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회사 밖은 지옥” 후배 리더 아래서 버티는 엘더
5,403 16
2024.07.08 08:46
5,403 16

정규직 근로자 평균 근속연수 98개월 기록해 역대 최장
50대 창업은 3년째 줄어 26만명…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일러스트=김성규

일러스트=김성규

 

대기업 A사의 직원들은 50대가 돼도 임원이나 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만년 차장급을 ‘엘더(elder·연장자)’라고 부른다. 임원이나 팀장을 뜻하는 ‘리더(leader)’에 빗댄 것이다. 이 회사 팀장급 이모(46)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승진에서 밀린 선배들이 편의점이나 치킨집을 차리거나 납품사를 꾸리는 식으로 ‘제2의 인생’을 찾아나갔는데, 요즘은 정년까지 버티는 분위기”라고 했다.

 

나이는 많지만 직급이 낮은 엘더들을 대하는 방식은 직군마다 다르다. 사무직군 부서에서는 40대 후반 ‘리더’가 50대 ‘엘더’들에게 회계 서류 검토 등 단순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고 있다. 반면 상·하급자 간 위계질서가 강한 생산직군은 불편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엘더들을 따로 모아 품질 검수 등을 담당하는 별도 팀을 만들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은퇴를 앞두고 자영업 창업에 도전하기보다 회사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50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현재 60대가 된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50대 시절 만년 차장·부장 생활을 접고 편의점 등을 차린 것과 달리, 지금 50대인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들은 회사 밖에서 지옥을 맛본 선배들의 ‘학습 효과’를 교훈 삼아 어린 상급자 밑에서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7일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정규직 임금 근로자의 평균 근속 연수는 지난해 98개월로 첫 통계가 집계된 2004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평균 근속 연수는 1차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된 2015년엔 88개월이었지만, 8년새 10개월 늘어난 것이다. 근속 연수가 늘어난 것은 창업하는 50대가 줄어든 점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사업자나 법인 형태로 신규 사업체를 꾸린 50대는 26만2877명으로 2021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6년(28만9138명) 이후 가장 적다. 전체 창업자 가운데 50대의 비율도 지난해 21.2%로 역대 최저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 1인 미디어 등 창업이 늘면서 20대 창업 비율은 지난해 13.7%, 30대는 25%로 역대 최대다.
 

그래픽=김성규

 


◇“회사는 전쟁터? 밖은 지옥”

 

20년 차 IT 분야 대기업 부장 김모(47)씨는 “정년퇴직하는 직장 선배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1년에 한두번 정년퇴직 공지가 뜨고 정년퇴직자 수도 한 자릿수에 그쳤는데, 요즘은 한 달에 10여 명씩 정년퇴직 명단이 게시된다는 것이다. 김씨는 “‘창업해본 선배들’을 만나면 ‘회사 안은 전쟁터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웹툰 ‘미생’의 대사를 인용하며 창업을 만류한다”며 “선배들의 잔소리가 40·50대 동료들이 회사에서 버티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는 “대기업도 어려운데 직장인들이 주고객인 자영업이 잘될 리가 있겠냐는 분위기가 팽배해 창업은 엄두도 안 내는 분위기”라며 “IT 분야 창업도 20~30대 직원들이 할 뿐, 40~50대는 만년 차장, 부장에 머무르더라도 정년을 채우자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한 50대 은행원은 “늦은 나이지만 은행에 남아서 열심히 해보는 것이 밖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 사장님’이라는 선택지를 버린 50대들은 만년 차장 신세를 감수하고 직장에서 버티고 있다. 최근 한 대형 마트가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지원자가 수십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직원은 “80년생 전후 부서장이 나와도 승진에서 밀린 70년대생이 옛날처럼 그만두지 않고 버티는 분위기”라며 “점포 정리정돈 담당으로 발령이 나도 자녀들이 어리고 ‘나가봐야 뾰족한 수도 없다’는 이유로 적응하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 희망퇴직 두 자릿수 감소세

 

모바일 금융 확대 분위기에 맞춰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기 위해 억대 퇴직금을 주고 희망퇴직을 독려해온 은행권에서도 희망퇴직 열풍은 식어가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1~6월) 희망퇴직 인원은 1496명으로 작년 상반기(1729명)보다 13.5%(233명) 줄었다. 한 시중은행 차장은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수백만원대 월급이 한 번에 찍히는 수억원대 퇴직금보다 안정감이 오히려 높다고 생각하는 고참 직원이 많다”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 50대 팀장급 직원은 “50대 후반에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돼 월급이 반 토막 나도 버티는 직원이 많다”며 “늦은 나이에 자녀를 갖는 경우가 늘면서 50대가 돼도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가 많은데, 자녀들이 장성할 때까지 은행원 직함을 달고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그만두더라도 창업 대신 다른 회사로

