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의 대표 걸그룹 레드벨벳이 새 미니 음반 < Cosmic >을 발표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동명의 머릿곡 뮤직비디오와 더불어 총 6곡이 수록된 이번 작품은 정규 음반 < Chil Kill >이후 약 7개월여 만의 신작으로 꾸며졌다. 지난 2014년 디지털 싱글 < Happiness >로 데뷔한 이래 벌써 결성 10주년을 맞이한 레드벨벳은 여타 팀 대비 꾸준한 활동으로 이목을 끈다.
일정 연차 이상 쌓일 수록 단체 활동이 위축되고 공백기가 길어지는 사례가 빈번한 케이팝 업계에서 레드벨벳은 매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으면서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 잡은 '빨간 맛', 클래식과의 결합을 시도한 'Feel My Rhythm', 공포 영화의 분위기를 음악적으로 표현했던 '피카부', 장기간 음원 순위를 석권했던 'Psycho'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벨벳의 새 음반 < Cosmic > 또한 오감만족을 불러일으키는 곡들로 가득 채웠다. 특히 'SM 음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장인이면서 올해 상반기 'Supernova'(에스파)로 건재함을 과시한 켄지(Kenzie)가 작사/작곡/편곡에 걸쳐 큰 비중을 담당해준 머릿곡 'Cosmic'은 레드벨벳 음악 10년을 집대성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만큼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펑키 리듬을 들려주는 일렉트릭 기타의 선율로 시작되는 'Cosmic'은 묵직한 베이스와 드럼 비트로 초반부를 장식하면서 곡에 대한 집중력을 키워준다. 레드벨벳 특유의 아련한 후렴구 멜로디가 복고풍의 디스코 리듬과 맞물려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멤버 전원의 보컬이 고르게 합을 이루는데 마치 "이런 음악은 우리 밖에 못해"라는 외치는 듯하다.
켄지가 주로 담당한 가사는 지금까지 이들을 응원해 왔던 팬들이라면 가슴 뭉클해질 법한 문구들로 가득 채워졌다.
조금 더 머무르면 어때? / 나의 별이 조금 외롭대
아껴둔 노래를 들려줄게 / Love is Cosmic
내 별의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 / 넌 서두르지 않아도 돼
어쩜 우린 주인 없는 / 꿈을 찾는 여행자 / 헤매이던 작은 유성
완성도 높은 내용물 vs 그렇지 못한 프로모션의 부족함
4세대 혹은 5세대 아이돌 이야기가 쉼없이 나오는 요즘, 레드벨벳은 결코 후발 주자들의 패기에 밀리지 않으면서 빼어난 작품을 발표, 지난 10년의 활동을 가치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음악 외적, 팀 외부적 상황은 데뷔 10주년이라는 빛나는 왕관에 흠집을 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짧아진 프로모션 기간을 비롯해서 공개 당일 유튜브에 지각 업로드된 뮤직 비디오, 아쉬움을 남긴 음반 커버 디자인 등은 아쉽다.
좋은 작업물을 완성시켰다면 이를 널리 알리고 소개하는 다채로운 방식을 동원하기 마련인데 < Cosmic >을 둘러싼 주변의 움직임은 그저 소극적으로 비친다. 당연히 일부 팬들의 불만과도 연결된다.
숨겨진 별을 찾아 끊임없이 우주를 여행하고 싶다는 레드벨벳과 팬들의 바람이 계속 될 수 있을까? < Cosmic >은 레드벨벳의 작품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반가움과 걱정을 동시에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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