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진료도 없이… 이혼 요구했다가 정신병원 강제입원
6,998 29
2024.07.01 20:08
6,998 29

brJmyA

지난해 12월 10개월 된 딸을 키우던 김지혜(가명·39)씨 집에 사설구급대원들이 들이닥쳤다. 김씨는 인천 한 정신병원으로 끌려가 3개월간 폐쇄병동에 강제입원해 있었다.

김씨는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 13년간 직장생활을 해왔다. 평범한 일상이 깨진 건 양육 문제 등으로 남편과 불화가 커지면서부터다. 합의이혼을 요청했지만 남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친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던 김씨는 법적 보호자인 남편과 시어머니가 밀어붙인 폐쇄병동행을 피할 수 없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동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BFiBwX


1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국가입퇴원관리시스템(AMIS) 내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지난 6월 12일까지 보호입원제로 강제입원한 환자 18만8907명 중 국가의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입적심)를 통해 구제된 경우는 3100명(1.6%)에 그쳤다.


김씨도 입적심에서 입원 적격 판단을 받았다. 불법으로 강제입원된 것이었지만 입적심에선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김씨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한 과정은 위법 소지가 크다. 보호입원제는 보호의무자 2명이 신청하고, 서로 다른 병원 소속 정신과 전문의 2명의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김씨 남편 A씨는 통화에서 “(김씨와) 갈등이 심해 (김씨를) 보호입원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병원에 연락했고, 병원에서 사설구급대를 직접 보내줬다”며 “보호입원인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 보호입원을 승인한 전문의 2명 모두 같은 병원 소속이었다. 2명 중 1명은 병원 홈페이지 의료진 소개란에도 없는 인물이다. 김씨는 어떤 의사에게도 대면 진료를 받지 못했는데 ‘상세불명의 산후기 정신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법원에 인신구제청구서를 낸 뒤에야 정신병원에서 풀려났다. 퇴원 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종합 관찰을 받고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김지혜(가명·39)씨 사례는 직계가족 등 법적 보호자가 마음만 먹으면 보호입원제의 허점을 활용해 정신병원 불법 감금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씨 부모는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남편과 시어머니가 김씨의 보호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김씨가 남편에게 합의 이혼을 요구한 지 일주일 뒤인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집에 사설구급대원들이 나타났다. 남편과 함께였다. 김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강제입원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남편과 구급요원들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돌아가는 척만 하고 집 주변에 대기하던 사설구급요원들은 5분여 뒤 집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와 김씨를 정신병원으로 끌고 갔다.


김씨의 입원 과정 곳곳에 불법 정황이 드러나 있다. 그의 입원 기록에는 ‘경찰이 입회했고, 김씨의 저항과 폭력성이 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사실과 달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해당 강제입원 건에 입회한 적이 없다. 오히려 남편에게 가족이 없는 아내를 다른 목적으로 강제입원을 시키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고지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설구급대원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겼고 병원에서 통신을 차단당했다. 가까스로 주변 입원 환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법원에 인신구제청구서를 냈다. 법원의 첫 심리기일 직전인 지난 2월 28일 남편은 보호입원을 철회했다.

김씨가 퇴원 후 받은 진단도 입원 당시 진단 내용과 180도 달랐다. 퇴원 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종합 관찰을 거쳐 받은 소견서에는 ‘초진과 두 차례 진찰과 면담, 심리검사 결과 내원자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정신병적 신경증적 이상 소견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고 지각 사고능력에 장애가 없다. 현실검증력이 양호하고 판단력이나 이해력이 양호하다’고 돼 있다.


김씨는 최근 경찰에 남편과 시어머니, 사설 응급요원 2명, 병원장 등을 정신건강보건법 및 보건법 위반, 폭행, 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 남편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씨) 신고를 받고 경찰이 입원을 말렸지만, 이후 부인을 데려갈 때 현장에서 보고 있어서 경찰이 입회했다고 생각했다”며 “저희 어머니도 상황을 듣고 보호입원이 필요하다고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김씨를 강제입원 조치한 정신병원 측은 1일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밝힐 입장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https://naver.me/xjg4BbEh



목록 스크랩 (0)
댓글 2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티빙×더쿠⭐️] 사주, 신점 그리고 무당까지! 샤머니즘이 궁금한 덬들을 모십니다. <샤먼 : 귀신전> 비공개 시사 이벤트! 217 07.02 24,69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742,42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709,4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014,901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261,27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67,9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904,25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4 20.05.17 3,560,94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8 20.04.30 4,122,59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90,96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7504 유머 침착맨) 아니 이게 무슨 대화야 19:25 91
2447503 이슈 윤두준에게 칭찬받음 1 19:25 113
2447502 이슈 와이프 바람났는데 화가 안 나.jpg 3 19:23 925
2447501 기사/뉴스 전청조, 데이트앱서 만난 男 4명에게 2억 뜯어낸 혐의 추가 14 19:23 540
2447500 유머 뮤지컬 레베카의 흥행을 뒤이을 내배(어)캄🐼 4 19:22 454
2447499 기사/뉴스 멸종 문턱 개구리 살리는 특별한 '사우나' 아시나요? 3 19:20 602
2447498 이슈 아무생각 없이 쓴 트윗 알티타면 인용으로 강유미들 ㅈㄴ 몰려옴 15 19:18 1,293
2447497 유머 운동과 독서를 동시에 하는 디씨인. 5 19:17 1,137
2447496 유머 옛날 취업 모르는 사람이 생각한 옛날 취업과 요즘 취업 8 19:17 1,088
2447495 기사/뉴스 “딱풀로 붙였나” 용인 수지 아파트 공동현관 지붕 붕괴 5 19:17 1,159
2447494 유머 북북박박 샤워하는 설치류 16 19:16 1,026
2447493 이슈 레드벨벳 코스믹 챌린지 슬기 X 이채연 3 19:16 272
2447492 이슈 포르투갈 퀴퍼 행진 중에 국기 흔들면서 나온 할아버지 5 19:15 925
2447491 유머 키스오브라이프 하늘 미담.twt 2 19:15 465
2447490 유머 홍보문구가 <해동 후 다시 냉동할 수 없습니다>인 드라마.jpg 2 19:13 1,853
2447489 유머 2024 신조어 테스트 30 19:11 915
2447488 이슈 미녀와 야수면 내가 비스트라는 가사에 진짜 비스트가 등장해버리셧는데 9 19:10 705
2447487 이슈 쇼트트랙 이성우선수가 공개한 nctdream 제노 과거 편지.twt 10 19:09 1,166
2447486 유머 산책하는 카피바라 4 19:09 543
2447485 이슈 이찬원 공계 업데이트 2 19:09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