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서양 그림을 처음 접하고 경악했던 조선 지식인들
7,756 14
2024.07.06 21:32
7,756 14

wkOTnP

 

동쪽 벽 위에는 신장(神將)이 하나 있었는데, 그의 몸에는 날개 두 개가 달려 있었다. 발로는 박쥐 같은 귀조(鬼鳥) 를 밟고 날개를 수레바퀴 모양으로 한 채 막 땅으로 내려서는 형상이었다.


천신이 항마저(降魔杵)로 귀조의 머리를 찧고 있었는데, 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와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이 느껴졌다. 세상에 신장이 없다면 모를까, 만약 있다면 그 형상이 필시 이와 같을 듯하였다.

 

이기지 - 일암연기一菴燕記

 

MljVrG

[천주당의] 북쪽 벽에는 철사 줄이 목에 매어 있는 큰 개의 그림이 있는데 언뜻 보니 물려고 덤비는 것 같아 무서웠다. 그 그림 밑에는 살아 있는 개 몇 마리가 그늘에 누웠는데 그림의 개와 살아 있는 개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덕무 - 입연기入燕記

 

 

ZiqNfo

 

천주당 가운데 바람벽과 천장에 그려져 있는 구름과 인물들은 보통 생각으로는 헤아려 낼 수 없었고, 또 보통의 언어, 문자로는 형용할 수도 없었다.


내 눈으로 이것을 보려고 하는데 번개처럼 번쩍이면서 먼저 내 눈을 뽑는 듯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 가슴 속을 꿰뚫고 들여다보는 것이 싫었고, 또 내 귀로 무엇을 들으려고 하는데 굽어보고 쳐다보고 돌아보는 그들이 먼저 내 귀에 무엇을 속삭였다.


또 사람 머리, 사람 몸뚱이에서 새 날개가 돋아난 자도 있었으며 백 가지가 기괴망측하여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해 낼 수도 없었다.


천장을 우러러보니 수없는 어린애들이 오색구름 속에서 뛰노는데, 허공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살결을 만지면 따뜻할 것만 같고 팔목이며 종아리는 살이 포동포동 쪘다. 갑자기 구경하는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라 어쩔 바를 모르며 손을 벌리고서 떨어지면 받을 듯이 고개를 젖혔다.


박지원 - 열하일기熱河日記

 

 

KBUQVf

 

방 안은 우뚝 솟았으며 사방을 벽돌로 높이 쌓았고, 둥근 창문이 서로 비치는데 모두 유리를 사용하였다. 그 칸막이를 열고 안 칸으로 들어가니 주벽(主壁)에 죽은 사람 하나를 걸어 놓았다.


대개 벽 위에 십(+)자로 된 나무판자를 붙이고 사람의 머리 위와 사지(四肢)에 모두 쇠못을 박아 내걸어, 마치 거열(車裂) 하는 형상과 같은데 완연히 고결한 풍채의 사람이었다.


피부와 살, 손톱과 머리카락이 꼭 살아있는 사람 같은데 온몸이 나체였으며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쇠못 자리에서 붉은 선혈이 쏟아져 뚝뚝 떨어지는데, 그 얼굴을 보니 방금 죽어 식지도 않은 것 같아 현기증이 나도록 참혹하여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연행사 이재흡은 십자가상을 보고 나서 천주교 신자이 어떻게 죽음을 그리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는지 알 거 같다는 감상을 남겼습니다.)


이재흡 - 부연일기赴燕日記

 

 

 

근세 연행사로 떠나 북경 천주당을 방문했던 조선 지식인들이 남겼던 기록입니다.

 

대부분 원근법과 세밀한 묘사에 크게 감탄해 서양화를 구하려 했던 움직임도 있었다니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https://m.fmkorea.com/best/7218628947

목록 스크랩 (3)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발을씻자💕] 발을씻자가 부릅니다. 강아지 발씻자 EVENT 530 07.05 87,924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179,92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320,37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997,64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090,9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331,132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573,70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34,61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998,73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4 20.05.17 3,624,50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0 20.04.30 4,185,57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66,8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53438 유머 안재현한테 연애사 참견하는 안재현 찐친 2 23:43 435
2453437 유머 핫게 나솔 반반 숏츠 15 23:41 1,070
2453436 이슈 뮤비 티저인 줄 알고 팬들 잠깐 설렌 리한나 인스타 1 23:40 259
2453435 이슈 양말에 태극기 새겨 넣은 린가드.jpg 9 23:39 945
2453434 유머 송바오 : 난 아무짓도 안했는뎅 4 23:39 1,122
2453433 이슈 원덬기준 웃긴 걸그룹 1위 우주소녀 웃긴짤 모음.jpg 1 23:38 246
2453432 이슈 나는솔로에서 가장 정상적인 남자출연자 25 23:33 3,324
2453431 이슈 23년 전 오늘 발매된_ "꿈을 모아서" 20 23:30 631
2453430 이슈 최근 온커뮤에서 난리났던 조현아 무대 이후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한 영상... 42 23:30 6,327
2453429 이슈 롤에 등장하는 뜻밖의 남미새 여캐 6 23:27 1,513
2453428 이슈 한국인 특: 자다가 옆사람 이불 다 뺏음 7 23:27 1,585
2453427 이슈 오늘자 한국 리듬게이머들 경악하고 있는 이유.................................. 5 23:27 2,081
2453426 유머 한쪽다리 올려놓고 먹는 루이후이🐼🐼 36 23:25 2,130
2453425 이슈 [놀아주는 여자] 엄태구 x 한선화 첫키스씬.gif 17 23:24 1,571
2453424 이슈 좋아하는 여자한테 뽀뽀 받고 힘풀려 기절하는 남자주인공.x 3 23:23 1,648
2453423 이슈 여출 사상검증 하는 어제자 나는솔로 21기 남자 영식 (핫게랑 다른 남출) 465 23:21 19,052
2453422 기사/뉴스 미, 중단했던 500파운드 폭탄 이스라엘 지원 재개 4 23:17 391
2453421 이슈 메이드 카페 메이드에게 한국 그림을 그려달라고 함.jpg 49 23:14 5,193
2453420 기사/뉴스 [속보] 노동계 1만840원·경영계 9천940원…최저임금 4차 수정안 177 23:12 5,280
2453419 유머 짹바오때문에 열심히 뛴 러바오💚🐼 우쒸~!! 22 23:11 2,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