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이유로 리더십과 경기 철학 등을 들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재진 대상 브리핑에서 홍 감독을 선임한 8가지 이유를 밝혔다. 이 이사가 밝힌 이유는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이다.
이 이사는 울산에서 홍 감독이 보여준 전략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며, K리그1 2연패 등의 성과가 외국인 지도자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고 표현하며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홍 감독이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도자로서 실패한 경험도 한국 축구를 위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축구협회는 올 2월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뒤 100명 안팎의 외국인 감독 후보를 검토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한국 축구대표팀은 5개월가량 정식 사령탑 없이 황선홍·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등 A매치를 치렀다.
축구협회는 최근에야 최종 후보를 압축했고 이 이사가 지난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을 위해 유럽 출장을 다녀왔지만 적임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이사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고,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본인이 전권을 위임 받아 홍 감독을 선임했으며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날 밤 11시에 홍 감독을 자택 앞에서 만나 설득했다는 이 이사는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혼자서)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공식적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2027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가량 임기를 보장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단기간 결과로 평가하기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전술 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유럽 출신 코치 2명을 두는 조건을 홍 감독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20년 12월부터 이끌어온 울산을 떠나게 됐다. 이 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계속 이끌어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시즌 중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K리그와 울산 팬들께는 시즌 중 클럽을 떠나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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