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22명의 초안산 악마들…'제2 밀양사건' 서울서도 있었다
5,829 32
2024.06.28 08:21
5,829 32

◇ 호기심에 산 맥주 한 캔…동네서 나눠 마시던 소녀들 발견한 악마

2011년 9월 초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가해자 김 씨 등 5명은 A 양과 친구 B 양이 인적이 뜸한 골목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중학교 선배라고 밝히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음주 사실을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A 양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김 씨 등 가해자들은 엿새 뒤 "A 양과 B 양을 불러 술을 먹이고 나쁜 짓을 하자"며 범행을 계획했다. 그렇게 총 11명의 고등학생이 피해자들을 도봉구 동네 야산인 초안산으로 불러내 억지로 술을 먹인 뒤 번갈아서 성폭행을 저질렀다.

김 씨 등 4명이 주도적으로 성폭행하는 사이 나머지 남학생들은 망을 보거나 피해자들의 팔을 붙잡아 성폭행을 쉽게 하도록 도왔다. 또 자신들 역시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피해자의 반항으로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1차 범행을 저지른 지 8일 뒤 가해자들은 A 양과 B 양을 다시 같은 장소로 불러내 술을 먹였다. 이번엔 가해자가 22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그중 김 씨 등 6명은 이번에도 번갈아 가며 정신을 잃은 A 양과 B 양을 성폭행하는 등 2차 범행을 저질렀다.



도봉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 22명의 범인을 모두 검거한 김장수 형사. (KBS 갈무리)






◇ 왜 5년이 지나서야 기소됐나

사건 발생 후 1년 뒤인 2012년 8월 도봉경찰서는 사건을 인지했다. 다른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하던 중 우연히 이 사건에 대한 진술이 나왔던 것.

사건을 담당했던 김장수 형사는 피해자를 알아내 찾아갔으나 아무런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사건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던 아이들은 가족과 다른 사람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워 입을 꾹 다물었고, 사건은 결국 내사 종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형사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경찰서로 전출된 뒤에도 약 3년간 피해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김 형사가 연결해 준 상담센터에 다니던 아이들은 그렇게 마음의 문을 열었고, 끔찍했던 기억에 대해 힘겹게 털어놨다.



ⓒ News1 DB






◇ 캠퍼스 누비고, 직장서 돈 벌고, 군대 가고…'평범한 사람'인 척 지내던 악마들

사건이 발생한 지 5년 만인 2016년 3월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 가해자들을 고소했다. 성인이 된 가해자 22명 중 일부는 대학생이 돼 캠퍼스 생활을 누리거나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벌었고, 나머지는 일반 청년들처럼 군 복무 중이었다.

이들 중 주범인 김 씨, 한 씨 등을 포함한 4명은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됐고, 공범 6명은 특수강간 미수 및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군 복무 중이던 피의자 12명은 소속 부대 헌병대로 인계됐다.

5년 만에 갑자기 조사를 받게 된 피의자들은 대부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되레 생사람을 잡는다고 펄쩍 뛰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서로 분리돼 조사를 받는 시간이 길어지자 진술은 엇갈렸고, 가해자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더니 나중엔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했다. 피해자들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그땐 어려서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었는지 몰랐다"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가해자의 엄마 중에는 '5년이나 지난 일을 왜 이제 와서 들추냐', '성폭행의 증거가 어딨냐'고 따지거나, '아들이 출근할 수 있게 풀어달라'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 News1 DB






◇ 판사에게 욕설· 난동…끝까지 반성은 없었다

2016년 8월 26일 첫 재판이 열렸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피해자들은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태도를 바꿨다. 불구속 기소된 6명 중 5명은 "초안산에 올라가긴 했으나 다른 피고인들의 범행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나는 사건 당일 현장에 가지도 않았다" 등의 주장을 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17년 1월 20일 1심 재판부는 주범 4명 중 2명에게 징역 7년과 6년을, 나머지 2명에게는 각각 5년을 선고했다. 다른 가해자 2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또 다른 피고인 5명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 중 한 가해자는 선고를 받고 의자를 발로 차거나 판사를 향해 욕설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가해자들의 부모들도 "너무 가혹하다"며 판사를 향해 소리치다가 제지를 받았다.

