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청이 불과 5년 전 이기대 인근에 건립하려던 5층 카페에 대해 엄격한 경관 심의를 진행해 제동을 걸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건설사 아이에스동서(주)가 최고 31층짜리 고층 아파트 단지 건립을 추진(부산일보 6월 7일 자 1면 등 보도)하고 있는 바로 그 자리다.
남구청은 당시 5층 건물에 대해 후면 경관, 즉 이기대를 가리지 않도록 높이를 조절하고 용호부두 재개발 상황도 고려하라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반면 남구청은 현재 건설사가 추진하는 최고 31층 아파트 건립에는 경관 훼손 여부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인다.
당시 남구청은 해당 카페 건물 건축에 대해 ‘재심의’로 결론 냈다. 용호부두 마스터플랜 마무리 후 다시 심의하겠다는 취지였다. 5층 건물이었지만 이기대란 특수한 공간과 용호부두 재개발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 것이다.
그때 남구청이 작성한 심의 결과서에도 고민의 흔적이 담겼다. 경관위에 참석한 한 위원은 “용호부두 일원 종합계획 마스터플랜이 수립되지 않아 이와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검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건축의 형태를 후면 경관을 가리지 않도록 높이 조절 및 매스를 조정해 열린 공간을 통해 개방성을 가지는 형태로 재구성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덧붙었다.
과거와 달리 아이에스동서 고층 아파트 계획은 별도 경관 심의를 받지 않았다. 남구청은 “‘부산시 남구 경관 조례’에 따르면, 건축위원회(건축위) 심의 대상 건축물은 경관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 통합심의 안건이 건축, 교통, 개발행위에 대한 것이어서 이 심의로 갈음한다는 것이다. 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시에 문의한 결과 경관위를 열지 않아도 괜찮다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작 심의에서는 이기대 경관 논의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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