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키링 1만개 세금으로 뿌려... 부산시와 산자부는 공개, 반면 대통령실은 비공개
지금까지 엑스포 유치 예산으로 ‘김건희 키링’을 구매했다고 통보한 기관은 두 곳이다. 부산시가 8,400개(2,686만 원), 산업통상자원부 2,000개(700만 원)이다. 두 기관을 합하면 1만 400개, 세금 3,386만 원이 지출됐다. 국무총리실,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등 나머지 부처와 부산시 구청들은 ‘정보 부존재’, 즉 김건희 키링을 구매한 내역이 없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김건희 키링 홍보에 적극 나섰던 대통령실은 관련 공개를 거부했다. ‘부존재’로 구매내역이 없다고 밝힌 다른 정부 기관과 달리 키링을 구매했지만, 얼마어치를 샀는지, 누구에게 줬는지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외교 관계, 영업상 비밀, 특정인의 이익 등과 관련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비공개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산자부가 이미 김건희 키링의 구매 내역, 구매처, 구매 개수를 공개한 마당에 대통령실이 내건 비공개 사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건희 키링의 구매 내역을 공개한 부산시와 산자부를 대상으로 언제 누구에게 키링을 나눠줬는지 확인했다. 산자부는 관련 물품관리대장을 공개하지 않았고, 부산시의 물품관리대장은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시는 지난해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엑스포 유치 불꽃축제에 참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김건희 키링 1,000개를 배포하는 등 부산시가 구매한 김건희 키링 8,400개 중 4,951개가 국내 행사에 뿌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행사나 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에는 3,419개 배포됐다.
부산시 해외VIP 선물로 갤럭시탭 100개 구매...나눠준 명단은 비공개
엑스포 유치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은 국제박람회 기구에 속한 나라의 고위 관료를 설득해 표심을 얻는 것이다. 각 나라의 VIP, 즉 대통령과 총리 그리고 장관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전략 중에는 선물 공세도 있다. 그렇다면, 부산시는 앞서 보도한 박서보 접시 외에 어떤 홍보 기념품을 구입해 해외 VIP 인사들에게 줬을까.
취재 결과, 부산시는 엑스포 홍보를 위한 VIP 선물로 삼성전자 태블릿피시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당 100만 원이 넘는 모델로, 총 100개 구매에 세금 1억 200만 원을 썼다. 부산시는 갤럭시 탭 안에 엑스포 홍보 영상을 넣어 해외 VIP들에게 선물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또 갤럭시 탭 100개 중 99개는 해외 인사들에게 나눠줬고, 주지 못한 1개는 부산시 외교통상과에 이관했다고 밝혔다.
갤럭시 탭을 받은 해외 VIP 인사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뉴스타파는 누가 갤럭시탭을 받았는지 부산시에 관련 물품관리대장의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갤럭시탭 선물 관리대장은 작성돼 있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