 

1962년생인 B씨는 5년 넘게 한 대기업에서 ‘부장급 팀원’ 생활을 하다가 2022년 정년을 마치고 퇴직했다. 동기나 후배들이 팀장 직책을 단 뒤 빠르게는 40대 중반부터 임원으로 승진했지만, A씨는 한 번도 팀장을 달지 못하고 직급만 부장급으로 높아졌다. 2년 치 월급을 주고 희망퇴직하라는 회사 공고가 수시로 떴지만, 그는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 B씨의 회사 후배인 40대 직원은 “거액의 퇴직금을 준비 안 된 창업으로 일시에 날리느니 안정적인 월급을 따박따박 받으며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 낫다는 ‘롤 모델’을 알려준 선배”라고 했다.

 

다니던 직장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더라도 창업하는 대신 다른 직장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44803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마티카🧡] 흔적 순삭! 재구매 각! 순한 잡티 흔적 세럼이 왔다! <오렌지 흔적 세럼> 체험 이벤트 536 07.11 81,540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318,55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451,682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126,03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257,38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455,704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741,2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88,14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3,050,05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8 20.05.17 3,676,92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1 20.04.30 4,221,01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718,22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878 기사/뉴스 7살 9살 자매 성추행한 70대 노인, 징역 5년 1 15:08 76
302877 기사/뉴스 [단독] 지창욱, '유퀴즈' 출격‥유재석·조세호와 만남 성사 1 15:08 36
302876 기사/뉴스 “김민재 좋아한다”…꿈 좇는 왼발잡이 센터백 ‘재일교포’의 최종 목표는 ‘태극마크’와 ‘해외진출’ [SS현장] 1 15:04 219
302875 기사/뉴스 '언니네 산지직송' 김세희 PD "염정아→덱스 4남매 찐케미..너무 귀여워" 15:01 191
302874 기사/뉴스 MLB 올스타전 美 국가 제창 대참사…"술 취했다" 인정 15:00 373
302873 기사/뉴스 [단독] 이제훈·이동휘·차은우·곽동연, 핀란드로 떠난다..tvN 새 예능 출연 34 14:59 1,496
302872 기사/뉴스 호텔방서 발견된 남녀 시체 6구…용의자는 7번째 손님 2 14:58 1,823
302871 기사/뉴스 옥주현의 힘! ‘베르사유의 장미’ 첫공 매진→성황 14:53 343
302870 기사/뉴스 올여름 따라 하고 싶은 스타들의 블랙 드레스 룩 9 2 14:47 536
302869 기사/뉴스 호텔서 일산화탄소 중독 의심 사고…9명 병원 이송 6 14:38 1,802
302868 기사/뉴스 [단독]'심야괴담회', 재연배우 대신 AI 쓴 이유 "제작비 압박"(일문일답) 39 14:35 3,308
302867 기사/뉴스 이성민X이규형 ‘핸섬가이즈’ 흥행 감사 전한다‥18일 ‘여성시대’ 출격 3 14:32 681
302866 기사/뉴스 전소연, 月 최대 저작권료 10억인데 “데뷔 빚 청산만 3년 걸려” 5 14:27 1,560
302865 기사/뉴스 송강·이도현 키웠다…"가능성 보고 '스위트홈' 캐스팅, 성장 뿌듯해" 3 14:27 732
302864 기사/뉴스 방콕 호텔서 6명 입에 거품 물고 사망..투숙객 추적 22 14:24 3,099
302863 기사/뉴스 '물과 기름' 엄태구 vs 권율, 불편한 저녁 회동…한선화 난감하네 ('놀아주는 여자') 4 14:22 568
302862 기사/뉴스 [속보] 코스피, 낙폭 확대…SK하이닉스, 4%대 '급락' 1 14:20 1,016
302861 기사/뉴스 “난 올인했다” 사퇴론 일축 바이든, 사흘만에 트럼프 공격 재개 14:18 282
302860 기사/뉴스 비행기서 쓰러진 韓 40대 여성…급히 日병원 옮겼지만 끝내 사망 7 14:17 3,547
302859 기사/뉴스 "대만 보호하겠냐" 질문에…트럼프 "우리가 얼마나 멍청하냐" 11 14:05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