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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들은 수만 건의 트래픽을 어떻게 유발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정씨는 ‘매크로 프로그램’의 존재를 언급했다. 매크로 프로그램만 돌리면 포털사이트 계정에 로그인한 후 특정 검색어를 입력한 뒤 로그아웃하고 다른 계정으로 이를 반복하는 게 가능하다. 정씨는 “트래픽에 활용할 계정을 확보하는 게 선제 조건이다. 예전에는 모텔이나 PC방 등지에서 누가 로그인한 흔적이 있는 컴퓨터를 해킹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수작업은 하지 않는다. 텔레그램 등으로 계정을 구하는 게 아주 쉬워졌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조선족의 계정이 가장 많다. “해외에서 이주해 오면 휴대폰 명의부터 만든다. 그때 필요한 게 유심칩이다. 유심칩 1개당 네이버 계정 3개를 만들 수 있다” 2010년대 다문화정책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시점부터 조선족들이 다수 들어왔고, 그때 네이버 계정이 엄청나게 풀렸다고 한다.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모두가 이렇게 보유한 계정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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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업자는 자신이 잘 아는 전문 분야는 음악계라고 털어놨다. 지난 2020년 SBS 시사 고발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음악계의 불법 바이럴 마케팅의 단면이 폭로됐지만 그 뒤로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작업’할 수 있는 대상으로는 신인은 안 되며 최소한 앨범 1~2개는 내놓은 기성 아티스트여야만 한다고 했다. 또한 음악의 주제는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얘기여야 하며, 최소한의 작품성은 지녀야 한다. 그는 “불법 마케팅으로 논란이 된 아티스트들은 자신이 절대 불법 마케팅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항변하는데, 그건 당연하다. 기획사가 그들에게는 말하지 않고 자신들이 알아서 일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앨범이 성공하면 아티스트들은 자기 실력 덕분인 줄 알겠지만 실상 그들의 역할은 광대에 불과하다”고 웃었다.
그는 또 “정부가 아무리 단속을 늘리더라도 매크로 프로그램이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단속에 걸릴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형 음원사이트에서 아티스트의 음악을 상위권으로 올려놓으려면 계정 8000~1만2000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음악을 구매해 플레이할 수 있는 상품권도 필요하다. 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계정 로그인과 동시에 특정 아티스트의 음악을 구매해 플레이하는 것까지 자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작업을 하는 애들은 자신들의 얼굴과 매크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장면 모두를 촬영해서 기록으로 남긴다. 한 명이 걸리면 다 죽자는 것이다. 그래서 보안이 철저하다. 단가는 10억~20억원 사이다. 결코 비싼 값이 아니다. 불법으로 아티스트를 띄우기만 하면 기획사 대표는 홍대에 건물을 한 채 산다.”
이제 트래픽 업자들은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 영상 조회 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데다가, 영상을 통한 광고·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보유한 트래픽으로 특정 채널의 조회 수를 자동으로 올리는 뷰봇(ViewBot)은 업계를 오염시키는 교란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업자는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에서 심혈을 기울여 매크로 프로그램을 막는 보안 체제를 만든다 해도 우리는 그걸 뚫어낸다. 우리가 받는 단가가 액수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실력이 좋으면 얼마든지 벌 수 있는 시대다. 최소한 기업에서 월급 받는 직원보다 더 뛰어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39686
세줄요약
1. 주로 조선족 명의로 휴대폰 개통해 아이디 생성
2. 이렇게 만든 아이디로 매크로 돌려 조회수 조작
3. 서로 입막음 위해 작업과정을 영상으로 찍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