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아침 먹으러 오라" 말에…경찰과 밥친구 된 노숙인의 보답
46,598 212
2024.06.22 13:44
46,598 212
ogJlVO


20일 오전 8시 서울 서초경찰서 구내식당에 검은색 야구모자를 쓴 한 남성이 들어섰다. 아침 식사를 하는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는 익숙한 듯 식판을 집어 밥과 반찬을 담은 뒤 자리를 잡았다. 경찰서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에서 2년째 노숙 생활을 하는 박경수(가명·55)씨다.

그의 맞은편엔 27년차 경찰인 서초서 강력계 형사 김용만(54) 경위가 앉았다. 김 경위는 셀프 코너에서 직접 만든 계란부침을 박씨의 짜장밥 위에 얹어줬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인기 그룹가수인 ‘배따라기’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경찰과 피의자로 처음 만났다. 김 경위는 분실 신고된 신용카드 사용 사건을 수사하다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5000원, 1만원 등 소액을 음식을 사는 데 썼다. 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 경위는 “이런 짓 하지 말고 경찰서로 아침밥을 먹으러 오라”고 했다.

이튿날 아침 8시 박씨가 경찰서로 찾아오면서 두 사람은 아침밥 친구가 됐다. 1인당 5000원인 식사 비용은 김 경위가 낸다. 김 경위는 박씨가 경찰서까지 버스를 타고 오거나 쉬는 날 끼니를 챙길 수 있도록 종종 교통카드에 돈을 충전해준다. 낯선 인물과 매일 아침밥을 먹는 김 경위를 수상하게 여기던 동료들 사이에선 이내 선행이 입소문을 탔다.


PatDdZ

박씨도 김 경위 호의에 화답했다. 그는 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흘린 신용카드나 지갑 등을 주워 경찰서에 갖다 줬다. 박씨가 4개월 동안 주워 온 신용카드는 90장에 이른다. 박씨는 이날 아침에도 카드를 주운 일시와 장소 등이 적힌 메모와 함께 카드 한 장을 김 경위에게 건넸다. 터미널 일대 노숙인들의 건강 상태 등 근황을 알려주기도 한다.

박씨는 “김 반장님은 죽으려던 저를 다시 살린 사람”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던 시절 김 경위를 만나 다시 한번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됐다는 것이다. 점유이탈물횡령 등 혐의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박씨는 최근 다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요즘엔 다시 사회에서 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숙인 자립센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르바이트라도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더 힘든 일을 하는 경찰이 많은데 이런 일로 주목받게 돼 민망하다”며 “이제는 박씨가 친구 같다. 매일 아침 환하게 웃으면서 경찰서에 들어서는 박씨 생각에 지각도 못 한다”고 말했다.


https://naver.me/xcnM8Ssp


목록 스크랩 (7)
댓글 2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뛰드] 이거 완전 멀티비키 잖아?! ‘플레이 멀티 아이즈’ 체험 이벤트 644 09.27 24,01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799,07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464,48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384,67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723,00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757,61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780,61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330,70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834,09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89,48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11641 이슈 NCT 정우 시온 유우시 셀카 19:56 122
2511640 이슈 스타벅스에서 다급하게 번호 받아간 남자한테 카톡왔는데 1 19:55 502
2511639 이슈 정해인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3 19:53 478
2511638 이슈 박유천 리즈시절.JPG 22 19:52 769
2511637 이슈 실시간 엄태구 팬미팅(저녁 타임)에서 춤추는 엄태구.twt 26 19:48 1,580
2511636 이슈 나가사와 마사미 이번달에 뜬 돌체앤가바나 화보 (총 15장) 7 19:46 1,354
2511635 유머 씹덕 광기의 역사 1 19:46 762
2511634 이슈 대장암 말기 환자가 죽기 전 신부님에게 남긴 말...jpg 38 19:44 4,345
2511633 이슈 오늘자 포세이돈의 딸이 된 여자아이돌 2 19:43 1,035
2511632 이슈 휴가가서 수영하는 라이즈 앤톤 분위기 18 19:43 972
2511631 이슈 있지(ITZY) 예지 인스타 업뎃 3 19:41 1,038
2511630 이슈 [KBO] 애타게 찾던 외국인팬 수배에 성공한것 같은 롯데자이언츠 11 19:39 2,129
2511629 이슈 친구랑 영양가 없는 드립 주고 받다가 하나 얻어 걸렸을 때 2 19:39 1,033
2511628 정보 4세대 아이돌 히트곡 6대장으로 꼽히는 노래들... 43 19:37 1,455
2511627 이슈 하수구 앞에서 줍줍한 과일박쥐 20 19:36 1,711
2511626 기사/뉴스 '100평·70억 펜트하우스' 손예진♥현빈, 아들방 공개 9 19:34 4,346
2511625 유머 새내기 여동생에게 가방 사준 후기 31 19:34 2,993
2511624 유머 결국 미국까지 진출해버린 K-문화.gif 8 19:34 3,778
2511623 이슈 지금 봐도 멋있는 바다가 부르는 ‘소녀시대’ LIVE 1 19:32 333
2511622 이슈 (유우머) 대전 재난상황발생함.twt 25 19:32 2,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