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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KBO] “비디오판독 번복 근거 없지만··· 너무 명백한 오심이었다” 13분간 얼어붙은 잠실 구장, 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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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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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두산이 6-2로 앞서던 7회초 NC의 공격, 무사 1루 상황에서 김형준이 상대 투수 홍건희의 2구째를 받아쳐 바운드 큰 2루 땅볼을 만들었다. 공을 잡은 두산 2루수 강승호는 1루 주자 김휘집을 태그 아웃 처리하려다 여의치 않자, 타자 주자부터 잡을 생각으로 1루에 먼저 공을 뿌렸지만 세이프 판정이 났다. 두산 1루수 양석환은 1루 주자라도 잡기 위해 곧장 2루 송구를 했다. 두산 유격수 박준영이 태그를 시도했고, 김휘집이 몸을 피하며 2루 베이스를 짚었다.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두산 측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원심 유지가 됐다.

이상할 것 없어 보였지만, 사실은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타자 주자가 이미 1루를 밟았기 때문에, 2루에서는 태그 아웃이 아니라 포스 아웃을 따져야 했다. 2루심이 순간적으로 1루 상황을 놓쳤고, 거기에 공수 양쪽의 슬라이딩과 태그 플레이가 겹치면서 착각을 했다. 심판진은 두산이 신청한 비디오판독 역시 태그 아웃 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 내용으로 판독센터에 판독을 요청했다.

원심 유지라는 판독 결과가 나오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포스 아웃을 따지려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는데, 엉뚱하게 태그 아웃을 판독 대상으로 삼았다는 항의였다. 두산 측은 “이 감독은 처음부터 포스 아웃이라는 상황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태그 아웃이 아니라 포스 아웃이라는 이 감독의 항의는 틀리지 않았다. 박준영은 2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고, 김휘집의 슬라이딩보다 공이 더 빨랐다. 명백한 포스 아웃이었다. 심판진이 태그 아웃으로 상황을 착각했고, 판독센터에 판독 요청을 할 때까지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면서 사달이 난 셈이다.

이 감독의 항의에다 구장 전광판을 통해 리플레이 영상까지 보고 나서야 심판진도 상황을 인지했다. 4심이 모여 한참을 논의했다. 결론은 판정 번복. 원심은 물론, 비디오판독 결과까지 뒤집으며 아웃 선언을 했다.

이번에는 강인권 NC 감독이 뛰쳐나왔다. 강 감독 또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비디오판독까지 나온 결과를 무슨 근거로 뒤집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 강 감독의 항의 또한 정당했다. 비디오판독 결과는 일종의 불가침 영역이다. 판독 결과에 불복하고 감독이 항의를 하면 자동 퇴장을 당한다. 이승엽 감독도, 강인권 감독도 이미 이번시즌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를 했다가 퇴장 당한 경험이 있다. 그런 비디오판독 결과를 이번에는 심판진이 뒤집어 버렸으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굳이 정리하자면, 이 감독은 아웃·세이프라는 실체적인 문제를 따졌고, 강 감독은 비디오판독까지 거쳤다는 절차적 문제를 따진 셈이다. 양쪽 감독 모두 불만을 가질 이유가 있었고, 판정이 어떻게 나든 한쪽은 억울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무사 1·2루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은 1사 1루로 정리됐다. NC는 더 추격할 힘을 잃었고, 결국 그 스코어 그대로 패했다.

오석환 심판위원장은 통화에서 “비디오판독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오 위원장은 “현장에서 태그·포스 아웃 상황을 착각했고, 너무 명확한 오심이라는 걸 인지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알고서도 판정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1루 주자 아웃으로 심판은 상황을 정리했지만, 경기가 바로 속개되지는 못했다.

NC 측으로선 상황을 바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대기타석의 김주원이 타석으로 한동안 향하지 않았다. 강 감독의 ‘무언의 항의’였다. 김병주 주심이 NC 더그아웃으로 다가와 타자 입장을 재촉하고 나서야 김주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2루심의 세이프 판정과 비디오판독, 이 감독의 항의와 판정 번복, 그리고 강 감독의 항의에 김주원의 타석 입장까지 13분 동안 잠실 구장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144/0000969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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