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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이브(IVE) "I've Switch" 이즘(izm)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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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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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 장준환
  • 작금의 K팝 시장은 정통과 대안의 가지 뻗기로 설명된다. 후자를 대표하는 두 그룹, 뉴진스는 섬세한 담금질로 자기만의 경로를 개척하고 트리플에스는 과감한 망치질로 규격을 부수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반대 진영에는 교과서다운 방향 설정으로 안전을 고수하며 차분히 앞을 향한 아이브가 있다. 비유하자면 페이스 유지에 능한 마라토너에 가깝다.

    당당하게 걷던 이들이 주변을 신경 쓰기 시작한 건 궤도에 오른 정규 1집부터다. 익숙한 맥시멀리즘 팝 문법에 여러 원료를 조금씩 합해 모범생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지를 조금씩 내비쳤고, 뒤이어 < I've Mine >에서는 그간 시도하지 않은 면면 모두 내 것으로 쟁취하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아예 전환을 이름에 내건 < I've Switch >도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더 커진 기획과 규모로 신대륙 정복을 위해 나선 두 번째 출항이다.

    장비를 이것저것 가져와 사용법을 익히던 전작에 비해 확실히 핸들링이 부드럽다. 오늘날 에스파의 '쇠맛' 질감으로 잘 알려진 PC 뮤직의 금속성 신스가 섞인 'Accendio'나 가벼운 조성에 브레이크를 가한 드럼앤베이스 속성의 'Blue heart' 등 유행 흡수에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이에 그치지 않는다. 시행착오는 충분히 겪었다는 듯 능숙하게 감상 포인트를 다듬고 멤버별 발성을 활용해 스포트라이트 대상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한다.

    처음과 끝에 익숙한 맛을 넣은 건 아직 변화에 익숙지 않을 이들을 위한 포장으로 보인다. '해야 (Heya)'는 디스코그래피의 압축본과 같다. 3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기존 히트 공식의 웅장한 밀도,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 과격한 장르 믹싱을 모조리 투입해 눈과 귀를 장악한다. 반면 오마이걸 'Dolphin'의 작사가이자 서지음의 자매로 유명한 서정음의 작사 능력이 돋보인 'Reset'은 가벼운 미래 도모 프로젝트다. 트렌드를 나침반 삼되 철저히 대중의 속도를 맞춰 걷는다. 과거와의 접점을 마련하고 미래 가능성을 열어줄 매듭 격의 트랙을 양측에 배치한 셈이다.

    아직 과도기임은 분명한 것이, 'Accendio'는 차갑고도 매혹적인 'Love dive'의 후예로 삼기에 연마가 더 필요하고 타이틀 '해야 (Heya)'는 과포화의 미학을 그린 'After like'에 비하면 무겁고 혼잡하다. 그럼에도 앨범은 아이브 특유의 신중함, 그 롱런 비결을 말해주는 지표가 된다. 단 한 장으로 모든 걸 바꾸려 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가벼운 일탈'을 준비했다는 점이 놀랍다. 추세만 본다면, 지금의 아이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수록곡-
    1. 해야 (Heya)
    2. Acendio
    3. Blue heart ✅
    4. Ice queen
    5. Wow
    6. Reset ✅




    https://youtu.be/nSBNlRiEa0Q?si=LDkm4LY4VFhjl0OD

    https://youtu.be/82fiBG45e28?si=7sSu3oaQWxHlY6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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