경찰청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피해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핫라인 구축, 관련 법 개정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자리엔 정작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없었다.

이후 여가부는 현장 간담회를 열고 교제 폭력 대책을 내놨지만 역시나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의 협조 계획은 빠져 있었다. 직접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는 가해자 처벌 대응 방안이 제외된 채 기존의 피해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관련 방안의 예산 계획도 포함되지 못했다.


정책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온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오랜 시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해왔으나 소관 법 하나 만들어지지 못했던 교제 폭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성 폭력을 다루는 여가부는 물론이고 피해 신고와 가해자를 검거하는 경찰청, 이를 처벌하는 법무부의 고민이 더해져야 하는 문제다. 부처 간 협의 과정이 빠졌으니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부처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상황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힘이 약한 여가부는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만들고 싶어도 다른 부처의 협조를 얻어낼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들은 업무 과정에서 다른 부처에 정책 주도권과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고 토로한다. 마치 ‘서울에 있는 여가부 공무원들은 일을 못 한다’라는 굴레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여가부가 이토록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건 정부의 노골적인 폐지 의도 때문이다. 여당의 총선 패배로 정부조직법 개정에 제동이 걸린 정부가 이제는 ‘여가부 말려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뒤따른다. 실제 지난 2월 김현숙 전 장관이 사퇴한 지 140일가량 여가부는 전례 없는 ‘장관 공석 상태’에 직면해 있다. 지난 4일 정부는 장관급 인사를 교체해 개각 작업을 본격화했지만 후보군에 유일한 공석인 여가부 장관은 없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안에도 여가부 향방은 담기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교제 폭력 사건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 각종 성폭력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여가부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부처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쉽게 움직여선 안 된다는 소극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장관이 없는 가운데 장관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차관은 부처 조직 개편 등 내부 인사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부처 간 줄 세우기와 여가부 방치를 멈춰야 한다. 이번 교제 폭력 사건들의 심각성에서 드러나듯 한국 사회 성평등 문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루 평균 1.23명의 여성이 연인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맞아 죽기도 하는 사회가 온전히 평등하다고 보기 어렵다. 수많은 지표에서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자평하지만 성평등 지표만큼은 여전히 순위권 밖이다. 특히나 현 정부가 강조하는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성평등과 가족, 여성 권익을 다루는 부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부처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으로 방치할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443096?sid=110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목소리의 형태> 야마다 나오코 감독 신작! 10월 감성 끝판왕 애니메이션 <너의 색> 예매권 이벤트 203 10.05 25,60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936,30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630,08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576,919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938,12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830,5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863,39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420,35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901,44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581,5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18288 이슈 영케이에게 발생한 (강다니엘 닮은 이모가?엄마도?)st 상황 04:43 2
2518287 이슈 슈돌 은우, 정우 여권사진 5 04:18 621
2518286 이슈 식감이 진짜 좋다는 생선 특수부위 4 04:12 1,013
2518285 이슈 한때 포털 사이트 1위었던 사이트 8 03:30 2,880
2518284 유머 기생충 개봉전 레전드 성지글 7 03:29 2,822
2518283 기사/뉴스 울 엄마는 왜 ‘꽃’만 보면 사진 찍을까 10 03:26 1,797
2518282 이슈 “나 돈 많이 쓰나?” 2030세대 월 평균 120만원 소비 46 03:13 2,199
2518281 이슈 백인 암내 때문에 숙소 옮기는 한국인 .jpg 18 03:06 3,882
2518280 이슈 원덬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돌의 남돌 댄스커버 4 03:05 937
2518279 이슈 어제자 숏컷펌으로 헤어스타일 바꾸고 나타난 전소연 19 03:04 3,400
2518278 유머 소소하게 화제인 한 분석관의 은밀하고도 꾸준한 취향 6 02:53 2,239
2518277 유머 아들 차 타고 아들 데릴러 가는 (펜싱)김준호 ㅋㅋㅋㅋㅋ 12 02:33 2,771
2518276 이슈 갑자기 버블로 충격 고백을 한 슬기 (feat. 단발) 8 02:31 3,607
2518275 이슈 양방향 소통 가능한 버추얼아이돌 플레이브 콘서트 11 02:26 1,937
2518274 이슈 1분만에 지락실🕹멤버 존똑으로 그려내는 오마이걸 미미 2 02:26 2,075
2518273 유머 친오빠 신혼여행 갔는데 빨리 보고싶다.... 1 02:07 5,732
2518272 이슈 올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4경기 연속골 넣고 있는 아시아선수.gif 02:03 2,361
2518271 이슈 로고 플레이 돈냄새 나게 잘하는 투바투 8 01:53 3,491
2518270 유머 경주의 어느 손칼국수집 78 01:46 12,857
2518269 유머 드디어 자신이 고양이라는것을 깨달은 해린 12 01:45 3,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