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스릴러 형식 빌린 휴먼드라마…'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4,115 7
2024.06.26 23:11
4,115 7
TiMSid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세계 멸망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을 보다 보면 재앙이 닥친 바로 그날의 광경이 궁금해지기에 마련이다.

인간이 재앙의 주체를 파악하고 생존법을 터득한 것을 이미 봤으니, 재난을 맞닥뜨린 직후 어떻게 문명이 붕괴하게 됐는지도 궁금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의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 '첫째 날'은 이 시리즈의 팬들이 흥미로워할 법한 재앙 첫날의 이야기를 그렸다.

1·2편에서 인간은 소리만으로 사냥감을 쫓는 괴생명체에 맞서 나름대로 규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반면 '첫째 날'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들 앞에서 혼란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전편들에 등장한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의 가족은 프리퀄에는 나오지 않는다. 감독 역시 블런트의 남편인 존 크래신스키에서 '피그'(2022) 등을 연출한 마이클 사노스키로 바뀌었다. 크래신스키는 사노스키와 함께 각본을 쓰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배경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고층 빌딩이 빼곡한 뉴욕 한복판으로 옮겨졌다.

주인공은 반려묘 프로도와 함께 사는 젊은 여성 샘(루피타 뇽오)이다. 그가 아픈 몸을 이끌고 오랜만에 외출했다가 괴생명체의 습격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다수의 재난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 속 사람들 역시 날벼락 같은 재난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진다.

괴물들은 순식간에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공포에 찬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필사의 도주가 이어진다.

그러나 괴생명체가 소리에만 의존하며, 물에 들어가면 힘을 잃는다는 약점은 생각보다 빨리 간파된다.

두 약점으로 인해 영화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아무리 소리 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도 유리 조각 하나만 잘못 밟았다간 괴물이 코앞에 닥치기 때문이다. 괴물을 피해 허드슨강으로 뛰어들거나 하수도 안을 헤엄치는 장면에선 가슴이 조인다.

하지만 스릴러 형식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는 휴먼 드라마 성격이 강하다. 샘이 피난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에릭(조셉 퀸)과 나누는 우정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둘은 처음 만난 사이인 데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 속에서도 결코 인간성을 잃지 않는다. 에릭은 샘을 위해 목숨을 걸고 진통제를 구해주고, 샘은 공황장애를 앓는 샘 옆을 지킨다.


생존이라는 목표를 위해 거리낌 없이 약자를 낙오시키고 배제하는 보통의 재난물과는 큰 차이다. 서로를 짓밟고 나 먼저 살고자 하는 인간의 불편한 민낯을 이 영화에선 보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미물인 고양이마저도 버려지는 법이 없다.

샘의 마지막 선택이 나오는 결말은 충격적이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재앙 한복판에서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하는 그의 모습이 묘한 감동을 준다.

다만 스펙터클하고 스릴 넘치는 재난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괴생명체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와 오히려 공포감이 반감되고, 1편처럼 강렬하게 각인되는 일촉즉발의 장면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26일 개봉. 99분. 15세 이상 관람가.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01/0014769285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템포] “밤새지 마세요, 아가씨” 댓글 이벤트 337 09.23 74,08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811,77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479,92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398,61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737,37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760,40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787,38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333,08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841,84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90,98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9896 기사/뉴스 최진혁, 과거 논란 언급하나 "母, 내가 잘못될까 방문 앞 서성거려" (미우새) 08:40 313
309895 기사/뉴스 발끈한 유승준 “또 비자 발급 거부 당했다...법원 판결 무시한 인권침해” 24 08:33 716
309894 기사/뉴스 박신혜표 눈눈이이…고자극 응징 판타지 '지옥판사' [N초점] 6 08:31 332
309893 기사/뉴스 '삼성 플래그십 최초' 선택받은 '미디어텍'…'갤럭시탭S10+·울트라’ 공개 3 08:04 869
309892 기사/뉴스 삼성, 갤럭시 AI 유료화 계획 재확인 21 07:45 2,133
309891 기사/뉴스 황인엽, 33살에도 교복 찰떡인 동안 비결 “유전+선크림 필수”(아형) 5 07:17 3,058
309890 기사/뉴스 AI 갖춘 삼성 보급형 갤럭시24FE, AI 없는 아이폰16 누른다 9 06:35 1,262
309889 기사/뉴스 [주말엔 운동] "운동 좋아하는 30대인줄"…'탄탄 슬림 몸매' 65세 할머니의 비결은? 4 03:19 5,650
309888 기사/뉴스 '세계 최장 복역' 일본 사형수, 58년 만에 살인자 낙인 지웠다 자백 조서·혈흔 묻은 옷 모두 조작 42 03:11 5,600
309887 기사/뉴스 남자가 좋아하니 아파도 참으라고? 이젠 싫어…1년에 美 여성 8만명이 받는다는 수술 16 03:06 8,672
309886 기사/뉴스 "비 와서 라운드 취소"…4시간 걸려도 직접 와서 취소하라는 골프장 1 02:43 3,423
309885 기사/뉴스 [KBO] '이럴 수가' 김택연, 13년 만에 고졸 신인 잔혹사 계보이었다…커지는 후유증 우려 12 02:40 3,304
309884 기사/뉴스 [MLB] '사이영상 출신' 피비, "현역 최고 선수는 오타니보다 저지" 6 02:36 1,654
309883 기사/뉴스 '신입 초봉 5000만원'... 유니클로, 2024 하반기 유니클로 신입사원(UMC) 공개 채용 실시 3 02:30 2,405
309882 기사/뉴스 자신이 강간한 피해자 협박하며 스토킹한 20대에 ‘집유’ 22 00:29 3,020
309881 기사/뉴스 '이런 일본인 사장도 있다!' 50호 홈런볼 오타니에 돌려주기 위해 약 14억원에 입찰..."예산 문제도 있어 더 안 올랐으면..." 11 09.28 1,624
309880 기사/뉴스 태국 북부 상황 (관광지로 유명한 치앙마이지역등이 북부) 26 09.28 7,748
309879 기사/뉴스 김우리 "옥주현이 떼인 돈 받아줬다..핑클도 도와줘"('가보자GO3') 13 09.28 2,412
309878 기사/뉴스 버린 강아지 집 찾아주자…살 파내 '인식 칩' 제거하고 2차 유기(동물은 훌륭하다) 28 09.28 3,148
309877 기사/뉴스 환자 줄기세포로 세계 최초 1형 당뇨병 치료 효과 확인 19 09.28 4,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