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격차는 점점, 현격히 벌어지고 있다.
일본 배구는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여자대표팀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선 라운드에서 8승4패를 기록하며 5위로 8강에 진출했던 일본은 8강에서 중국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격파했다. 준결승에서는 피지컬이 우월한 브라질을 3-2로 이겼다. 결승에서 세계 최강 이탈리아에 1-3으로 지긴 했지만 세계 2위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남자대표팀은 예선 라운드를 9승3패 4위로 통과했다. 라운드 막바지에는 이시카와 유키, 니시다 유시 등 에이스를 빼고 경기에 임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일본은 27일 캐나다와 8강전을 통해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한다. 지난해 VNL에서 3위에 올랐던 일본은 그 이상의 성적을 바라본다.
일본의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피지컬 면에서 유럽이나 남미, 북중미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진다. 한국과 비슷한 약점을 안고 있다는 의미다. 혼혈 선수도 있긴 하지만 여자 대표팀의 코가 사리나, 이노우에 아리사, 남자 대표팀의 이시카와, 니시다 등은 한국 선수와 신체 조건에 큰 차이가 없다.
일본 배구는 뛰어난 기본기와 조직적인 수비, 범실이 적은 배구를 표방하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신체 조건은 뒤지지만 다른 요소를 통해 약점을 만회했다.
세계 무대를 호령하는 일본의 행보를 보는 한국 배구계의 시선은 부러움 반 씁쓸함 반이다. 한국 배구는 세계 무대에도 나서지 못하는 약체로 전락했다. 여자 대표팀은 VNL에 나서고 있지만 올시즌 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남자는 아예 VNL에 나서지도 못한다. 최근 아시아배구연맹(AVC)에서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일본의 경우 VNL은 기본이고 올해 파리하계올림픽 진출권도 손에 넣었다. 남녀 동반 메달에 도전한다.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형국이다.
한 배구인은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일본 배구는 점점 세계의 중심으로 향해 간다. 우리는 후퇴하니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따라잡기 어려운 팀이 되고 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일본을 모델로 삼아 지금이라도 반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낸다. 신체 조건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본이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내는 만큼 한국도 약점을 채우면 언젠가는 일본처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지도자는 “지금 당장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미래를 봐야 하지 않나. 일본이 저렇게 하는 걸 보고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자극을 받아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 일본 선수들이 피지컬로 배구를 하는 게 아니다. 우리도 충분히 채우면 비슷하게 따라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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