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김태훈
새로운 꿈을 그리며 시작한 루셈블이라는 이름의 항해는 순탄치 않으나 확신으로 결속되어 뻗어나간다. 지난 셀프 타이틀 앨범 < Loossemble >로 미약하나 섬세한 여정의 시작을 알렸으니 남은 것은 끝없는 전진뿐이다. 두 번째 EP < One Of A Kind >는 유일무이한 존재로 나아가려는 그들의 이상을 담아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한다.
품고 있는 큰 뜻과는 별개로 메인이 되는 업템포 트랙 'Girls' night'은 중심축으로 삼기에는 불안정한 형태다. 이질감이 없으면서도 독특한 포인트를 잡았던 전작의 'Sensitive'나 황홀한 무드로 킬링트랙 역할을 한 'Strawberry soda'를 생각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아름다운 의미를 지닌 가사는 다양한 구성의 사운드와 조화롭게 섞이지 못해 산만하다. 그 때문에 확실한 한 방을 가질 수 있었던 훅의 매력도 줄어든다.
오히려 이번 작품의 매력은 정제된 스타일의 트랙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Moonlight'은 달빛의 심상과 희망의 감정을 융합한 가사와 청량하고 몽환적인 스타일이 시너지를 이뤄 벅찬 감성을 멋지게 연출한다. 폭죽 소리와 함께 후렴으로 진입하면서 선명해지는 비트는 과하지 않고 보컬 또한 흔들리지 않아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가장 잘 잡힌 킬링 트랙이다.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서정성을 강조한 'Truman show'는 특출나지 않으나 섬세하다. 강약 조절이 확실한 비트와 피아노 사운드는 지루함을 덜면서도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만든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Starlight'는 역경 속 연대의 이야기를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 깊은 울림을 준다. 가사는 대개 투박하고 직접적인 표현들로 빚어졌으나 크게 꾸미려 하지 않은 그 모습에서 진솔함을 발견할 수 있다. 사운드는 과잉된 포인트 없이 유려하게 흐르며 감정선을 받쳐주는 데에 충실하다.
< One Of A Kind >는 모든 멤버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루셈블의 이야기에 입체감과 깊이를 더한다. 높은 파고와 강풍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거칠고 어려운 항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더욱 끈끈해진 결속력을 음악으로 나타낸 점은 이번 앨범의 강점이자 핵심 아이덴티티다. 밝게 빛나는 하늘의 별과 달을 동경하며 눈부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언젠가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로 거듭난다. 서로가 서로의 별이 되어준다면 더욱 아름답게 반짝일 것이다.
-수록곡-
1. Intro (A butterfly's signal)
2. Girls' night
3. Moonlight ✅
4. Boomerang
5. He said I said
6. Truman show ✅
7. Starlight ✅
8. Girls' night - instrumentalhttps://youtu.be/3nRCzUxGtLI?si=qdS1AZLdq54q402M
https://youtu.be/0OXk23C5zwg?si=p_mVTx_NCGiStH-x
https://youtu.be/fnwmtf0eQZ8?si=evCESTiZ6KA-sMg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