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반도를 장화라고 생각하면, 발 끝 부분에 위치한 섬이다.
시칠리아 하면 무엇보다도 단연 파스타(pasta)이다. 시칠리아의 대표 도시인 팔레르모(Palermo)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즐기는 스파게티(spaghetti)와 같은 건조 파스타 생산의 최초 기록이 있는 역사적인 곳이다. 더구나 오랜 식민지 생활로 인해 생활이 빈곤한 서민층을 중심으로 재료와 조리법이 간단한 시칠리아풍의 파스타가 발달할 수 있게 되었다.
가지와 토마토, 리꼬타 치즈를 넣어 만드는 펜네 파스타(penne alla norma), 이탈리아 멸치젓갈인 시칠리아산 엔쵸비와 빵가루를 넣어 맛을 내는 스파게티(spaghetti alle acciughe)는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지만 그 맛은 절대 가볍지 않다.
시칠리아인들은 한 해 평균 44kg의 파스타를 먹어 이탈리아인 평균의 1.5배, 미국인 평균의 9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파스타 사랑을 보여준다.
아란치니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주먹밥 튀김이라 할 수 있는 음식으로 개당 2~2.5유로 정도로 저렴하다. 한두개 먹어도 매우 배부르고 세계인 누구에게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다.
속은 다양한데, 라구 소스와 모차렐라 치즈를 넣은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서쪽 지방에서는 공 모양에 더 가깝고, 카타니아를 비롯한 동쪽 지방에서는 좀 더 고깔 모양으로 만드는데, 카타니아의 아란치니가 알아준다. 특히 카타니아의 <사비아>가 유명하다.
까눌리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
튜브 모양으로 된 튀긴 빵에 크림이나 리코타 치즈를 넣어서 만든다. 사이즈는 보통 손가락 크기에서 훨씬 큰 경우도 있으며 카니발 축제 때 제공되어 풍작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쓰였다. 이후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디저트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원래의 것과 조금 다르게 변형되어 먹는데 이는 1900년대 초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건너갔기 때문이다. 우유로 만든 커스터드 크림을 간단히 넣어 먹기도 한다.
이탈리아계 미국인들 중에 상당수가 시칠리아 지방 사람들의 후손이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에서 가난하고 낙후된 지방이라 많은 사람들이 부유한 나라인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탓이다. 대표적으로 마틴 스콜세지의 증조부가 시칠리아 이민자고 대부의 출연배우들 중 상당수가 시칠리아 사람들이다.
그 덕분에 미국에 시칠리아식 이탈리아 요리가 많이 퍼져서 유명해졌고 서양권에서는 시칠리아를 "신의 부엌"이라고 부를 정도로 맛의 본고장으로 쳐주는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