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장에게
어짜피 편지 쓸 생각이었는데 금요일 날 일이 생기고 바로 편지하려 하니 마치 그 일 때문에 편지 쓰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네. 그렇게 면회오지 말라고 편지 주었는데 그냥 무시되는 경우가 또 일어나는 것, 용납되지 않아. 내가 오라고 할 때까진 오지 말아주면 좋겠어.
아이들과 편지 통해 대화하고 나서 너와 편지로라도 대화할 생각이었어. 여기서 일반 면회를 하면 모두 구치소 내에 알려지고 심각한 얘기는 할 수도 없는 면회이니 와서 서로 입장 난처한 일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원래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룰 게 있어.
지난 편지에도 밝혔듯이 몇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해 주고 싶네.
먼저 내가 이렇게 너와 정리하지 않고 알리지도 않은 채 이렇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이미 일은 일어난거야. 되돌리거나 없었던 것으로 할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
내가 정리할게. 아이는 나와 김희영 사이에서 태어난 것 맞아. 내가 김희영 이혼하라 했고 아이도 낳게 했어. 그러나 내가 돈을 주거나 김희영이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어. 그리고 그 부모도 아이를 갖기 전까지는 날 전혀 알지 못했고 지금도 가끔 만난 것 이외에는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내가 계획한 것이고 시킨 것이다. 물론 김희영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선택한 것은 맞다. 더 궁금하면 더 얘기해 줄테니 근거없는 추측이나 과장, 심지어 허위 사실을 만들거나 말하고 다니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경위가 어찌 되었든 아이는 내 딸이다. 네가 혹은 누구라도 아이에 대해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네 감정 나도 이해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용납되지 않는다. 예수님을 믿는다면 거짓 증언하지는 말아주길 바래.
이미 했다면 회복시켜주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세상 쉬운 것은 없잖아
- 보다보다......어처구니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