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5년 전 이야기입니다. 조금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도 이런 회사들이 종종 보이긴 합니다.
해당 분야 1등인 모 F&B기업의 회장이 해외 진출을 위한 경영 전략실을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회장은 경력이 이미 많이 찬 사람들보다는 능력 있는 젊은 피들을 뽑아 회사에서 최고위급 리더로 성장시킬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5년 ~ 7년 차 정도의 경영전략과 재무 경험이 있은 대기업 출신 대리급 또는 과장 초년차를 뽑으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지시를 받은 HR 임원은 한숨을 푹푹 쉽니다.
왜 그럴까요?
회장이 뽑고 싶은 직원의 필수 요건은 아래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1. 미국 아이비리그 20대 대학 졸업자
2. 영어 및 제2외국어 원어민 수준
3. 미국 10조 원 매출 이상 대기업 또는 한국 5대 대기업 또는 글로벌컨설팅펌 출신
그리고 가장 난해한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4. 최대 연봉 5,500만 원 (성과급 연 500만 원 이내)
HR임원은 이 4번의 조건을 보고는 한숨을 푹푹 쉽니다...
그는 서치펌 대표에게 하소연을 하더군요.
"아이고, 이걸 어떻게 뽑아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대표님...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라는 게 회장님 모토인데,, 저 이 조건 맞는 사람 못 찾으면 회사에서 잘릴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치펌 대표는
"어떻게 하긴요.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겁니다. 연봉 8천을 줘도 힘들 것 같은데.. 연봉 5천엔 죽었다 깨어나도 못 뽑습니다.."
HR임원은 회장님을 같이 뵙고 이야기하자고 합니다. 서치펌 대표가 회장님의 말도 안 되는 지시를 좀 어떻게 설득해 보라는 이야기인거죠.
대기업은 그나마 합리적인데,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대표들이 종종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들을 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그분들의 기업 성장 과정을 보면은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이런 기업들은 능력 있는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던져 놓고 시장임금보다도 훨씬 적은 임금으로 성장해 왔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죠.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장 방식이 "성공 공식"으로 착각합니다.
저는 이런 회장님들이나 대표이사들에게 대놓고 이야기합니다.
"싼 가격에 좋은 건 없습니다."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후략)
출처 :
헤드헌팅 전문회사 대표가 쓴 글.
진짜 황당하고 어이없는 이야기인데, 직장인들 월급이 왜이렇게 터무니없이 작은지 이해가 되었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