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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선재 업고 튀어’ 배우 김혜윤 “묵묵히 걸었다.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지큐 코리아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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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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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어쩜 그렇게 잘 울어요?
HY 아! 어! 제가 맡았던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서 제일 많이 우는 것 같아요. 감정도, 로맨스도 깊어서 눈물이 좀 많은 것 같은데, 감독님이 섬세하게 디렉팅 해주시기도 하고, 대체로 선재랑 있을 때 많이 울어서 그때마다 선재 오빠(변우석)도 앞에서 많이 도움을 줘요. 스스로는 잘 운다 이런 건 잘 모르겠지만, 주변분들 덕분에 그렇게 울었던 것 같아요.
GQ 실없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진심으로 <선재 업고 튀어>에 빠져든 순간을 단언할 수 있어요. 첫 화 시작한 지 5분쯤 됐을까, 병상에 누워 있던 솔이가 “날이 너무 좋아서 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며 울 때. “살아줘서 고맙다”는 선재 말에 또 울 때. 같이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HY 진짜요? 흐흡.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몇몇 분이 계셨는데···.
GQ 그렇죠?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주책 아니죠?
HY 절대 아니에요. 브라운관을 넘어 감정을 전달하는 게 배우의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통했다는 말처럼 들려서 엄청나게 감사하죠. 그리고 그 장면은 대본을 읽을 때부터 임팩트가 있어야겠다, 그래야 뒤이은 선재와의 일들이 더 대비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많이 하기도 했어요. 그 장면에서 솔이가 정말 많이 무너지고 망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기하면서도 머리카락이 막 이렇게 내려오고 하는데 그냥 안 치우고 얼굴이 다 드러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대로 촬영했거든요. 무엇보다 엄마에 대한 고마움이랄까, 당시 곁의 복순 선배님(정영주)한테서 느껴지는 에너지도 굉장해서 저는 숟가락을 얹은 것밖에 없습니다.

 

 

 

GQ 이번 인터뷰가 공개될 때면 <선재 업고 튀어>가 막을 내릴 즈음일 거예요.
HY 시원섭섭해요. 솔이랑 선재가 제게 마치 파도처럼 계속 계속 밀려드는데 이게 점점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진짜 안 믿겨요. 오랜 기간 임솔이 저와 굉장히 가깝게 붙어 있던 친구이기도 했고, 10대, 20대, 30대 솔이를 지나오면서 임솔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었거든요. 싱숭생숭해요.

GQ 오늘은 임솔의 일기장을 만들고 있는 김혜윤의 일기장도 펼쳐보고 싶어요.
HY 오, 좋아요.
GQ 10대 김혜윤을 형용사 세 가지로 묘사해본다면요?
HY 밝고, 웃음이 많고, 지금 안 좋은 단어가 자꾸 생각나는데(웃음), 시끄럽다. 제가 말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리고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반장을 많이 했어요. 임원 수련회 장기자랑에 나가고 싶어서. 원래 수련회를 1년에 두 번 간다면 임원이 되면 따로 한 번 더 가거든요. 그 추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꼬박꼬박 반장 선거에 나가서 회장이든 부회장이든, 그 위치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장기자랑 무대에 한 번이라도 더 서는 게 중요했어요.
GQ 장기가 뭐였길래요? 앞에 나가서 뭘 그리 보여주고 싶었어요?
HY 춤을 너무 추고 싶은데, 그러니까 제가 “방송댄스반이었다” 이 얘기를 많이 했지만 실은 축제 때 아무도 저를 무대에 올려주지 않았어요.(웃음) 댄스반 인원이 많으니까 선생님이 한번 점검해서 잘하는 친구 몇 명만 뽑아 축제 무대를 했거든요. 그런데 수련회 장기자랑은 먼저 신청하는 사람이 하는 거라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그 당시 자주 한 무대가 주얼리의 ‘베이비 원모어 타임’, 원더걸스의 ‘노바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식스센스’, 슈퍼주니어의 ‘미스터 심플’도 많이 했고요. 그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완벽주의적 성격이 그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몸이 안 따라주는 거죠. 머릿속으로는 아이돌처럼 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너무 흥분해서 혼자 넘어질 뻔한다든지 주체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나름 양심은 있어서 센터는 노리지 않고 앞자리 한 3명 안으로는 들어갈 수 있도록 했죠.
GQ 정말 밝고 웃음이 많고 시끄러운 아이였네요.
HY 흐하하하. 맞아요. 그래서 항상 집에 오면 (양 턱을 만지며) 여기가 아팠어요.

GQ 10년 지기 친구가 글을 남긴 적 있죠. <어쩌다 발견한 하루>(2019)로 혜윤 씨가 MBC 연기대상 신인상, 우수상을 거머쥐었을 때. “누구나 한 번쯤 다녀올 법한 해외여행도 한번 안 가고 늘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리며 스스로를 발전시키던 너”라고. 고독하고 매몰돼 있던 걸까 싶기도 했어요.
HY 뭐랄까, 배우라는 꿈을 가진 중3 때부터는 ‘오디션이 잡히면 그때 여행을 취소하면 돼’ 이렇게 저지르는 성격은 못 됐고, 대범하지 못했어요. 제가 한 가지에 꽂히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가는 게 있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독하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해야 할까요? 여행 며칠 갔다 온다고 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게 아닌데 ‘여행을 가면 오디션을 못 봐’,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GQ 그래서 여기 와 있다고도 생각해요. 뚜벅뚜벅 걸어서. 아, ‘뚜벅뚜벅’이 맞으려나요? 겨우겨우였으려나? 룰루랄라?
HY 뚜벅뚜벅 걸어왔다는 말이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드는데, 음···, 묵묵히 걸었다? 대학교 4학년 때 교수님께서 모두에게 졸업하면 뭐 할 거냐, 이 직업을 계속할 거냐는 질문을 던지셨는데 저는 그 질문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한 번도 이 직업이 아닌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요. 다만 이게 토익처럼 점수가 나오는 영역은 아니잖아요.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내 스스로도 이게 충분한지 아닌지 확신도 없고 하루하루 너무 깜깜하고 막막했어요. 그래서 저는 하루살이처럼 살았어요.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너무 막연하니까, 그냥 짧게 오늘 하루는 영화 한 편 보고 소감 쓰고 운동 1시간, 이렇게 하루의 목표를 정하면 이게 일주일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됐을 때 나에게 남겠다 싶었어요. 하루하루 버텼던 것 같아요. 버텼다? 묵묵히 걸었다. 그게 맞는 것 같아요.

GQ 혹시 김혜윤도 눈물을 잘 흘리나요?
HY 제가 사실 대문자 ‘T’여서 눈물이 별로 없어요. 이거 이상하게 보일까 싶지만, 예를 들면 제 생일날 촬영이었어요. 촬영 끝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갔는데 테이블에 선물과 함께 엄마가 조그마한 메모지에 “생일 너무 축하해.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손 편지를 써주신 거예요. 눈물이 났어요. 한 30초 울었나? 바로 딱 닦고 ‘이제 씻고 자야지’. 흐하하하. 살짝 그런 성격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건 있더라고요. 눈물이 날 것 같으면 빨리 터뜨려버려야지 안 그러면 여기가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눈물이 좀 날 것 같으면 그냥 한번 잉 울고, 대신 그 우는 시간이 굉장히 짧아요. 길게 가져간다고 해결될 건 없다. 무슨 일이 닥쳤을 때 운다고만 해결되는 건 없어요.

‘선재 업고 튀어’ 배우 김혜윤 “묵묵히 걸었다. 그게 맞는 것 같아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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