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안 할 것 같던 천우희·정재형 모았다…'용두용미'로 극찬받은 드라마 [인터뷰]
3,644 21
2024.06.19 08:27
3,644 21
BtMqNw
“배우들한테 만날 자연스럽게 하라고 말하는데, 해보니까 잘 안 되네요.”

'스카이캐슬'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의 드라마를 20년간 카메라 뒤에서 만들어 온 조현탁(52) PD. 인터뷰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서자 땀을 뻘뻘 흘리며 이같이 말했다. 포즈를 취할 때마다 그는 왼손을 감췄다. 왼손 중지에 지지대를 감고 있었는데, 지난달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하 ‘히어로는’)의 막바지 작업 중 손가락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서다. 수술 여부를 논의하다 그의 직업을 알게 된 의사가 마침 이 드라마 팬이었다. “진료받으러 갈 때마다 의사가 90도로 인사를 하고는 다음 화는 어떻게 되냐고 계속 묻더라고요. 치료 얘기는 안 하고요. 하하하.”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드라마


최근 종영한 ‘히어로는’의 시청자 반응도 이 의사와 비슷했다. “이렇게 다음 화가 예상 안 되는 드라마는 처음”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불면증, 우울증 등 ‘현대인의 질병’에 걸려 초능력을 못 쓰게 된 가족을 다룬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이지만, ‘히어로’ 장르 문법을 따르지 않았고 신데렐라·불치병·불륜 등 K드라마의 흔한 클리셰도 없었다. 평론가들은 “독창적인 스타일과 철학이 살아있는 드라마"라고 평했고, 시청자들은 “클리셰 없는 드라마”라며 환영했다. 아무도 예측 못 한 결말로 ‘용두용미’(‘용두사미’를 변형한 말로, ‘처음과 끝이 모두 장대하다’는 뜻)라는 수식어도 추가됐다. 지난주엔 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올랐고,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3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도 뜨거웠다. 

극본은 ‘연애 말고 결혼' '내성적인 보스' 등을 집필한 주화미 작가의 작품. 조 PD는 2년 전 처음 스토리를 접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코로나19에 걸려 많이 아플 때였어요. 시놉시스를 읽고 누웠는데 이야기를 계속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재밌겠다 싶었죠.”


pWPAAe

"정재형 음악감독의 열정... 깊이 존경하게 됐어요"



극본·연출·연기·음악 네 박자를 고루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았지만, 처음에는 "이 조합은 안 될 것"이란 비관적 시각이 많았다. 조 PD는 일할 때 늘 작곡가·가수 정재형의 피아노 소품집을 틀어놓는 오랜 팬. 그가 정재형을 음악감독 후보로 점찍었을 때 주위에선 고개를 저었다. 드라마 음악은 작업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혹시나 싶어 대본을 줬는데 정재형은 “K드라마와 다르다”며 수락했다. '히어로는'으로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정재형은 지난 1년간 “입시 치르듯” 몰두하며 50곡 넘게 작곡했다. 주인공 도다해(천우희)가 처음 팥빙수를 맛봤을 때의 황홀함을 표현한 피아노 선율, 가수 이소라가 가사를 붙인 노래 ‘다시 봄’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정 감독은 곡이 괜찮다고 해도 끊임없이 수정해요. 미련해 보일 정도로요. 일하는 걸 보며 깊이 존경하게 됐어요.”


gzSFQN

캐스팅도 반전이었다. 천우희는 거절 의사를 전하려던 미팅 자리에서 조 PD의 긴 설득에 마음을 바꿨다. 장기용은 아직 서른 한 살인 데다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 역할을 택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수락했다. 이들의 연기에 해 질 녘 방 안의 공기까지 전하는 조 PD의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 따뜻하고 다정한 세계가 완성됐다. 조 PD는 “현실은 판타지처럼 그리고 판타지는 현실처럼 다뤄서 시청자들이 이 세계를 믿고 몰입할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이 화재 참사 생존자이며 노란색이 상징적으로 쓰인 점 등이 세월호 참사를 떠오르게 한다는 일부 해석에 대해서는 “그걸 염두에 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내 연출 스타일 신뢰하지 않는다"


