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황혜진 기자] 밴드 데이식스(DAY6) 멤버 영케이(Young K)가 KBS 쿨FM '데이식스의 키스 더 라디오'(이하 '데키라')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KBS에 따르면 영케이가 진행하는 '데키라'는 6월 30일 오후 10시 녹음 방송으로 막을 내린다. 마지막 생방송은 28일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이로써 영케이는 '영디'(영케이+디제이)로서 총 2년여 동안 청취자들과 함께 써 내려온 숱한 페이지들에 마침표를 찍는다. 2020년 11월 23일 '키스 더 라디오' 9대 DJ로 발탁된 영케이는 입대 이틀 전인 2021년 10월 10일까지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첫 하차 당시 "다음에 또 봐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던 영케이는 지난해 4월 카투사 만기 전역 후 같은 해 6월 19일 '키스 더 라디오' 11대 DJ로 복귀하며 청취자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게스트로서 '데키라'를 찾아준 동료들에 대한 영디의 배려심과 안정적인 진행은 9대 DJ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에 애청자들은 물론 다수 게스트, 게스트 팬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솔로곡 'Microphone'(마이크로폰) 가사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DJ석)를 지키며 청취자들이 보내온 다양한 사연들을 경청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다정한 진행자이기도 했다. 이 같은 공을 토대로 지난해 12월 23일 개최된 '2023 KBS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DJ 상을 수상했다.
사진=KBS 쿨FM ‘데이식스의 키스 더 라디오’ 공식 계정
영케이는 6월 19일 방송된 '데키라' 복귀 1주년 특집 방송에서 "어떻게 보면 매일 반복되는 것이고 이제 일상이 돼 버린 건데 이 일상이 기적처럼 느껴진다"며 "사실 오늘은 매번 새롭게 맞이하는 것이지 않나. 이렇게 기적 같은 오늘 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차례 '데키라'에서 하차한 후 DJ로 복귀했던 날에 대해 "사실 전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 것 같다. 멤버들이 제가 라디오 좋아하는 거 아니까 다시 들어간다고 했을 때 잘됐다고, 기뻐해 주고 응원해 줬던 느낌만 기억이 난다"며 "오랜만이다 보니까, 영케이로서의 삶과 1년 반 정도 떨어져 있다가 시작한 거니까 익숙한데도 떨리더라"고 회상했다.
올해의 DJ 트로피의 공 역시 청취자들에게 돌린 영케이는 "사실 주인공은 듣고 계신 분들, 청취자 분들이라는 게 확실히 느껴지더라.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방송을 진행했기에 하루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빛나게 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며 "여러분 늘 행복하시길 바란다. 솔직히 1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추억들이 쌓였고, 많은 사연들을 통해 그분들의 삶을 많이 만나 뵐 수 있었다. 저도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최대한 이 시간을 좋은 시간으로 만들려고 했고, 저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케이가 라디오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건 처음이 아니다. 영케이는 2020년 '데키라' DJ 발탁을 기념해 진행한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첫 고정 프로그램이자 데뷔 초 게스트로 참여했던 프로그램에 DAY6 이름을 걸고 진행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워낙 역사가 깊은 프로그램이고 멋진 선배님들이 이끌어 주셨던 프로그램이라서 잘 이어 나가고 싶다. 들어주시는 청취자 분들도, 와주시는 게스트 분들도, 함께 해주시는 제작진 분들도 편안한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솔로 정규 1집 앨범 'Letters with notes'(레터스 위드 노트) 발매를 기념해 뉴스엔과 만난 자리에서도 "매일 청취자 분들을 만나 뵐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라디오를 하면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을 수 있었고, 생각의 폭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제가 원래 알고 살아가던 세상보다 지금 느끼는 세상이 좀 더 넓어졌다. 물론 제가 청취자 분들의 삶을 다 살아보지는 못하지만 그분들의 사연, 입장을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만약 내가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를 잠깐이라도 생각하게 되더라. 세상을 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KBS 쿨FM ‘데이식스의 키스 더 라디오’ 공식 계정
청취자들 입장에서는 무대에 비해 한결 자연스럽고 소탈한 영케이, 즉 '사람 강영현'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케이는 "데뷔 초반, 중반까지만 해도 더 긴장을 했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 게 사실 너무 어려웠다. 생방송 같은 걸 할 때도 사실 대본 없이 하는 건 힘들었다. 오히려 팬 분들이 제가 어떠한 모습을 해도, 사람이니까 실수해도 괜찮다는 응원과 믿음을 주시다 보니까 '이 정도까지 긴장하지 않아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조금씩 더 풀어 나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6월 19일 방송된 '데키라'에 게스트로 함께한 데이식스 멤버들(성진, 원필, 도운) 역시 라디오를 진행하며 한층 여유롭고 매끄러워진 영케이의 변화를 짚었다. 이에 영케이는 "(입대) 전에도 진행을 했지만 (복귀 후) 더 마음 편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말할 수 없었던 것들, 딱딱하고 그랬던 것들도 있었는데 청취자 분들이 응원과 사랑을 통해 믿음을 주신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영케이는 향후 자신이 속한 밴드 데이식스 앨범 작업과 활동, 공연을 기반 삼아 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영케이는 23일 방송된 '데키라'에서 "점점 가면 갈수록 시간이 부족해진다. 한정된 에너지가 있지 않나. 그걸 데이식스에게 쏟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청취자들은 하루하루를 따스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영디와의 작별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쉴 틈 없는 스케줄 속 '데키라'에 최선을 다했던 영케이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있다. 데이식스 보컬리스트 겸 베이시스트 영케이로서 빚어 나갈 새로운 'Best Part'(베스트 파트)들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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