가해자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같은 해 6월 22일 2심 재판부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주범 4명 중 3명의 형량이 각각 1년씩 늘었고, 집행유예를 받았던 2명 중 1명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가해자들은 계속 반성하지 않으며 다시 상고했으나 2017년 10월 26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형량이 확정됐다. 군 복무 중이던 다른 가해자들도 군사법원에서 징역 4년 등 비슷한 수위의 처벌을 받았다.



2016년 6월 30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22명을 검거한 김장수 당시 경위(오른쪽)에게 이상원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1계급 특진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 4년 집념으로 22명 다 잡았다…형 마친 가해자들은 사회 어딘가에

성범죄를 해결해야겠다는 집념으로 최초 첩보 입수부터 4년 동안 수사 의지를 버리지 않고 사건을 해결한 김장수 형사에게는 포상으로 1계급 특진이 주어졌다.

김 형사의 적극적이고 끈질긴 수사의 성과는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비교돼 회자된다. 밀양 사건 당시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형사로부터 "너희가 밀양 물 다 흐렸다", "네가 먼저 꼬리 친 거 아니냐" 등 2차 가해성 발언을 들으면서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했다.

https://m.news.nate.com/view/20240628n01612?mid=m03

목록 스크랩 (0)
댓글 3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힐 보 X 더쿠💙] 건조함에 지쳤나요? 네! 바이오힐 보 #급쏙수분듀오 <바이오힐 보 #히알셀™ 하이드라 2종> 체험 이벤트 249 07.01 20,43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697,70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643,53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948,917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204,6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59,57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887,08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4 20.05.17 3,549,25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8 20.04.30 4,110,64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76,93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8018 유머 명탐정 코난 검은 조직 재조명.twt 1 16:43 292
2448017 기사/뉴스 시청역 교통사고, 동승자 행동에 갑론을박…"무책임한 부부" vs "남성 운전자가 문제, 여성혐오 멈춰야" 1 16:43 279
2448016 이슈 극극내향인인듯한 귀멸의 칼날 작가 8 16:42 559
2448015 이슈 "韓컴포즈커피, 필리핀업체에 지분 70% 3천300억원에 매각"(종합) 21 16:41 742
2448014 기사/뉴스 “승객이 짐칸에서...” 난기류로 아수라장 된 스페인 여객기 8 16:41 867
2448013 유머 보기에 예쁜 수박 팝콘 1 16:39 535
2448012 이슈 레드벨벳 X 인생네컷 프레임.jpg 5 16:39 356
2448011 이슈 아파트 놀이터에서 떠든다며 어린이에게 비비탄총 쏜 50대 벌금형 15 16:38 595
2448010 이슈 여름 장마철에 학교 갔다 집에 돌아와서.gif 3 16:38 466
2448009 이슈 유튜브 인기급상승 5위인 드라마 2 16:38 1,196
2448008 이슈 좀비사태 터지면 도망갈 곳.jpg 17 16:37 883
2448007 기사/뉴스 60대 운전자 경찰 진술에서는 급발진 주장 없었다고 함 27 16:36 3,207
2448006 유머 빨대가 필수인 아이스커피 2 16:35 1,404
2448005 이슈 2024년 상반기 기준 시청률 10프로 넘은 드라마들 9편.jpg 19 16:35 703
2448004 이슈 이제 투디까지 침범한 ‘그’ 노래 (feat.아가씨) 16:34 345
2448003 기사/뉴스 김흥국 제작 박정희·육영수 다큐 영화, 19일 국회서 첫 상영 9 16:34 495
2448002 이슈 레드벨벳 조이 인스타 업뎃 14 16:34 1,196
2448001 이슈 너네 이거 되냐 14 16:33 641
2448000 이슈 파워풀 대구와 다르게.. 귀여운 대구의 공공(?) 캐릭터들 16 16:31 1,022
2447999 이슈 김준수가 느끼는 첫콘 특유의 관객 분위기 9 16:31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