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22명의 초안산 악마들…'제2 밀양사건' 서울서도 있었다
9,896 32
2024.06.28 08:21
9,896 32

◇ 호기심에 산 맥주 한 캔…동네서 나눠 마시던 소녀들 발견한 악마

2011년 9월 초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가해자 김 씨 등 5명은 A 양과 친구 B 양이 인적이 뜸한 골목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중학교 선배라고 밝히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음주 사실을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A 양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김 씨 등 가해자들은 엿새 뒤 "A 양과 B 양을 불러 술을 먹이고 나쁜 짓을 하자"며 범행을 계획했다. 그렇게 총 11명의 고등학생이 피해자들을 도봉구 동네 야산인 초안산으로 불러내 억지로 술을 먹인 뒤 번갈아서 성폭행을 저질렀다.

김 씨 등 4명이 주도적으로 성폭행하는 사이 나머지 남학생들은 망을 보거나 피해자들의 팔을 붙잡아 성폭행을 쉽게 하도록 도왔다. 또 자신들 역시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피해자의 반항으로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1차 범행을 저지른 지 8일 뒤 가해자들은 A 양과 B 양을 다시 같은 장소로 불러내 술을 먹였다. 이번엔 가해자가 22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그중 김 씨 등 6명은 이번에도 번갈아 가며 정신을 잃은 A 양과 B 양을 성폭행하는 등 2차 범행을 저질렀다.



도봉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 22명의 범인을 모두 검거한 김장수 형사. (KBS 갈무리)






◇ 왜 5년이 지나서야 기소됐나

사건 발생 후 1년 뒤인 2012년 8월 도봉경찰서는 사건을 인지했다. 다른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하던 중 우연히 이 사건에 대한 진술이 나왔던 것.

사건을 담당했던 김장수 형사는 피해자를 알아내 찾아갔으나 아무런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사건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던 아이들은 가족과 다른 사람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워 입을 꾹 다물었고, 사건은 결국 내사 종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형사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경찰서로 전출된 뒤에도 약 3년간 피해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김 형사가 연결해 준 상담센터에 다니던 아이들은 그렇게 마음의 문을 열었고, 끔찍했던 기억에 대해 힘겹게 털어놨다.



ⓒ News1 DB






◇ 캠퍼스 누비고, 직장서 돈 벌고, 군대 가고…'평범한 사람'인 척 지내던 악마들

사건이 발생한 지 5년 만인 2016년 3월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 가해자들을 고소했다. 성인이 된 가해자 22명 중 일부는 대학생이 돼 캠퍼스 생활을 누리거나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벌었고, 나머지는 일반 청년들처럼 군 복무 중이었다.

이들 중 주범인 김 씨, 한 씨 등을 포함한 4명은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됐고, 공범 6명은 특수강간 미수 및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군 복무 중이던 피의자 12명은 소속 부대 헌병대로 인계됐다.

5년 만에 갑자기 조사를 받게 된 피의자들은 대부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되레 생사람을 잡는다고 펄쩍 뛰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서로 분리돼 조사를 받는 시간이 길어지자 진술은 엇갈렸고, 가해자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더니 나중엔 대부분이 혐의를 인정했다. 피해자들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그땐 어려서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었는지 몰랐다"고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가해자의 엄마 중에는 '5년이나 지난 일을 왜 이제 와서 들추냐', '성폭행의 증거가 어딨냐'고 따지거나, '아들이 출근할 수 있게 풀어달라'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 News1 DB






◇ 판사에게 욕설· 난동…끝까지 반성은 없었다

2016년 8월 26일 첫 재판이 열렸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피해자들은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태도를 바꿨다. 불구속 기소된 6명 중 5명은 "초안산에 올라가긴 했으나 다른 피고인들의 범행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나는 사건 당일 현장에 가지도 않았다" 등의 주장을 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17년 1월 20일 1심 재판부는 주범 4명 중 2명에게 징역 7년과 6년을, 나머지 2명에게는 각각 5년을 선고했다. 다른 가해자 2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또 다른 피고인 5명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 중 한 가해자는 선고를 받고 의자를 발로 차거나 판사를 향해 욕설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가해자들의 부모들도 "너무 가혹하다"며 판사를 향해 소리치다가 제지를 받았다.

