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서양 그림을 처음 접하고 경악했던 조선 지식인들
7,745 14
2024.07.06 21:32
7,745 14

wkOTnP

 

동쪽 벽 위에는 신장(神將)이 하나 있었는데, 그의 몸에는 날개 두 개가 달려 있었다. 발로는 박쥐 같은 귀조(鬼鳥) 를 밟고 날개를 수레바퀴 모양으로 한 채 막 땅으로 내려서는 형상이었다.


천신이 항마저(降魔杵)로 귀조의 머리를 찧고 있었는데, 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와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이 느껴졌다. 세상에 신장이 없다면 모를까, 만약 있다면 그 형상이 필시 이와 같을 듯하였다.

 

이기지 - 일암연기一菴燕記

 

MljVrG

[천주당의] 북쪽 벽에는 철사 줄이 목에 매어 있는 큰 개의 그림이 있는데 언뜻 보니 물려고 덤비는 것 같아 무서웠다. 그 그림 밑에는 살아 있는 개 몇 마리가 그늘에 누웠는데 그림의 개와 살아 있는 개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덕무 - 입연기入燕記

 

 

ZiqNfo

 

천주당 가운데 바람벽과 천장에 그려져 있는 구름과 인물들은 보통 생각으로는 헤아려 낼 수 없었고, 또 보통의 언어, 문자로는 형용할 수도 없었다.


내 눈으로 이것을 보려고 하는데 번개처럼 번쩍이면서 먼저 내 눈을 뽑는 듯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나는 그들이 내 가슴 속을 꿰뚫고 들여다보는 것이 싫었고, 또 내 귀로 무엇을 들으려고 하는데 굽어보고 쳐다보고 돌아보는 그들이 먼저 내 귀에 무엇을 속삭였다.


또 사람 머리, 사람 몸뚱이에서 새 날개가 돋아난 자도 있었으며 백 가지가 기괴망측하여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해 낼 수도 없었다.


천장을 우러러보니 수없는 어린애들이 오색구름 속에서 뛰노는데, 허공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살결을 만지면 따뜻할 것만 같고 팔목이며 종아리는 살이 포동포동 쪘다. 갑자기 구경하는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라 어쩔 바를 모르며 손을 벌리고서 떨어지면 받을 듯이 고개를 젖혔다.


박지원 - 열하일기熱河日記

 

 

KBUQVf

 

방 안은 우뚝 솟았으며 사방을 벽돌로 높이 쌓았고, 둥근 창문이 서로 비치는데 모두 유리를 사용하였다. 그 칸막이를 열고 안 칸으로 들어가니 주벽(主壁)에 죽은 사람 하나를 걸어 놓았다.


대개 벽 위에 십(+)자로 된 나무판자를 붙이고 사람의 머리 위와 사지(四肢)에 모두 쇠못을 박아 내걸어, 마치 거열(車裂) 하는 형상과 같은데 완연히 고결한 풍채의 사람이었다.


피부와 살, 손톱과 머리카락이 꼭 살아있는 사람 같은데 온몸이 나체였으며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쇠못 자리에서 붉은 선혈이 쏟아져 뚝뚝 떨어지는데, 그 얼굴을 보니 방금 죽어 식지도 않은 것 같아 현기증이 나도록 참혹하여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연행사 이재흡은 십자가상을 보고 나서 천주교 신자이 어떻게 죽음을 그리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는지 알 거 같다는 감상을 남겼습니다.)


이재흡 - 부연일기赴燕日記

 

 

 

근세 연행사로 떠나 북경 천주당을 방문했던 조선 지식인들이 남겼던 기록입니다.

 

대부분 원근법과 세밀한 묘사에 크게 감탄해 서양화를 구하려 했던 움직임도 있었다니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https://m.fmkorea.com/best/7218628947

목록 스크랩 (3)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마티카🧡] 흔적 순삭! 재구매 각! 순한 잡티 흔적 세럼이 왔다! <오렌지 흔적 세럼> 체험 이벤트 316 00:07 14,796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176,26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317,05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996,14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083,44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320,174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567,16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31,33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996,36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1 20.05.17 3,624,50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0 20.04.30 4,184,21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66,06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7211 이슈 [이혜원] Edinburgh Dublin vlog 21:04 30
1367210 이슈 생수 살때 전자 vs 후자 10 21:03 331
1367209 이슈 NCT WISH 우리의 첫 필로우 토크와🛌💤 물놀이까지〰🏖 | WISH’s Wish★ EP. 3 21:02 35
1367208 이슈 Dreamcatcher(드림캐쳐) 'JUSTICE' Dance Video 20:59 26
1367207 이슈 실눈 뜨면 보인다는 글자 1 20:56 357
1367206 이슈 어제자 나는솔로에서 대게42만원+커피까지 산 출연자 정숙 187 20:54 7,859
1367205 이슈 꽃분이 유튜브 구독자수 10만 넘은 구성환 인스스 16 20:54 2,141
1367204 이슈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우는 아이를 발견한 라이더 17 20:53 1,578
1367203 이슈 누나라고 불러도 될까요..?(서인국×김윤아) 1 20:52 280
1367202 이슈 [이브이로그] 이브는 평소에 어떤 옷을 입을까?ㅣYves’s VLOG Ep.8 20:51 179
1367201 이슈 대만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가 하는 연습 6 20:49 921
1367200 이슈 롯데 아닌 구단에선 시구시타제의 와도 하지 않겠다 선언한 남돌 6 20:44 2,752
1367199 이슈 최근에 발굴된 키스오브라이프 하늘 데뷔전 사진 및 영상 4 20:44 1,053
1367198 이슈 연재시작도 안했는데 퀄리티 미친 것 같은 네이버 신작 웹툰 [작두] 티저 (연애혁명, 레사 작가신작) 23 20:42 2,495
1367197 이슈 관광객한테 물총 쏘며 나가라고 하는 바르셀로나 사람들 9 20:41 1,256
1367196 이슈 교도소에서 들어오는 민원 수준.jpg 29 20:39 3,117
1367195 이슈 [단독] 서울 유명 사립대생, 연인 불법촬영 혐의로 긴급 체포 56 20:38 3,813
1367194 이슈 논산훈련소에서 조교한테 일침 놓은 어머니 17 20:38 3,225
1367193 이슈 캥거루 새끼들이 5~9개월 동안 머문다는 어미 캥거루 주머니 속 15 20:32 2,796
1367192 이슈 신점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 다 알려주는 티빙 샤먼:귀신전 20 20:31 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