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차량 돌진으로 9명이 숨진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들이 2일 눈물 속에서 빈소를 찾았다. 서울시 행정국 청사운영1팀장 김인병씨(52)가 임시 안치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도 유족의 오열이 이어졌다.
2일 김씨의 유족들이 침묵과 눈물 속에서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검은 상복 차림의 유족들은 붉은 눈으로 “지금은 말하기가 힘들다”며 웅크린 어깨로 빈소를 드나들었다.
유족들은 김씨가 자수성가한 인물이라 했다. 중학생 때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던 중 차 사고로 한쪽 눈을 잃고 한쪽 팔을 못 쓰는 장애를 얻었음에도, 공직에 몸담으며 성실한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김씨의 셋째 형 김모씨(57)는 “이틀에 한 번씩 TV에 나와 저장해둔 영상”이라며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동생의 방송 영상을 내밀었다. 그는 “형제가 모두 공직사회에 있었는데 특히 동생은 더 열심히 일했다”며 “자랑스러운 동생”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권모씨(52)는 “평소 그 친구와 사고 현장 일대에서 자주 만났다. 친구가 거기서 근무하는 걸 아니까 ‘사고 났다던데 큰일이다’ 카카오톡을 보냈는데 아침까지 답이 없었다”며 “전화를 했더니 딸이 받았다. 아차 싶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바로 빈소로 왔다”고 했다.
김씨는 9급 세무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4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공직자였다. 탈세 추적 업무를 도맡았던 김씨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소속으로 일하며 성과를 인정받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사고 당일에는 김씨의 팀이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안전하게 이전했다는 등의 평가를 받아 소속국 내 우수팀으로 선정됐고, 오후에는 서울광장 야외도서관 조성에 협업해 성공적으로 꾸린 공로를 인정받아 ‘동행 매력 협업상’에 뽑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지인들은 “공직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던 이” “어려움을 나누면 늘 친구들을 격려하고 좋은 얘기를 해주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두 살 터울의 두 딸을 사랑하는 ‘딸 바보’ 아버지이기도 했다.
오동욱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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