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사직 KIA전에서 타격하는 롯데 이학주.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이학주(34)가 팀을 꼴찌에서 구해냈다.
롯데는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10-6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지난 21일부터 열린 3연전을 모조리 쓸어담았고 거의 한 달 만에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이학주의 홈런 두 방이 컸다. 이학주는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팀이 4-2로 앞선 4회 KIA 두번째 투수 윤중현의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간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5m의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학주의 올시즌 첫 홈런이다.
이날 롯데 타선은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모두 살아났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이학주의 활약이다.
이학주는 여의치 않은 과정 속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유격수 자원이 필요했던 롯데가 영입 후보 1순위로 떠오르던 상황이었고 트레이드를 통해 이학주를 데려왔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 팀을 옮겼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학주는 이적 첫 해 개막을 준비하다가 손가락 부상을 입었고 그 해 91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삼성에서 2020~2021시즌 두 시즌 동안 평균 65경기를 뛰었던 이학주가 롯데로 와서는 조금 더 출전 경기 수가 늘어났지만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이학주는 지난해 104경기에서 타율 0.209를 기록했다. 주전으로 출전하는 날 대신 경기 후반 나가는 일이 잦아졌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화려한 수비 플레이는 종종 보여줬으나 실책도 적지 않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롯데의 고민도 커졌고 이학주 역시 야구 인생을 이어가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올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하면서 준비한 결과가 나오는 듯 했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16경기 타율 0.366을 기록했다. 롯데 내야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기에 이학주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학주는 초반 활약이 무색하게 하락세를 탔고 지난 4월22일에는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학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2군에서 8경기 타율 0.542 2홈런 9타점 등을 기록하며 거의 2군 무대를 평정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다시 1군으로 돌아왔다. 복귀 후에도 안타를 치는 날이 많지 않아 그간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다 이날 KIA전에서 타격감이 폭발하며 희망을 키웠다.
이날은 이학주의 홈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지만 스스로는 수비의 중요성에 대해서 계속 강조했다. 이학주는 “요즘 방망이가 좀 안 맞는다는 부분이 있다보니 수비를 좀 더 집중 해서 많이 (연습)했다. 스트레스를 거기다 풀어야 될 것 같아서 그러다보니 타석 나가서는 스트레스가 좀 덜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4회 첫 홈런을 치던 순간을 떠올린 이학주는 “홈런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뛰었는데 그게 넘어가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두번째는 확실히 홈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감독, 코치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라며 “특히 타격 파트의 임훈 코치님하고 1대1 레슨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레그킥보다는 바로 공에 간결하게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조언했다. 이학주는 “한 번에 되진 않았지만 계속 노력하고 배팅할 때 열심히 집중 했던게 오늘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계속 이 방향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맹활약했지만 이날 수비에서 섬세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부분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이학주는 “3루수하고 콜 플레이하면서 (김)민성이형한테 죄송한 마음도 있고, 투구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선수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했다.
앞으로는 ‘섬세함’을 기반으로 한 수비를 선보이고 싶다. 이학주는 “작은 것들을 좀 섬세하게 해서 투수들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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