조 PD가 연출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자기 색깔 지우기’다. “제 스타일을 신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작품마다 맞는 옷이 있기 때문에 그 작품 안에 온전히 녹아들어가 작품이 빛을 발하게 하려고 해요. 사람은 취향의 노예라서 아무리 애를 써도 제 취향이 들어가긴 하지만요.” ‘스카이캐슬’은 장르물로 접근했고 ‘히어로는’은 남자 주인공의 ‘바보 같은 직진’에 초점을 맞춰 연출했다. 2005년 MBC 프로덕션 PD 시절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단막극으로 데뷔한 그는 프리랜서 PD로 활동하며 10편이 넘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조 PD가 눈을 가장 반짝인 건 시청자 얘기를 할 때였다. “(현장에선) 시청자 반응에 관심 없는 척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몰래 들어가서 다 챙겨 봐요. 작품의 의미나 디테일한 연출을 꼼꼼히 파악해주는 시청자들 의견을 볼 때마다 너무 좋고 감사해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의 이름 ‘현탁’은 TV에서 당분간 계속 불릴 예정이다. tvN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졸업’을 연출한 안판석 PD가 막역한 사이인 그의 이름을 극 중에서 상대적으로 악인인 학원장 이름 ‘김현탁’에 사용했다. “다음 작품 계획은 아직 없고 쉬면서 여행을 다니려고요. 다음 작품의 악인 이름은 정해놨어요. ‘판석’이요. 하하하.”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07518?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2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214 06.21 84,18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539,81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75,46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81,335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037,26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18,06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823,29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2 20.05.17 3,511,84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74,16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31,38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0098 기사/뉴스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진입 5 12:07 291
300097 기사/뉴스 엄태구 "어두운 역할 多, 무해한 '놀아여' 도전이었다"[화보] 7 11:58 472
300096 기사/뉴스 [단독] 배우 겸 인플루언서 유혜원, 농구선수 허웅과 열애中…"존중해주고 예의바르고" 이상형 가까웠나 418 11:57 24,271
300095 기사/뉴스 키스오브라이프, ‘상큼 발랄+청량’ 신곡 ‘Sticky’ MV 티저 오픈 11:56 155
300094 기사/뉴스 VVUP표 '하이틴 악동' 무드…7월 3일 신곡 'Ain't Nobody' 11:53 89
300093 기사/뉴스 '화인가 스캔들' 김하늘X정지훈X정겨운X기은세, 오늘(27일) '시즌비시즌' 1 11:52 385
300092 기사/뉴스 ‘컴백’ FT아일랜드, 오늘(27일) 선공개곡 ‘BURN IT’ 발매 11:50 133
300091 기사/뉴스 카라, 'I DO I DO' 발매…완전체 콘서트 예고 7 11:48 870
300090 기사/뉴스 김재중, 오프라인 신곡 첫 무대는 '위문열차'…이 또한 의미있는 행보 4 11:31 671
300089 기사/뉴스 '국내파로 가닥'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작업 가속화 17 11:24 822
300088 기사/뉴스 “흥민이 많이 팼다” 아동학대 혐의 피소 손웅정 과거 발언 보니… 13 11:23 1,758
300087 기사/뉴스 박서준, 7년 만에 팬미팅 개최...예매 일정은? 3 11:17 710
300086 기사/뉴스 후쿠시 소타 일본인 첫 한국의 대기업 드라마 제작사 『Trii Studio』와 직계약 18 11:15 1,518
300085 기사/뉴스 아이슬란드서 곰탕을?...'서진이네2' 대박 기운 풍기는 관전 포인트 12 11:14 980
300084 기사/뉴스 '前여친 고소' 허웅, 다음주 방송 어쩌나…'돌싱포맨' 측 "논의 중" [공식입장] 15 11:08 1,744
300083 기사/뉴스 아이브, 신곡 'SUMMER FESTA' MV 티저 공개..'역대급 청량 팡팡' 2 11:02 995
300082 기사/뉴스 [단독]'23명 사망' 아리셀 초호화 변호인단 꾸린다…김앤장 선임 45 10:57 5,722
300081 기사/뉴스 누구도 밟지 못했다…에스파, 적수없는 1위 18 10:42 2,352
300080 기사/뉴스 [단독] 고교생 천재 양민혁,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이적 눈앞 “K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경신 유력” 40 10:28 2,940
300079 기사/뉴스 지금 도쿄는 온세상이 뉴진스! 팝업 인산인해·신문 특별판..도쿄돔 일찌감치 '매진' 37 10:2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