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한국 망했다”던 미국 교수 “노동·교육·돌봄 모두 초저출생 원인” [뉴스+]
4,127 37
2024.05.25 20:31
4,127 37
“한국 노인의 67%가 가족에 의존한다는 통계를 봤습니다. 딸, 며느리들이 노인을 돌본다고요. 이런 상황에서 여성은 결혼으로 더 많은 책임을 안고 싶지 않겠죠.”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초저출생 배경으로 근로 문화뿐 아니라 돌봄과 교육이 모두 엮어있다고 봤다. 윌리엄스 교수는 여성과 노동 분야로 11권의 저서와 100편 이상의 학술 논물을 발간한 세계적 석학이다. 지난해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와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Wow, Korea is so screwed)“라 말하며 머리를 부여잡아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4일 일·가정 양립과 유연 근무정책을 연구해온 윌리엄스 교수와 세미나를 열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비혼·비출산, 물질적 행복의 조건 됐다”
 
윌리엄스 교수는 2021년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센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인용하며 한국인이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었다. 해당 조사에서 17개국 중 14개국이 삶의 의미 1순위로 ‘가족’을 꼽았다. 14개국에 들지 않은 한국은 1순위로 ‘물질적 풍요’를 꼽았다. ‘가족 ‘은 ‘건강’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는 나머지 국가와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육아나 자녀 돌봄 지원 규모에서 상위권이지만 그에 대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첫째로 한국의 노동 문화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노동 시간은 전설적”이라며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이야기”라고 했다. OECD 기준 2022년 기준 임금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회원국 평균 연 1719시간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평균은 1874시간으로 평균보다 155시간, 한 달 기준으로는 13시간 더 많다.
 

그는 교육과 돌봄 정책도 초저출생의 주요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사교육이 과열된 점을 근거로 “좋은 과외 선생님을 구하고, 학원에 태워다주고, 이런 일을 모두 다 엄마들이 하고 있고 홀벌이로는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는 보고서에서 합계 출산율 하락의 26.0%가 ‘사교육비 증가’ 때문이라고 했다. 사교육비가 1만원 오르면 출산율이 0.012명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돌봄 정책도 마찬가지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의 노인 돌봄이 가족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성은 더 많은 책임을 안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결혼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가사 참여도는 일본과 튀르키예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여성 대비 남성의 육아·가사노동시간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결혼, 가장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리스크”
 
윌리엄스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인이 1순위로 꼽은 ‘물질적 풍요’에 이르는 길은 ‘비혼’, ‘비출산’이라고 했다. 
 
그의 진단에 국내 전문가들도 공감을 표했다.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영향평가센터장은 결혼과 출산이 여성이 큰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들이 ‘경력에 대한 투자’와 ‘자녀에 대한 투자’를 힘들게 병행할 동인을 못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부모로서의 삶에 대한 가치가 낮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출산율이 근본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저출생이 국정 과제로 부상하고, 일·가정 양립 정책이 화두가 됐지만 들인 노력에 비해 실효성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육아휴직 정책의 경우 기업의 노동 관행은 그대로인데 유자녀 여성들을 대상으로 “잠깐 육아를 한 뒤 돌아오게 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기업의 노동 관행을 그대로인 상태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정부가 최근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설립하겠다고 한 점도 언급하며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고민하며 인구 위기를 준비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년간 시행된 정책들이 왜 실패했는지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936026?sid=104

목록 스크랩 (0)
댓글 3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146 06.21 28,31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46,88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220,17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97,90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2,923,76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899,1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790,00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2 20.05.17 3,475,74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56,65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497,37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0477 이슈 [KBO] 한화 vs 기아 더블헤더 2차전 라인업 18:02 83
2440476 이슈 브아걸 가인 손타킹 시절.gif 4 17:57 1,060
2440475 기사/뉴스 성폭행 후 싹싹 비는 남성..알고 보니 유명 배우 19 17:54 4,771
2440474 이슈 하성운 팬미팅에 놀러왔다는 황민현 박우진 목격담! 13 17:52 1,377
2440473 기사/뉴스 송혜교 수지, 역대급 비주얼 조합…13살 나이차 뛰어넘는 우정 5 17:50 607
2440472 유머 펄럭 깡패 영화는 음향효과가 너무 커서 짜증나지않냐 존나 귀터질것같아 32 17:49 1,806
2440471 기사/뉴스 [공식]뉴진스, 日 데뷔하자마자…'슈퍼내추럴' 오리콘 1위 직행 15 17:48 655
2440470 기사/뉴스 ‘본인확인 서비스’로 1000억 용돈버는 통신사 (2017년 기사) 5 17:47 1,558
2440469 이슈 갑자기 청각장애인이 되기 전 전조증상 22 17:47 3,784
2440468 이슈 팔자 잘만난 돈 많은 덕후 그자체였다는 북한 김정은 친형 19 17:47 2,703
2440467 이슈 [KBO] 김태연의 결승 홈런으로 짜릿한 승리 가져가는 한화 이글스.gif 11 17:46 953
2440466 이슈 팬들한테 반응 좋은 뉴진스 공식 응원봉 사용 안내영상 8 17:44 1,742
2440465 이슈 [KBO] 이번주 2번의 오심을 이겨내고 승리한 팀 18 17:43 2,248
2440464 정보 일본 유명 각본가 노기 아키코 : 이 포스트, 지웠습니다. 해외 분들에게, 의도가 전해지지 않지요. 반성. 많은 일본인이, 오키나와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에 대한 포스트. 한국의 여러분,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해요. 44 17:42 2,854
2440463 이슈 트와이스 나연 X 사촌동생 댄스 챌린지 8 17:40 1,709
2440462 이슈 증명사진 때문에 법원에 불려간 배우 이주빈.jpg 13 17:40 4,144
2440461 기사/뉴스 '손호영 4출루 경기' 롯데, 키움에 10-2 대승…위닝 시리즈 달성 2 17:38 498
2440460 이슈 2002년 6월 22일 어디에 누구랑 있었음? 104 17:37 3,919
2440459 유머 일본인이 먹어본 한국 짬뽕 15 17:37 3,877
2440458 이슈 [KBO] 오늘 레전드 정병이였던 한화-기아 경기 46 17:36 3,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