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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꺾이지 않는다. 무더위를 흡수하듯 여전히 야구장 열기가 뜨겁다. 6월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는 예년과 달리 꾸준히 구름 관중이 야구장을 채운다. 최초 1000만 관중 시대로 향하는 2024 KBO리그다.
이례적이다. 수은주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야구장은 빈자리가 는다. 야외 활동보다는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공간에 사람이 몰린다. 고척돔 경기가 아니라면 실내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관중수는 6월부터 떨어지곤 했다.
지난 2년만 봐도 그랬다. 2022년 6월에 열린 117경기 평균 관중수는 8100명. 2023년 6월에 열린 121경기 평균은 1만1189명이었다. 반면 2022년 5월 129경기 평균 9779명. 2023년 5월 113경기 평균 1만1502명. 늘 6월보다 5월에 관중이 많았다. 6월부터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 중순까지 관중수가 떨어지다가 가을이 찾아오는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회복세를 보이는 게 변치 않는 공식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5월 야구장보다 기온이 높은 6월 야구장이 더 뜨겁다. 5월 122경기 평균 1만4881명. 지난 26일까지 6월 115경기 평균 1만5269명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주중 경기 관중. 많게는 두 배가량 차이 나는 주중과 주말 관중 차이가 올해는 크게 줄었다. 6월 화요일 경기 평균 1만2066명. 수요일 경기 평균 1만3404명. 목요일 경기 평균 1만4408명이다.
주말 경기 만원 혹은 2만 관중 이상은 흔했다. 그런데 올해는 주중 경기에도 2만 관중 이상이 들어찬다. 지난 25일 화요일과 26일 수요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 경기는 각각 2만1989명, 2만3281명이 들어찼다. 27일 목요일에도 관중수 2만2114명. 휴일이나 연휴가 아님에도 LG와 삼성 유니폼이 잠실구장에 가득했다. 지난 12일 수요일과 13일 목요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 경기 또한 각각 2만1630명, 2만253명을 기록했다.
놀라운 수치에 선수도 놀란다. 주중 경기 경기를 앞두고 워밍업을 하던 선수들은 빠르게 들어차는 관중석을 보면서 “오늘 주말이야?”라고 서로 묻는다. 외야석이 텅 빈 주중 경기가 아닌 포스트시즌처럼 주중에도 관중석이 가득찬 뜨거운 야구가 이어진다.
그냥 나온 결과로 볼 수는 없다. 올시즌을 앞두고 진행한 유튜브·소셜미디어 개방 효과가 크다. 지난해까지 닫혀있던 KBO리그 경기 영상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지면서 야구팬 확장을 이뤘다. 소셜미디어 수요가 높은 20대에게 야구가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직관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BO에 따르면 KBO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2023년 12월 약 9만5000명에서 2024년 6월27일 약 17만3000명으로 늘었다. 2023년 총 조회수가 3800만회였는데 2024년은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4500만회다. 인스타그램 구독자수 역시 2023년 12월 기준 약 23만6000명. 6월27일에는 약 32만명이 됐다.
야구장에서 찍은 사진을 포스팅하고 포스팅된 경기 영상에 ‘좋아요’를 누른다.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야구장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야구팬이 늘어난다. 유니폼을 비롯한 구단 굿즈, 포토 카드, 트레이딩 카드와 같은 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는다.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찬 야구장만큼 멋있는 것도 없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멋진 플레이가 꾸준히 나오면 7, 8월 관중수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