가해자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같은 해 6월 22일 2심 재판부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주범 4명 중 3명의 형량이 각각 1년씩 늘었고, 집행유예를 받았던 2명 중 1명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가해자들은 계속 반성하지 않으며 다시 상고했으나 2017년 10월 26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형량이 확정됐다. 군 복무 중이던 다른 가해자들도 군사법원에서 징역 4년 등 비슷한 수위의 처벌을 받았다.



2016년 6월 30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22명을 검거한 김장수 당시 경위(오른쪽)에게 이상원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1계급 특진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 4년 집념으로 22명 다 잡았다…형 마친 가해자들은 사회 어딘가에

성범죄를 해결해야겠다는 집념으로 최초 첩보 입수부터 4년 동안 수사 의지를 버리지 않고 사건을 해결한 김장수 형사에게는 포상으로 1계급 특진이 주어졌다.

김 형사의 적극적이고 끈질긴 수사의 성과는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비교돼 회자된다. 밀양 사건 당시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형사로부터 "너희가 밀양 물 다 흐렸다", "네가 먼저 꼬리 친 거 아니냐" 등 2차 가해성 발언을 들으면서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했다.

https://m.news.nate.com/view/20240628n01612?mid=m03

목록 스크랩 (0)
댓글 3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이벤트] 임지연X추영우 희대의 조선 사기극!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 사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51 11.16 27,61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36,39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435,10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630,99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019,29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60,6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239,17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4 20.05.17 4,821,70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88,66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36,37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4477 이슈 주식 28년차 쌉고수라길래 오 뭐 꿀팁잇나하고봣더니 이러고 잇네 하.. 17:56 688
2554476 이슈 현웃 터지는 서바 고인물 임현서의 피의게임3 생존 전략 4 17:54 676
2554475 이슈 2024 KGMA 레드카펫 라이즈 단체 60 17:53 1,480
2554474 유머 (블라) 의사의 여대 시위 비판 댓에 달린 조목조목 패는 (보는 내가) 다 아픈 댓글 12 17:52 1,329
2554473 이슈 악뮤 이수현이 부르는 재쓰비 너와의 모든 지금.twt 9 17:52 607
2554472 이슈 저속노화쌤의 제로음료수 부작용 논문 파헤치기 8 17:52 1,258
2554471 이슈 짱구 세계관에서 미인취급 받는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8 17:50 1,391
2554470 이슈 한소희 샤크(Shark) 플랙스타일 새광고 3 17:49 703
2554469 이슈 누가 도둑질 할 때 앵무새도 데려가요; 4 17:48 1,296
2554468 이슈 방탄소년단 제이홉 인스타 업뎃 2 17:48 888
2554467 유머 어느 아파트 단톡방에 주의하라고 올라온 사진 48 17:46 5,734
2554466 이슈 아내 앵무새가 말을 안하는 이유(사랑꾼 남편 앵무) 4 17:45 855
2554465 이슈 방탄소년단 진 쇼케이스에 레드벨벳 웬디 등장! 한번은 보게된 "Heart on the Window "듀엣무대 21 17:44 1,203
2554464 이슈 2024 KGMA 레드카펫 나우어데이즈 기사사진 1 17:42 431
2554463 이슈 폰카 홈마가 같은 타이밍에 찍은 장원영 49 17:38 5,931
2554462 기사/뉴스 "이거면 충분해" 59㎡가 새 국평? 돈잘버는 3040 '반포 입성'에 40억 쓴다 6 17:37 1,447
2554461 이슈 트위터에서 알티 엄청탄 고민시 투썸 광고 .twt 10 17:36 1,923
2554460 이슈 어떻게 이렇게까지 아이돌인가 싶은 재쓰비 데뷔 앨범 컨포.jpg 5 17:36 1,281
2554459 이슈 🚨🚨김포 누산리/양곡리 일대 강아지를 찾습니다🚨🚨 10 17:36 662
2554458 이슈 어제자 역대급 인파였다는 홍대 남돌 버스킹 3 17:36 2,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