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 폭염’이 30년 만에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극한 폭염’의 전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일 본지가 기상청에 의뢰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관측 지점 295곳의 최고기온을 분석한 결과, 총 77곳(26%)에서 역대 최고기온 1~3위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1위는 36곳, 2위는 17곳, 3위는 24곳이었다. 전국 4곳 중 1곳에서 올 6월이 역대 세 손가락에 꼽힐 만큼 더웠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여름은 초여름인 6월부터 기온이 서서히 오르다가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 장마를 겪으며 더위가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인다. 본격적으로 한여름 더위가 나타나는 것은 7월 중순부터다. 그런데 올여름은 폭염 특보가 작년보다 일주일 일찍 발령되는 등 초여름부터 전례 없이 가파른 기온 상승 폭을 보였다. 7월 한여름 더위가 6월부터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올 6월 폭염 양상은 1994년 7월과 비슷하다. 1994년은 한여름인 7월 전국 평균 폭염 일수가 역대 가장 많은 ‘17.7일’로 한 달 중 절반 이상이 폭염이었던 해다. 1994년은 7월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도 8.5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당시 강한 햇볕과 뜨거운 남풍(南風)에 의해 열기가 계속 쌓이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올 6월은 남부에 첫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10일부터 이동성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고, 대만발 뜨거운 서풍과 남해상의 뜨거운 남풍이 차례로 불어오며 기온을 높였다.
특히 온난화 여파로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것이 이른 한여름 더위를 몰고 온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동해·서해는 평년보다 1~3도, 남해는 0.5~1도가량 해수면 온도가 높은 상황이다. 바다가 뜨거워지면 이 일대를 지나 한반도로 들어오는 바람의 온도도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