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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낚시 포스터는 금물, 스토리에 反하지 않는 게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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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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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승부사들] [28] 안대호 포스터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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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에는 기억을 소환하는 입구가 있다. 한 장의 포스터다. 디자인 스튜디오 ‘스테이’의 실장인 안대호(39) 디자이너는 15년간 국내에서 손꼽히는 화제작의 포스터를 만들어왔다. 지난주 박스오피스에서 한국 영화 1위를 차지한 코미디 ‘핸섬가이즈’,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이병헌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넷플릭스 ‘D.P.’등이 그의 작품이다.

포스터 작업은 상당수 영화 크랭크인 무렵 들어간다. 예외도 있다. 지난 4월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는 불과 3주 전에 맡았다. 안 실장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 우선 영문 예고편만 보고 이미지를 잡아나갔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해외판과 다르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해외판은 노랑과 빨강을 주조색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등장인물 5인의 얼굴 위주였다. 국내판은 주인공의 심리를 강조했다. 스파이라는 이중 정체성을 드러내려 계단에서 그림자가 경례하는 모습을 넣었다. 안 실장은 “박 감독께선 일단 해보라며 디자이너의 색깔을 드러낼 여지를 넓게 주고 결과물에 대해 의견을 구체적으로 주시는 스타일이라 반갑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포스터라고 해서 영화 이미지를 재가공만 하는 건 아니다. 포스터만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다시 촬영하듯 만들기도 한다. ‘헤어질 결심’의 국내판 포스터에 나오는 장면은 영화에 없다. 주연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가 나란히 앉은 장면을 새로 만들었다. 탕웨이의 원래 코트색은 카멜색이었으나 포스터 색감에 맞춰 푸른색으로 바꿨다. 사랑도 아니고 이별도 아닌 관계를 보여주려 둘의 손가락이 아련하게 닿아 있도록 처리했다. 또 빛을 강하게 넣었다. 빛의 모양과 영역은 박 감독이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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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포스터가 해외판에선 꽤 달라지기도 한다. 포인트는 캐스팅을 얼마나 강조하느냐에 달렸다. 작년 여름 흥행작 ‘콘크리트 유토피아’ 국내판은 주·조연이 골고루 노출되지만 해외판에선 이병헌과 박서준의 얼굴만 크게 부각됐다. 해외와 판권 계약이 오갈 때는 영화 완성 전인 경우가 많아 포스터가 더 중요하다. 대개 상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안 실장은 “때론 해외판 아트 포스터를 더 좋아하는 관객도 있다”고 했다.

가장 고민을 많이 한 작품 중 하나는 이순신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한산’이다. 1760만명을 동원한 최고 흥행작인 전작 ‘명량’의 이미지를 벗어나야 했다. 같은 이순신을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색깔과 캘리그래피(서체)를 확연하게 다르게 갔다. 웅장한 분위기의 ‘명량’이 그림자가 강조되며 검정 톤이었던 데 비해 ‘한산’은 젊은 이순신을 살리려 파란 빛을 넣었다. 또 힘이 잔뜩 들어간 ‘명량’과 다르게 속도를 강조해 휘몰아치듯 그려넣었다.

최근 포스터는 영화관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한정판 사은품으로도 활용된다. 매주 다른 포스터가 필요하다. 대작 상업 영화라면 20가지는 기본으로 만든다. 캐릭터별, 특별관별로 다 다르다. 안 실장은 “아이맥스는 특정 이미지를 크게 강조하고, 4DX는 흔들림이 두드러진 장면을 살린다”고 했다. 송강호·전도연 주연의 영화 ‘비상선언’은 비행기를 아예 뒤집어버린 이미지를 4DX 포스터에 넣었다.

안 실장은 “어떤 영화를 작업해도 변치 않는 원칙은 스토리에 반(反)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소위 말하는 ‘낚는 포스터’는 잘 만든 포스터가 아니라고 본다. 포스터만 보면 엄청난 액션 영화인 줄 알았는데 실제 영화는 잔잔하거나, 굉장한 공포영화인 줄 알았는데 밍밍하다면 잘못된 포스터다. 그런 면에서 최근 작업한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는 그의 아이디어와 작품의 개성이 잘 만난 작품이라고 했다. 90년대 ‘책받침 미남’이 망가진 모습을 구상하며 주연 배우 이성민·이희준과 함께 1시간 넘게 촬영했다. ‘핸섬가이즈’ 배급사 관계자는 “핸섬가이즈가 흥행 역주행을 한 데에는 젊은 관객의 취향에 맞는 감각적인 포스터도 기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43853?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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