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박경수는 박경수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은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이른바 ‘권력 3부작’으로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박경수 작가가 7년 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분)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 분) 사이의 대결을 그린다.
최근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는 전체 12개의 에피소드 중 2회까지 공개됐다. 극히 초반 분량만 공개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사건들로 시간을 꽉 채웠다.
'돌풍'은 대통령 시해를 계획하고 행동에 옮기는 국무총리 박동호의 모습으로 출발한다. 시작부터 그야말로 충격적인 전개다. 정치적 동반자였던 대통령의 비리를 알게 되고 하야를 제안했다 음모에 빠지게 된 박동호는 대통령 시해를 결심하게 된다.
문제는 대통령이 숨을 거두지 않은 채 위독한 상태로 의식불명에 빠진 것. 이야기는 여기서 보다 본격화 된다.
대통령의 부재 속에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박동호는 이 권력으로 대통령과 정수진, 대진그룹 부회장 강상운(김영민 분)의 비리와 유착관계를 뿌리뽑으려 움직인다. 그러나 상대도 만만치 않다. 대진그룹과 결탁한 정수진은 이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각자의 신념, 이득을 위해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박동호와 정수진의 수싸움은 '돌풍'의 백미이다. 이 과정에서 누가 누구와 손을 잡는지, 누가 누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치열한 공방이 펼쳐져 몰입도를 높인다.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뒤통수를 치기도 하며 서로 쉬지 않고 서로의 목줄을 움켜잡으며 고지전을 펼친다.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 박동호가 대통령을 시해하려 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빨리 아군과 적군에게 알려지고 이는 다음 전략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키가 된다. 가장 마지막까지 지켜져야만 할 것 같았던 비밀이 손쉽게 알려지는 것은 또다른 반전과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돌풍'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특히 '돌풍'은 2회 말미 악마를 잡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내놓는 박동호, 동시에 눈을 뜨는 대통령의 모습이 교차된다. 여느 드라마라면 클라이막스가 될 것 같은 이야기가 드라마 초반 회차의 엔딩을 장식하는 셈이다.
"시청자들이 무엇을 기대하던 배반하고 새로운 기대를 하게 만들고 다시 그 기대를 배반하게 만드는 스토리를 기대해달라"는 박경수 작가의 말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중심인물인 박동호조차 옳은 일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선과 악을 완벽하게 구분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각 인물들은 각자의 신념, 이해관계 속에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움직인다. 설경구, 김희애, 김미숙, 김영민 등 배우들의 열연은 박경수 작가의 이야기,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와 만나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박경수 작가는 "신념이 정의라는 외피를 쓰게 되면 통제불가능한 괴물이 된다"며 박동호의 위험한 신념과 정수진의 타락한 신념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들이 각자의 신념을 위해 어떤 선택들을 할지, 쉴 새 없는 이들의 전쟁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한편 '돌풍'은 오는 28일 전 세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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