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빚투사건으로 연예계 생활을 잠정 중단한 마이크로닷(이하 마닷)이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는 사건 피해자 중 일부는 방송출연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유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다. 이에 중부매일은 빚투사건 이후 삶과 현재 피해자들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편집자
"저는 고작 6년을 잃었을 뿐입니다."
지난 26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닷의 얼굴은 어두웠다. 자신의 말이 다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한참의 고민 끝에 입을 뗀 그는 '피해자 보상'에 대한 입장을 가장 먼저 밝혔다.
"제가 다시 음원을 내고 활동을 하는 이유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물질적 보상을 위해서입니다. 누군가는 '부모님이 벌을 받았는데 자식이 돈을 갚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결심했고, 앞으로 10년이든 20년이든 그렇게 할 것입니다."
마닷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빚투사건 초기 알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절절한 피해상황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재판 중 합의를 위해 피해자분들을 만났을 때 부모님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들을 자세히 들었습니다. 그분들은 20년간 악몽 속에서 살았고, 그분들의 자녀들도 많은 기회를 잃었습니다. 피해자분들과 비교하면 저는 고작 6년입니다. 억울하지 않습니다."
마닷은 보상을 위해 부모님 재판이 종결된 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빚투사건 이후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 외국인이라는 신분 탓에 그를 써 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자신의 삶을 '수갑을 차고 사는 것 같다'고 표현한 그는 피해자분들에 대한 보상만이 수갑의 무게가 가볍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친한 형 집에 얹혀살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피해자분들 돈을 갚기에는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해외에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 제 맘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
마닷이 해외에서 작업한 음원은 그 나라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여러 문제가 얽히면서 수익금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1년여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고기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저 뿐 만 아니라 부모님, 형들도 피해자 분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일하고 있지만 피해액이 너무 커서 당장 해결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금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제가 제일 잘하는 일, 피해자분들에게 가장 빨리 보상할 수 있는 일이 음악활동이라고 생각해서 다시 대중 앞에 섰습니다."
마닷 부모 사기사건으로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한 피해자는 4명이다. 이중 A씨와는 지난해 금원 변제를 약속하는 문서를 작성, 공증을 받았다.
"A씨를 시작으로 나머지 세 분에 대한 변제도 성실하게 진행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막대한 금액을 빠른 시일 내에 갚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나머지 피해자분들을 찾아뵙고 이해를 구할 생각입니다."
마닷은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사죄의 뜻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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