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서양 그림을 처음 접하고 경악했던 조선 지식인들
9,460 14
2024.07.06 21:32
9,460 14

wkOTnP

 

동쪽 벽 위에는 신장(神將)이 하나 있었는데, 그의 몸에는 날개 두 개가 달려 있었다. 발로는 박쥐 같은 귀조(鬼鳥) 를 밟고 날개를 수레바퀴 모양으로 한 채 막 땅으로 내려서는 형상이었다.


천신이 항마저(降魔杵)로 귀조의 머리를 찧고 있었는데, 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와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이 느껴졌다. 세상에 신장이 없다면 모를까, 만약 있다면 그 형상이 필시 이와 같을 듯하였다.

 

이기지 - 일암연기一菴燕記

 

MljVrG

[천주당의] 북쪽 벽에는 철사 줄이 목에 매어 있는 큰 개의 그림이 있는데 언뜻 보니 물려고 덤비는 것 같아 무서웠다. 그 그림 밑에는 살아 있는 개 몇 마리가 그늘에 누웠는데 그림의 개와 살아 있는 개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덕무 - 입연기入燕記

 

 

ZiqNfo

 

천주당 가운데 바람벽과 천장에 그려져 있는 구름과 인물들은 보통 생각으로는 헤아려 낼 수 없었고, 또 보통의 언어, 문자로는 형용할 수도 없었다.


내 눈으로 이것을 보려고 하는데 번개처럼 번쩍이면서 먼저 내 눈을 뽑는 듯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 가슴 속을 꿰뚫고 들여다보는 것이 싫었고, 또 내 귀로 무엇을 들으려고 하는데 굽어보고 쳐다보고 돌아보는 그들이 먼저 내 귀에 무엇을 속삭였다.


또 사람 머리, 사람 몸뚱이에서 새 날개가 돋아난 자도 있었으며 백 가지가 기괴망측하여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해 낼 수도 없었다.


천장을 우러러보니 수없는 어린애들이 오색구름 속에서 뛰노는데, 허공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살결을 만지면 따뜻할 것만 같고 팔목이며 종아리는 살이 포동포동 쪘다. 갑자기 구경하는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라 어쩔 바를 모르며 손을 벌리고서 떨어지면 받을 듯이 고개를 젖혔다.


박지원 - 열하일기熱河日記

 

 

KBUQVf

 

방 안은 우뚝 솟았으며 사방을 벽돌로 높이 쌓았고, 둥근 창문이 서로 비치는데 모두 유리를 사용하였다. 그 칸막이를 열고 안 칸으로 들어가니 주벽(主壁)에 죽은 사람 하나를 걸어 놓았다.


대개 벽 위에 십(+)자로 된 나무판자를 붙이고 사람의 머리 위와 사지(四肢)에 모두 쇠못을 박아 내걸어, 마치 거열(車裂) 하는 형상과 같은데 완연히 고결한 풍채의 사람이었다.


피부와 살, 손톱과 머리카락이 꼭 살아있는 사람 같은데 온몸이 나체였으며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쇠못 자리에서 붉은 선혈이 쏟아져 뚝뚝 떨어지는데, 그 얼굴을 보니 방금 죽어 식지도 않은 것 같아 현기증이 나도록 참혹하여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연행사 이재흡은 십자가상을 보고 나서 천주교 신자이 어떻게 죽음을 그리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는지 알 거 같다는 감상을 남겼습니다.)


이재흡 - 부연일기赴燕日記

 

 

 

근세 연행사로 떠나 북경 천주당을 방문했던 조선 지식인들이 남겼던 기록입니다.

 

대부분 원근법과 세밀한 묘사에 크게 감탄해 서양화를 구하려 했던 움직임도 있었다니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https://m.fmkorea.com/best/7218628947

목록 스크랩 (3)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데이지크💗] 말랑퐁신! 짐승용량! 스윗 하트 컬렉션 NEW 립앤치크 ‘수플레 컬러 팟’ 4컬러 체험 이벤트 278 00:09 4,923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556,83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654,582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305,53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521,32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765,479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047,62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218,99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6 20.09.29 3,162,86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02 20.05.17 3,791,8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2 20.04.30 4,347,76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849,30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70638 유머 비주얼은 테무인데 사운드는 압구정 갤러리아임 2 03:24 407
2470637 유머 이탈리아 인간들 올림픽 중계중에 프레스룸 커피 센강 물로 만들었나보다 마실수 없다 이런 소리 침착하게 함ㅋㅋㅋㅋㅋㅋ.x 3 03:21 539
2470636 이슈 춤선 ㄹㅇ 쫀득한 이채연 손동표 챌린지 03:17 129
2470635 이슈 22년 전 오늘 발매♬ 아이우치 리나 'Sincerely Yours/Can you feel the POWER OF WORDS?' 02:59 76
2470634 유머 부부싸움을 본 아이의 행동 13 02:59 1,545
2470633 이슈 해외에서 핫한 한국선수 영상 그리고..... twt. 11 02:47 3,603
2470632 이슈 넷플릭스, 헐리우드 저리가라인 프랑스 정치계 커플.jpg 20 02:42 2,502
2470631 이슈 @: 당신이 사귄 남자들의 이름을 노래에 넣는다면, 어떤 남자가 당신과 데이트하고 싶어 할까요? 9 02:37 1,308
2470630 이슈 누나 4명있는집 막내아들로 살아남기.twt 13 02:36 2,242
2470629 이슈 한국인 최초로 방탄보다 그래미를 먼저 수상한 가수 7 02:35 1,947
2470628 이슈 ~오란고교 호스트부 영화판~ 일명 닉쿤 혼자 호스트부.jpg 18 02:33 1,131
2470627 이슈 케이팝 쓰레기 가사 원탑 노래 (미친시숙 아님) 12 02:30 1,692
2470626 이슈 가정폭력 정당화로 더 빡치는 말은? 11 02:27 1,307
2470625 이슈 날 때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의 시조새격인 길버트-앤 23 02:20 1,987
2470624 이슈 속보)) 🏹 양궁 김제덕 64강 경기 내일로 연기 65 02:15 10,980
2470623 이슈 (오피셜) 김제덕 양궁 64강전 내일로 연기. 2 02:15 1,895
2470622 이슈 KARD(카드) 7th Mini Album [ Where To Now? (Part.1 : Yellow Light) ] COMING UP POSTER 1 02:12 473
2470621 이슈 수요 없는 공급, 예쁜 쓰레기 인조 13 02:11 3,220
2470620 이슈 당신은 사도세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4 02:10 778
2470619 이슈 나만의 특이한 이상형 있어? 116 02:08 4,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